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래 해변은 인간이 바다와 만나는 가장 편안한 접점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바다에서 시작되었다. 그래서일까? 인류는 육지 위에서 터를 잡고 살아왔지만 늘 바다를 향해 있었다. 전 세계 인구의 2/3가 해변에서 100km 이내에 살고 있다. 무궁무진한 생명의 바다에서 인류로서는 얻을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제주도의 마을도 해변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이처럼 해변은 인류의 문명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어오고 있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모래 해변은 인간이 바다와 만나기에 가장 편안하고 적합한 곳이다. 모래 해변 중 많은 곳이 해수욕장으
제주도는 우리나라를 오가는 철새들의 중요한 도래지이며 중간기착지다. 그러니까, 여름철새와 겨울철새들이 많이 찾는 곳이며 봄과 가을철에 지구의 북반구와 남반구 사이 수만km를 오가며 사는 도요새 등의 나그네새가 몇 주간 쉬며 재충전하는 중간 정거장이 제주도라는 얘기이다. 제주도가 옛날부터 아시아의 전략적 요충지였던 것처럼 새들에게도 제주도는 삶을 영위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거점이었던 것이다. 요즘 같은 겨울철이 되면 저 멀리 시베리아 벌판과 아무르 강 등의 북쪽에서 수많은 새들이 제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특히 제주도의 동부지역은 겨울
바야흐로 철새의 계절이다. 날이 점점 추워지면서 수많은 겨울 철새들이 제주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 그런데 철새정치인이라는 단어가 철새의 이미지를 오염시키고 있는게 아닌가 우려된다. 이리 갔다 저리 갔다 정치적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정치인과 달리 철새는 처절하게 생존을 위하여 목숨을 걸고 계절 따라 이동하는 새들이다. 또한, 지조 없이 움직이는 정치인과 달리 철새는 어김없이 제철이 되면 날아온다는 점에서 철새정치인이라는 단어는 잘못 적용한 사례이다. 이제 이 단어는 철새를 위해서 쓰지 말았으면 한다.김훈 작가가 최근에 쓴 글에서 철새
그 유명한 만장굴은 해방 직후인 1946년에 발견됐다. 당시 김녕초등학교 교사였던 부종휴 선생과 꼬마탐험대로 불린 그의 제자들에게 발견됐다. 서부지역의 한림 동굴군락지대도 마찬가지였다. 1955년 11월 어느 날, 제주도 한림읍의 협재해수욕장 부근에 있는 재릉초등학교의 학생들이 학교 주변을 정리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한 학생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학생들이 놀라 뛰어가 보니 그 한생의 다리 한쪽이 모래땅에 빠져 있었다. 요즘으로 말하자면 싱크홀이었다. 싱크홀은 동굴의 천장이 무너진 것으로서 제주어로 하면 ‘숨골’이다. 그 숨
제주의 자연생태계 중에서 무관심과 보전의 사각지대에 오랫동안 놓여있었던 곳이 있다. 바로 해안사구이다. 해양생태계의 시작점이자 끝 지점이면서도 연안 습지로 인정받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육지로도 인정받지 못한 곳. 그야말로 중간지대에 있는 곳이라 할만하다. 그렇다 보니 제주의 해안사구는 전국에서도 가장 많이 훼손되었다. 국립생태원의 2017년도 보고서에 의하면 제주도 해안사구의 82.4%가 사라졌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이 때문에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올해부터 도내 해안사구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 결과를 정리해 오는 12월까지 매월
# 섭지코지는 붉은오름과 해안사구의 결합체우리나라는 ‘반도’이다. 대륙에서 바다로 돌출된 지형을 반도라 한다. 중국의 동부지역 중에서 서해 쪽으로 길게 뻗어 나온 곳을 산둥반도라 얘기하듯이 한반도는 유라시아 대륙에서 남쪽 바다로 길게 뻗어 나온 지형을 말한다. ‘곶’ 또한 마찬가지이다. 곶도 바다로 돌출되어 나온 비교적 뾰족한 모양의 땅을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규모상으로 보면 반도보다 작은 것을 곶이라 한다. 장산곶, 호미곶, 월곶 등이 그 예다. 제주도의 대표적인 곶이(곶은) 섭지코지다.‘코지’는 곶의 제주어다. 즉, 좁은 땅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성산일출봉은 제주도 관광지 중에서도 가장 붐비는 곳이다. 제주도를 소개하는 수많은 영상에 맨 처음 나오는 곳도 성산일출봉이다. 성산일출봉뿐만 아니라 인근의 섭지코지 등의 해안은 아름다운 경관과 생태계를 갖고 있다. 이곳 일대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저어새가 겨울마다 날아오는 곳이며 대규모 철새도래지이기도 하다. 이처럼 자연경관이 훌륭하다 보니 이곳은 예전부터 대규모 관광지로 개발됐다. 현재 섭지코지에는 대기업 관광시설이 들어가 있어 사실상 사유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바로 성산포 해양관광 단지이다. 성산포 해양
# 공유지 비극을 ‘공유지 희극’으로 바꾼 제주의 공동체 문화공동 방목장에서는 농부들이 경쟁적으로 더 많은 소를 끌고 나오는 것이 이득이므로 그 결과 방목장은 곧 황폐해지고 만다는 ‘공유지의 비극’은 현대 경제학의 오래된 이론이다. 영국의 공동 방목장에서 실제 있었던 일이기도 하다. 경제학자가 아닌 생물학자 가렛 하딘이 1968년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처음 언급한 공유지의 비극은 공동체 모두가 사용하는 공유 자원은 소유권이 없으므로 과잉 소비되고 고갈된다는 것이다. 결국, 인간의 본성인 이기적 행위(무임승차)가 공동체 토대
# 선사시대를 품고 있는 하모리층과 해안사구불과 수천 년 전 만들어진 송악산의 화구에서 분출한 화산재가 바다에 쌓이면서 만들어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의 하모리층은 길이가 약 10km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이 하모리층이 있는 해안을 송악산이 만든 해안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 같다. 송악산이 젊은 화산체이기에 하모리층도 제주도 해안에서 가장 젊은 화산지형 중 하나임이 틀림없다. 더욱이 하모리층은 단단함이 약해 파도가 부딪히면서 모양이 변형되고 있는 살아있는 화산박물관이기도 하다. 제주의 거센 바람과 파도를 닮은 하모리층의 경
# 용암이 만든 제주의 해변아득한 옛날, 인간의 시간개념으로는 가늠하기 어려운 지질학적 시간에 제주도는 용암이 들끓던 화산도였다. 제주의 중심부에 거대한 화산 폭발이 있었고 그 아래 자락에서도, 해안에서도 작은 화산들이 수없이 터져 나왔다. 한라산과 오름이다. 그래서 제주도는 한 개의 섬으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독립화산체(오름)를 갖고 있다. 오름 보전운동의 산파역할을 한 고 김종철 선생님이 ‘오름 나그네’에서 쓴 “오름이 없는 섬의 지형, 바람만 스산한 죽음의 황야 같은 섬의 땅을, 섬사람들은 상상할 수 없다.”라는 글귀처럼
누구나 TV에서 한 번쯤은 사구(砂丘)를 보았을 것이다. 사하라 사막에서, 고비사막에서, 칼라하리사막에서 끝없이 펼쳐진 모래언덕을 본적이 있는가? 그것이 바로 내륙 사구이다. 그런데 그것이 사구라는 것을 생각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사구는 모래의 이동으로 만들어진 모래언덕으로, 해안뿐 아니라 내륙에도 많이 분포하고 있다. 사막이 없는 한반도에서는 내륙에 사구가 없지만, 해안에는 풍부하게 사구가 자리 잡고 있다. 한반도와 제주도의 해안사구는 모래 해변(사빈)에서 날린 모래가 육지 쪽으로 쌓인 모래언덕을 말한다. 그런데 이처럼 단순해 보
# 용암이 만든 제주 바다‘화산섬, 제주’이로 인해 제주는 한반도와는 매우 다른 지질과 생태계를 갖게 되었을 뿐 아니라 생활양식과 문화도 큰 영향을 받았다. 더 나아가 제주의 역사 또한 한반도와는 다른 길을 걸어왔다고도 볼 수 있다. 화산섬이 규정하는 것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다.국내 관광객들이 제주의 풍경에 매료되는 이유는 화산활동으로 이뤄진 풍경을 자기들이 사는 곳에서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관광객들은 섬의 중앙에 우뚝 선 한라산의 위용에 놀라고 섬 전역에 수없이 흩어져있는 독립화산체인 오름에 놀라고 오름이 만든
오등봉공원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의 문제점 31999년,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시작된 도시공원 일몰제로 원래 목적대로 개발되지 않는 도시공원이 도시계획시설에서 일제히 해제된다. 즉, 전국의 수많은 도시공원이 개발사업의 위기에 처하는 것이다. 제주도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제주 시내에 있는 오등봉공원은 자연생태계와 경관이 매우 좋은 곳이며 신화와 전설이 풍부한 곳이다. 그런데 이곳에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으로 2000세대 가까운 아파트단지가 추진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최근에 오등봉공원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였다. 이 조사결
오등봉공원 도시공원민간특례사업의 문제점 11999년,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시작된 도시공원 일몰제로 원래 목적대로 개발되지 않는 도시공원이 도시계획시설에서 일제히 해제된다. 즉, 전국의 수많은 도시공원이 개발사업의 위기에 처하는 것이다. 제주도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제주 시내에 있는 오등봉공원은 자연생태계와 경관이 매우 좋은 곳이며 신화와 전설이 풍부한 곳이다. 그런데 이곳에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으로 2000세대 가까운 아파트단지가 추진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최근에 오등봉공원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였다. 이 조사결과
[위기의 선흘곶자왈]④ 동복리 마을목장에 제주사파리월드 조성사업 화산이 만든 숲, ‘곶자왈’은 제주어로만 존재하고 우리나라에서 제주에만 존재하는 숲이다. 바위를 감싸안고 살아가는 나무들이 숲을 이룬 곶자왈은 마을주민과 생활사를 함께했던 숲이었다. 하지만 제주도가 관광지로 개발되면서 곶자왈은 개발의 표적이 된다. 특히, 한반도 최대의 상록활엽수림이라고 불리웠던 선흘곶자왈의 한축은 이미 10여년전 묘산봉관광지구 개발로 사라져버렸다. 그런데 최근에 또다시 선흘곶자왈의 일부가 토석채취사업 승인과정에 있고 사파리 동물원을 만드는 계획도...
[위기의 선흘곶자왈] ③ 골프장에 골재채취로 위기에 놓인 곶자왈 화산이 만든 숲, ‘곶자왈’은 제주어로만 존재하고 우리나라에서 제주에만 존재하는 숲이다. 바위를 감싸안고 살아가는 나무들이 숲을 이룬 곶자왈은 마을주민과 생활사를 함께했던 숲이었다. 하지만 제주도가 관광지로 개발되면서 곶자왈은 개발의 표적이 된다. 특히, 한반도 최대의 상록활엽수림이라고 불리웠던 선흘곶자왈의 한축은 이미 10여년전 묘산봉관광지구 개발로 사라져버렸다. 그런데 최근에 또다시 선흘곶자왈의 일부가 토석채취사업 승인과정에 있고 사파리 동물원을 만드는 계획도...
[위기의 선흘곶자왈]② 한반도 최대 상록활엽수림의 단절 화산이 만든 숲, ‘곶자왈’은 제주어로만 존재하고 우리나라에서 제주에만 존재하는 숲이다. 바위를 감싸안고 살아가는 나무들이 숲을 이룬 곶자왈은 마을주민과 생활사를 함께했던 숲이었다. 하지만 제주도가 관광지로 개발되면서 곶자왈은 개발의 표적이 된다. 특히, 한반도 최대의 상록활엽수림이라고 불리웠던 선흘곶자왈의 한축은 이미 10여년전 묘산봉관광지구 개발로 사라져버렸다. 그런데 최근에 또다시 선흘곶자왈의 일부가 토석채취사업 승인과정에 있고 사파리 동물원을 만드는 계획도 추진되고...
[위기의 선흘곶자왈]① 선흘곶 한축을 무너뜨린 묘산봉지구 화산이 만든 숲, ‘곶자왈’은 제주어로만 존재하고 우리나라에서 제주에만 존재하는 숲이다. 바위를 감싸안고 살아가는 나무들이 숲을 이룬 곶자왈은 마을주민과 생활사를 함께했던 숲이었다. 하지만 제주도가 관광지로 개발되면서 곶자왈은 개발의 표적이 된다. 특히, 한반도 최대의 상록활엽수림이라고 불리웠던 선흘곶자왈의 한축은 이미 10여년전 묘산봉관광지구 개발로 사라져버렸다. 그런데 최근에 또다시 선흘곶자왈의 일부가 토석채취사업 승인과정에 있고 사파리 동물원을 만드는 계획도 추진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