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마다 돌아오는 북세통 책 소개가 반갑지만, 원고를 쓰는 과정은 괴롭다. 책 내용을 제대로 파악했는지 글을 어떻게 구성할지, 원고를 제출할 때가 되면 좌불안석이다. 게다가 윤리나 실천적인 내용을 담고 있을 경우에는 ‘자격지심’에 쓰는 게 주저주저된다. ‘니코마코스 윤리학’이 꼭 그런 책이었다. 어떻게 쓸까 고민하다가, 책의 흐름에 따라 전개하자고 생각됐다. ‘행복, 미덕, 중용, 정의, 우정’은 책의 흐름에 따른 연결고리에 해당한다. 번역본이 여러 권 있다. 그 중에서 철저하게 독파한 책은 없지만 최근에 읽은 책으로 하는 게 좋
sleep [sliːp] v. 잠자다좀자는 것도 오고셍이 삶이라잠자는 것도 고스란히 삶이다sleep의 인도유럽어족 어근(root) sleg-는 ‘느슨한 상태(be slack, be languid)’를 뜻한다. ‘눈이 감긴 채 의식 활동(activity of automatic consciousness)이 쉬는 상태’를 뜻하는 잠은 그 종류도 다양하다. slumber는 ‘선잠/편안한 잠’을 뜻하며, drowse나 doze 등은 ‘(잘 의도는 없어도) 피곤 따위로 꾸벅꾸벅 졸다’를 뜻하고, nap은 ‘(바쁜 중에) 잠깐 눈을 붙여 낮잠을
우리 몸의 눈과 뇌는 가장 밀접한 신체 기관입니다. 눈의 건강이 바로 뇌 건강으로 직결됩니다. 눈은 뇌의 중요한 정보원이자 균형추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의학칼럼 눈·눈·눈]은 그동안 잘 몰랐던 눈 건강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좋은 눈, 밝은 눈, 맑은 눈을 갖게 할 것입니다. / 편집자 글 우리 눈을 필름 사진기에 비유했을 때 필름에 해당하는 망막은, 우리 신체에서 CT나 MRI 등 특수 검사를 하지 않고 혈관 상태를 그대로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망막혈관은 우리 신체에서 일부에
어느덧 가을바람이 시원하게 분다. 바람은 누구의 것일까? 바람, 태양, 지하수, 가스 등을 공유자원이라 한다. 미국 알래스카의 (前)주지사 해먼드는 「공동체 구성원은 공유자원에 대해 1株의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 알래스카는 공유자원을 공동체의 것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도 공유자원 개발이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관련 사항을 제주특별법에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두 지역의 공유자원에 대한 인식은 유사하면서도 상반된다.알래스카와 제주지역은 공유자원이 공동의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는 듯하다. 그 이유는 석유, 지하수 등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 제주에서는 상고(商高) 이름을 가진 유일한 고등학교이다. 요즘 제주여상의 일반계 고교 전환이 제주지역의 주요 교육 이슈로 떠올랐다. 상업계고교 간판을 내리고 일반고(일반계고교)로 전환하는 게 어떠냐 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필자는 ‘특성화고인 제주여상을 일반계 고교로 바꾸자’라는 입장이다. 그 이유를 몇 가지로 요약해 보고자 한다. 우선, 제주여상 졸업생 진학률이 80%에 이르는 반면, 취업률은 매우 미미하다. 상고 졸업생은 사무직 등으로 취업하는 게 기본인데 일자리가 없다. 기업체 등에서
“무엇보다 교사를 어렵게 하는 것은 정서행동위기학생에 대한 학부모의 왜곡된 인식이나 요구, 교육 당국의 지원 부재다.” 교육 계간지 ‘민들레’ 9~10월호에 실린 한희정 선생님의 말이다. 여기서 정서행동위기학생이 문제가 아니라 문제는 학부모와 교육 당국에 있다는 진단에 주목하자! 정서행동위기학생이란 ADHD, 분노조절장애, 학습장애, 경계선 지능, 발달장애 징후 등의 문제로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보이는 학생을 말한다. 제주지역의 상황이 궁금해서 한 초등교사에게 한 학급에 이런 학생들이 몇 명 정도 있는지 물어봤더니 평균적으로 한 반에
청인淸人과 기인旗人가끔 잊는다. 고대 중국은 국가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국가란 말은 원래 제후가 다스리는 영지인 국國과 경대부가 먹고 사는 식읍食邑인 가家가 합친 말이다. 국가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네이션(nation)이나 컨추리(country), 스테이트(state)도 사실 민족이나 지역의 의미가 강하다. 다만 국가를 영토와 주권을 보유한 사회조직이라고 정의한다면, 서양의 경우 그리스 도시국가가 이미 국가 형태를 지녔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대 중국에서 주권은 국가의 주인이 아니라 천하의 주인, 즉
올해 제주특별자치도는 제3차 인권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지난 8월 이후 인권기본계획 초안을 제시하고 도내 시민인권단체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 있다. 필자도 인권기본계획 초안을 검토하였는데, 세부적인 내용들은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조정되리라 기대한다. 그런데 안전권 확보를 위한 과제 중에 CCTV 설치를 제시하고 있었다. CCTV가 과연 인권정책일까? 왜 CCTV 설치가 인권정책의 과제로 등장할까? 필자의 생각으로 CCTV는 인권정책이 될 수 없다.일단 CCTV는 사회에 대한 감시 도구이다. 사회의 안전
wanderlust [wάndǝrlʌ̀st] n. 방랑벽(癖)이레저레 돌아뎅기는 살(煞)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살(煞)wanderlust는 wander “방랑하다(=to wind)”와 lust “욕망/갈망(=desire)”의 합성어(compound word)로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싶은 욕망(=desire for wandering)”을 뜻한다. 물질적 안정(material stability), 정서적 안정(emotional stability), 사회적 안정(social stability)을 바라는 게 일반적인 안정욕구라면, wander
추석 연휴에 임시공휴일이 지정되면서 총 6일간의 연휴가 지났다. 연휴 기간 중 제주에 많은 관광객도 방문하면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경우 오히려 더 바쁜 일상을 보내기도 했다. 만약 연휴에 근무한 경우 근로기준법상의 휴일의 보상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공휴일을 노동자의 유급휴일로 지정하는 것은 근로기준법에 따른다. 해당 조항은 5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기 때문에 상시 노동자가 5인 이상이라면 업종에 관계없이 유급휴일이 된다. 다만, 10월 1일은 일요일인데 주휴일이 일요일인 사업장은 유급휴일에 해당되지만, 다른 요일을 주
‘소리시선’(視線) 코너는 말 그대로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입장과 지향점을 녹여낸 칼럼란입니다. 논설위원들이 집필하는 ‘사설(社說)’ 성격의 칼럼으로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독자들을 찾아 갑니다. 주요 현안에 따라 수요일 외에도 비정기 게재될 수 있습니다. / 편집자 글내년도 사회적경제에 빨간 불이 켜졌다. 정부가 사회적경제를 아예 없애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스런 이야기마저 나올 정도다. 정부가 사회적경제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은 올 들어 관련 부서 통폐합에서 드러났다. 기획재정부가 기존 사회적경제과와 협동조합과를 지속가능경제과
변화와 혁신을 넘어 전환이 필요한 시대이다. 어제와 같은 방식으로는 더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없다. 다른 내일을 위해서는 다른 생각, 다른 전략, 다른 시스템, 다른 실행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혁신을 실천하고 있는 김종현 대표와 함께 제주의 ‘다른 내일’을 독자와 함께 모색해 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격주로 만나볼 수 있다. / 편집자 주92년 장마, 종로에서내가 다닌 1990년대의 대학가는 혼돈의 시기였다. 1993년, 가수 정태춘 씨는 ‘92년 장마, 종로에서’라는 노래를 발표하였다(내가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이다). 시인은 ‘절
지방대학 위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세 속에 수도권 대학 진학 집중화가 가중되면서 지방대학은 벼랑 끝에 서 있다. 역대 정부와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지방대학 육성 정책들은 계속 발표되고 있으나 위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국가거점 국립대학교인 제주대학교 역시 예외가 아니다. 지역 인재가 지역에서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대학과 지자체가 함께 지역상생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 전략이기도 하다. [제주의소리]는 지방 및 지방대학이 처한 현실과 위기 대응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며,
중국이 무서울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일본을 제치고 미국과 세계 경제를 이끄는 G2 시대를 열고 있습니다. 동맹국인 미국, 바로 옆 이웃인 중국 사이에 낀 대한민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 글로벌 리더이자 초강대국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을 바로 알기 위해, 중국 경제전문가인 고현승 박사가 쓰는 ‘고현승의 중국통신’을 다시 연재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 편집자 주며칠 전 중국에 진출한 회사 사장님들과 가벼운 점심을 먹을 기회가 있었다. 코로나 3년 만에 한국을 갔다가 막 상하이로 돌아오
명절이 다가오면 음식 준비하고 만드는 게 스트레스라고 합니다. 우리 집은 별 스트레스는 없는 듯 합니다. 명절 음식 준비는 제가 도맡아 합니다. 사실 굳이 명절뿐만 아니라 음식 만들기는, 간헐적으로 각시가 만들 때도 있지만 결혼 초기부터 거의 제 담당입니다. 그래서 명절 음식이라고 특별하게 각시가 두 팔 걷어 붙여 하는 일은 없습니다. 각시는 충실한 제 보조 역할이지요. 아버지 추석 상에 올릴 전복적갈 만들었습니다. 제가 사는 이곳 제주에서는 제사, 명절 차례상에 올리는 산적을 적갈이라고 합니다. 제주도 차례상에는 돼지고기, 소고기
moral [mɔ́(ː)rəl] ɑ.도덕(상)의우리신디 멩질식겐?(우리에게 명절제사란?)영어에서의 moral의 의미(meaning)는 14세기 중반에 이르러, “올바른 행위와 관련되는(associated with or characterized by right behavior)”, “도덕적 원칙과 관련되는(associated with or concerning conduct or moral principles)”이라 정의된다. 이에 대해, 미국의 작가이자 철학자인 Roger Scruton(1944-2020)은 그런 도덕의 문제를 가치(
우리 몸의 눈과 뇌는 가장 밀접한 신체 기관입니다. 눈의 건강이 바로 뇌 건강으로 직결됩니다. 눈은 뇌의 중요한 정보원이자 균형추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의학칼럼 눈·눈·눈]은 그동안 잘 몰랐던 눈 건강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좋은 눈, 밝은 눈, 맑은 눈을 갖게 할 것입니다. / 편집자 글 지난 8월 11일 칼럼에서는 황반변성의 종류, 위험인자, 자가진단법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이번 칼럼에서는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황반변성 예방을 위한 영양제에 대한 과학적 근거와 누구에게
# 도민들, 항공과 선박 등 높은 물류비 가중정부는 이번 9월 한 달간, 제주도를 비롯한 섬지역 추가배송비 지원사업을 시행 중이다. 지원사업의 목적은 섬지역 주민들이 택배를 이용하면서 부담하는 추가배송비의 일부를 지원하기 위함이다. 이번 지원사업은 섬지역 주민들이 추가배송비로 인해 겪는 경제적 부담을 경감시키고 섬지역에 거주한다는 이유로 감내해야 했던 추가배송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단계로서의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지원사업 결과를 통해 향후 섬지역 추가배송비와 도선료 등 정부의 섬지역 물류 지원 정책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제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친구를 데리고 왔다. 저녁을 먹으며 아이들이 나누는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으니 여전히 일각에서 냉전의 시대를 강요하는 근거가 더욱 궁금해졌다. “북한에서는 별똥별을 매일 볼 수 있대!”“정말?”“응!”“그럼, 매일 소원 하나씩 빌 수 있겠다.”“아마 북한사람들은 탈출하게 해 달라고 기도할 걸.”“그래! 누가 북한에 살고 싶겠냐.”초등학생들 사이에서도 북한과 남한의 체제 경쟁은 논쟁거리도 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체제가 최선이라는 맹목적 믿음이 자리 잡았을까 걱정스러울 지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
작년 22년 12월 29일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로 5명이 숨지고 4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이러한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한 이유는 아케이드형 구조물을 구성하는 자재가 가연성으로 화재를 확산시켰기 때문이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아케이드에 난연성능 소재를 사용하도록 전통시장 관련 법률을 개정하고 전통시장 아케이드 교체사업을 추진한다고 올해 발표했다.이에 따라 아케이드의 재질로 사용되고 있는 PC(폴리카보네이트)에서 PTFE막(테프론막)으로 교체가 이루어질 전망이다.여기서, ‘아케이드’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은 중세시대 유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