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 레코드] (7) 졸업영화제 / 이랑(2012) 이상은 이상은 이상은 같은 가수가 나오지 않을 줄 알았다. 웬 유상무상상 같은 소리냐고 하겠지만 너랑나랑 김밥집에서 김밥 두 줄 포장하다가 노랑 단무지 빠진 소리만은 아니다. 고랑과 이랑의 구별이 아직도 헷갈리는 나는 이랑이 남궁옥분 목소리로 이랑의 리듬을 표현하는 것을 안다. 이랑은 영상원 출신의 영화감독이다. 청년 실업이 심각한 시대에 영화감독으로 취직한 사
[눈사람 레코드] (6) 인생은 금물 / 언니네 이발관 (2008) ▲ 가장 보통의 존재 / 언니네 이발관(2008)춤추는 이석원. 이석원은 춤을 춘다. 리듬에 맞춰 발을 동동거리는 수준이지만 춤은 춤이다. 슬픈 노래를 부르면서도 춤을 출 사람이다. 춤은 기쁠 때만 추라는 법은 없다. 슬픈 때 추는 춤이라고 해서 느리게 추지 않는다. 슬픈 땐 도리어 흥겹게 노래 부르며 춘다. 가만히 노랫말을 들여다보면 극에 달한 것들이 많
[눈사람 레코드] (5) 오늘은 / 최성원(1988)▲ 제주도의 푸른 밤 / 최성원 (1988)장정일 소설가는 삼중당 문고를 모두 읽고 소설가가 된 모양이다. 나는 ‘동아기획’에서 나온 음반을 모두 듣고 시인이 되었다. 늘어지도록 들었던 테이프들은 거의 동아기획에서 만들었다. 들국화, 한영애, 빛과소금, 봄여름가을겨울, 어떤날, 장필순, 김현철, 푸른하늘 등. 컴필레이션 음반 ‘우리 노래 전시회’ 시리즈는 보물상자 같
[눈사람 레코드] (4) 무표정한 발걸음 / Achime▲ Hunch / Achime (2010).밴드 . 이름만 들으면 처럼 달콤하고 산뜻한 음악을 할 것 같지만 반전이 있다. 처음엔 이름이 걸렸다. ‘아침’이라는 이름은 이미 ‘숙녀예찬’이라는 노래를 히트 시킨 듀오의 이름이다. 이미 있는데 같은 이름으로 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 게다가 ‘아침’이라는 이름도 밝고 단순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앨범 표지가 범상치 않았다.
[눈사람 레코드] (3) 공항 가는 길 / 마이 앤트 메리 (2004) - 아무리 섬이라도 그렇지 이건 너무했다. 도시 한복판에 공항을 만들어 놓다니. 비행기들이 수시로 드나든다. 그 비행기를 바라보면 제주도에 머물고 있는 게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는 것만 같다. 이호나 외도에서는 비행기의 배를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비행기가 머리 위를 지나가면 자동차 밑에 숨어있는 고양이가 된 기분이다. 세계지도를 펼쳐보면 제
[눈사람 레코드] (2) 서로 다른 / 서울전자음악단 (2009)
[눈사람 레코드] (1) 위험한 세계 / 윤영배 (2014) 가수 윤영배의 노래 ‘위험한 세계’를 듣다가 든 생각이다. 저음이 고음보다 울림이 더 클 수 있다는 것. 윤영배는 낮은 목소리로 노래한다. 굳이 크게 부를 필요 없다는 표정으로 심드렁하게 부른다. 대충 부르는 것 같지만 울림이 있다는 것은 진정성이 있기 때문이다. 빅 애스크 기후 변화법 제정 콘서트에서 사회자가 윤영배에게 어디에 사느냐고 물으니 윤영배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