‘소리시선’(視線) 코너는 말 그대로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입장과 지향점을 녹여낸 칼럼란입니다. 논설위원들이 집필하는 ‘사설(社說)’ 성격의 칼럼으로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독자들을 찾아 갑니다. 주요 현안에 따라 수요일 외에도 비정기 게재될 수 있습니다. / 편집자 글제주섬에서 바다는 땅 못지않게 중요한 공간이다. 제주특별자치도가 관리하는 바다는 제주도 면적의 55배 정도나 되고, 우리 영해의 25퍼센트를 차지한다. 제주바다는 해양생물의 삶터이자 어부와 해녀의 일터이고, 관광객과 여행객의 쉼터이며, 기후위기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제주도내 모 고등학교에서 경악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여성에 대한 불법적인 촬영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단순히 여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여성 교사들까지 무차별적으로 촬영한 사건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피해자는 수십 명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학교는 여교사를 가해 학생 집으로 보내는 등 2차 피해에 대해 무심한 대응을 자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1,2학년 여학생들은 남은 학창 시절을 그 공간 그대로, 그 트라우마를 가지고 지내야 하는 등 거의 방치되어있다.올 12월 첫날에 제주인권포럼에서 제주
붉은 겨우살이의 생존제주 토종 붉은 겨우살이의 삶은 참으로 치열하다. 시쳇말로 생존에 진심이다. 식물 생존의 필수조건인 광합성의 능력이 부족하여 숙주를 찾아 기생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운명을 타고 났다. 땅에 떨어지면 죽는다. 아니 멸절한다. 그러니 악착같이 숙주가 될 나무에 기대야 한다. 붉은 꽃이 둥지 모양으로 펼쳐진 것은 새의 도움을 받아 번식하기 위함이고, 단단한 참나무에 구멍을 뚫는 여린 뿌리의 견고함은 참나무의 수액을 얻어 살기 위함이다. 참나무인들 어찌 넉넉함으로 다른 것의 기생을 허여하겠는가? 몸뚱이를 부풀리며 저항한
새활용이라는 용어 자체가 낯선 사람들이 많이 있다. “‘재활용’ 아닌가요?”라는 질문을 심심치 않게 받는다. 일반적으로 생산물을 한번 사용하고 난 뒤 재처리 과정을 거쳐 본래의 용도 또는 다른 용도로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재활용과 새활용은 의미 자체가 다르다.예를 들어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많이 배출하는 폐기물인 페트병을 가지고 가정에서 화분이나 연필꽂이 등으로 사용하는 것은 재활용에 해당되지만, 페트병을 분쇄 가공하여 원사로 만들어 옷이나 가방을 제작하는 것은 새활용의 개념이다. 즉 폐자원에 아이디어나 디자인 등을 더하여
fidelity [fidélǝti, fai-] n. 충실, 충성충(忠), 건 흔글리지 아녀는 중심(충(忠), 그것은 흔들리지 않는 중심)fidelity에서의 fi(d)는 “믿다(=to trust)”라는 뜻이다. 이 fi(d)라는 어근에서 나온 낱말로는 confide “(비밀 따위를) 털어놓다”, confident “확신하는”, diffident “자신이 없는” 등이 있으며, “약혼자”를 뜻하는 fiancé 역시 여기서 나온 말이다. 이렇듯 영어에서는 ‘충(忠)’을 이루는 핵심을 “믿음”이라 보지만, 한자어(Chinese charac
우리 몸의 눈과 뇌는 가장 밀접한 신체 기관입니다. 눈의 건강이 바로 뇌 건강으로 직결됩니다. 눈은 뇌의 중요한 정보원이자 균형추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의학칼럼 눈·눈·눈]은 그동안 잘 몰랐던 눈 건강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좋은 눈, 밝은 눈, 맑은 눈을 갖게 할 것입니다. / 편집자 글겨울에는 눈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산에서 눈썰매를 타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그럴 것이고, 1100고지에서 편안하게 설경을 감상하고 싶어하는 사람, 조금 더 의욕이 넘친
변화와 혁신을 넘어 전환이 필요한 시대이다. 어제와 같은 방식으로는 더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없다. 다른 내일을 위해서는 다른 생각, 다른 전략, 다른 시스템, 다른 실행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혁신을 실천하고 있는 김종현 대표와 함께 제주의 ‘다른 내일’을 독자와 함께 모색해 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격주로 만나볼 수 있다. / 편집자 주평생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애착지난 칼럼에서 ‘애착 유형’이란 부모와의 반복적인 상호작용 속에서 형성된 자기와 타인에 대한 인식 태도라고 설명한 바 있다. 안전형 애착은 자기, 타인, 세상을 있는 그
제주도와 제주도교육청의 2024년 예산안 심사가 한창이다. 오늘은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예산안을 의결하는 7차 회의가 열리고, 내일 본회의에서 ‘2024년도 제주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과 ‘2024년도 제주도교육비특별회계 세입·세출예산안’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올해 도의회 예산안 심사에 관심이 집중된 이유는 상임위에서 삭감된 예산안의 감액 규모와 내용 때문일 것이다. 원론적으로는 아무리 힘들어도 아이들을 위한 교육예산은 줄이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면 도의회와 교육청 사이에 문제가 되는 예산은 어떤 부분일까? 먼저
winding [wáindiŋ] ɑ. 구불구불한꼬불꼬불헌 질도 혼듸 잇어사(구불구불한 길도 함께 있어야)winding의 어근인 wind는 “구불거리다/감기다(=to move by turning and twisting)”를 뜻한다. ‘The road winds along the river(그 길은 강을 따라 구불구불하게 나 있었다)’에서의 꼬불꼬불하게 이어지는 모습이나, ‘The morning glory winds around a bamboo pole(나팔꽃이 대나무 장대에 감겨 있다)’에서의 꼬불꼬불하게 감긴 모습을 뜻한다. 또한
1950년 미국의 상원의원인 조지프 매카시는 공화당 여성당원대회에서 “미국에서 활동하는 205명의 공산주의자들의 명단을 가지고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 또 매카시는 “국무부에 57명의 공산당원이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유명한 매카시 광풍은 이렇게 시작됐다. 매카시 일당이 자신들의 정적이나 맘에 안드는 인물을 지목하면 반미국활동조사위원회가 청문회에 소환한다. 이를 언론이 대서특필해서 그 인물을 사회적, 정치적으로 매장시켰다. 매카시 광풍이 불던 4년동안 수백 명이 수감되었으며 1만에서 1만2000명이 직업을 잃었다. 매카시
현재 제주특별자치도는 다른 지자체와 다른 행정체제를 가지고 있다. 인터넷 검색으로 ‘행정시’를 찾아보았다. 이렇게 나온다. ‘자치기능이 없는 시(市)’. 그리고 모든 법률과 조례, 규칙이 있다는 국가법령정보 사이트에서 ‘행정시’로 검색해 보았다. ‘검색결과 없음’ 어느 법조문에도 행정시는 없고, 자치 기능도 없다. 그렇다면 ‘행정시’에 사는 ‘행정시민’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2006년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기초자치단체가 사라짐과 동시에 법인격이 없는 제주시와 서귀포시 2개의 시로 개편이 되고 도정에 권한이 집중된‘제왕적 도지
‘2023년 찾아가는 국립극장’ 사업의 일환으로 국립 국악 관현악단이 12월 1일(금) 오후 7시30분 제주문예회관을 찾아온다.이번 공연은 국립 국악관·현악단의 대표 레퍼토리와 영화음악, 피리·해금 협연, 가수 강허달림과의 협연 등 국악의 격과 멋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준비하고 있다. 한국 전통음악의 새로운 어법을 두드린다는 의미를 지닌 김백찬 작곡의 ‘Knock 노크’로 시작한다. 비비언 리, 클라크 게이블 주연의 1939년작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OST를 국악 관현악으로 편곡해 선보인다. 또한,
가을이 깊었다. 아침저녁으로 코끝을 스치는 차가운 바람이 가슴속으로 파고든다. 젊었을 때는 가을을 무척이나 사랑했다. 허름한 바바리코트를 걸치고 밤새도록 거리를 쏘다녔다. 은행잎이 수북이 쌓인 서울의 가을은 더욱 아름다웠다. 늦가을 밤 선배나 친구들과 같이 돌아다니며 폭음했던 광화문의 선술집이 그립다. 같이했던 그들이 무척이나 보고 싶은 가을밤이다. 아, 그때는 가을이 왜 그렇게 좋았던가. 나이가 들어서 맞는 가을은 그때와는 전혀 다른 기분이다. 애잔함이랄까, 애상이 안개처럼 나의 가슴을 파고든다. 살처럼 흐른 세월에 그리움과 씁쓸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이 시기에 난방 기구에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화재 발생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화재로부터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지키려면 화재 대피 시 필요한 소방시설 및 비상구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모두 소방시설 및 비상구가 중요하다는 걸 알아도 주의 깊게 살펴본 사람은 얼마 안 될 것이다.화재 발생 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패닉 상태에 빠지며, 평상시보다 더 많은 혼란을 겪게 되는데, 자칫 잘못 시 엄청난 재난이 발생한다.이에 따라 현재 각 시·도별로 소방시설 불법행위 및 비상구 폐쇄를 신고하면 포상을 주는 제도를 운용
평온하던 삶에 갑자기 비극적인 사건이 닥쳤을 때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더구나 그런 비극이 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몸담은 공동체 그리고 내가 거주하는 지구 행성 전체의 문제라면? 분명 코로나 팬데믹은 그런 종류의 비극적 사건이었다. 매일매일 발표되는 확진자와 사망자 숫자를 통해 불분명하지만 강렬하게 감각되는 비극. 처음 비극이 닥쳤을 때 우리는 모두 어리둥절하고 불안과 공포에 떨었지만 동시에 그것을 이해하고 이겨내기 위해 여러모로 애를 썼다. 그렇게 4년 가까운 시간을 보낸 지금 팬데믹의 기억은 어느덧 희미해져 간다.
작년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 개막식 모습. 올해 COP28은 11월 30일-12월 12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최된다.사실 기후변화와 식량안보, 수자원과 생물다양성 같은 문제들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그럼에도 현재의 제도들과 문제를 다루는 ‘틀’은 분리되고 전문화됐다. 그동안 개최됐던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회의에서 식량문제가 제대로 다뤄지지 못한 것도 그 사례의 하나다. 유엔 차원의 책임과 조직이 분담되어 있어 유엔식량농업기구(UNFAO)는 자
우리 몸의 눈과 뇌는 가장 밀접한 신체 기관입니다. 눈의 건강이 바로 뇌 건강으로 직결됩니다. 눈은 뇌의 중요한 정보원이자 균형추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의학칼럼 눈·눈·눈]은 그동안 잘 몰랐던 눈 건강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좋은 눈, 밝은 눈, 맑은 눈을 갖게 할 것입니다. / 편집자 글"제 안압은 지금 정상이에요?"진료하다 보면 녹내장 환자들에게서 흔히 듣는 질문이다. 매일 듣는 질문이고, 간단하게 대답할 수 있는 부분일 것 같지만 사실 저 질문에 대한 답이 상당히 곤란할 때가
numb [nʌm] ɑ. 마비된툭허믄 ‘참사’, 툭허믄 ‘탄핵’(툭하면 ‘참사’, 툭하면 ‘탄핵’)numb의 인도유럽어족 어근(root)은 nem으로, “이미 사로잡혀 있는(=taken, seized)”을 뜻한다. ‘더 이상 움직이거나 느낄 수 없다는 무감각함이나 무기력함(=deprived of motion or feeling, powerless to feel or act)’을 이르는 말이다. 보통은 ‘toes numb with cold(추위로 곱은 발가락)’에서처럼 형용사로 쓰이지만, ‘My lips were numbed with
변화와 혁신을 넘어 전환이 필요한 시대이다. 어제와 같은 방식으로는 더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없다. 다른 내일을 위해서는 다른 생각, 다른 전략, 다른 시스템, 다른 실행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혁신을 실천하고 있는 김종현 대표와 함께 제주의 ‘다른 내일’을 독자와 함께 모색해 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격주로 만나볼 수 있다. / 편집자 주지난 칼럼들에서 자율적 주체들의 상호 작용으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는 복잡적응계 개념을 소개하였다. 복잡적응계를 활성화해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창조적 주체가 필요하다.
갈수록 흉흉하다. 서민 주거안정과 거리가 점점 멀어지는 제주 부동산시장 사정을 두고 하는 말이다. 집값은 꾸준히 내리고 미분양도 쌓여간다. 매수심리가 혹한처럼 얼어붙었지만, 제주지역 민간아파트 분양가 상승세만큼은 여전히 천정부지다. 한 번쯤 들어봤을 ‘오늘이 가장 싸다’는 말. 부동산시장의 호객 용어지만, 제주에선 이 말이 진실에 가깝다. 소위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아파트 전용면적 85㎡ 규모의 아파트 분양가 ‘10억 원’ 돌파 시점이 이미 가시권에 들었다는 세평 역시 불편하지만 ‘팩트’다. 미분양이 쌓여가는 시장 현실에도 불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