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내 기억에 남아 있는 동문시장은 제주시에서 가장 늦게까지 불이 켜져 있고, 제일 먼저 잠이 깨는 곳이었다. 시골에서 곡식이나 채소, 과일을 실은 마차들이 새벽에 당도하여 짐을 풀었고 부두에서는 펄떡펄떡 뛰는 싱싱한 생선들이 구덕에 담겨 들어 왔다. 장작장수, 숯장수, 채소장수 등은 도착하는 대로 열을 지어 앉았다. 그 사이를 돌며 아침 찬거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