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판포’라 불리는 ‘엄수개’를 지나면 금등해안으로 이어진다. ‘금등리’ 바다는 예전 ‘판포’에 속하는 바다밭이었으나, 이 곳에 시체가 자주 떠 밀려와서 시체를 치우는 조건으로 ‘판포마을’에서 내주었다고 한다. 제주의 ‘삼다’ 중에 ‘여다’가 있는데, 여기뿐 만 아니라, 곳곳에 시체를 치우는 조건으로 내준 바다 밭이 있는 것으로 보아서, 제주 남자들이
금능리 마을을 지나 서쪽으로 가면 만나는 마을이 '월령리'다. '월령리'는 한림읍의 제일 서쪽에 위치한 마을로 '손바닥 선인장'의 자생지로 유명하다. ▲ 금능리와 월령 사이의 해안, 돌담으로 둘러쳐진 새왓들이 인상적이다.ⓒ홍영철 월령리 마을이 보이기 시작하자 풍력발전기가 제일 먼저 눈에 띤다. 작은 풍력발전기 모형이 세워진 간판에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풍
옹포리와 협재리의 경계인 '썩은개'에 이르렀다. '썩은개'는 옹포리와 협재리 사이에 있는 작은 만(灣)으로 제주의 해안 지명 중 '썩은개'라는 곳이 많다. 일반적으로 '썩은개'라고 불리는 지명이 붙은 곳은 해조류가 파도에 많은 떠 밀려와 쌓이는 곳이다. 이 곳도 곳곳에 떠 밀려온 해조류들이 쌓여 있다. 우리나라에서 제주 외에는 불가능한 것이 해조류 거름이다
▲ 한림리와 옹포의 경계를 이루는 옹포천과 옹포천 하구 한라산 소주공장.ⓒ홍영철 한림리와 옹포리의 경계에는 옹포천이 흐르고 있다. 옹포천의 다른 이름은 건남도(아래아)릿내로, 다리를 이르는 제주방언인 '도(아래아)리'가 있어서 이름 지어진 것으로 생각된다. 옹포천 하류는 상시 물이 흐르고 수량도 비교적 풍부해서 옹포천 하구에는 제주에서 생산되는 소주인 '한
‘우지연대’는 일주도로를 따라 귀덕2리 교회를 지나서 일주도로에서 잘 보이는 조금 높은 구릉지에 위치해 있다. 이 연대는 동쪽으로는 귀덕초등학교 내의 ‘귀덕연대’와 서쪽으로는 한수리 ‘죽도연대’와 교신했던 연대다. ‘귀덕연대’는 연대를 세웠던 자리만 남아 있고, ‘죽도연대’는 포구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자취를 감추어 어디 있었는지도 분명하지 않다. 양 옆에
애월읍 금성리와 한림읍 귀덕리 사이에는 예전 정짓내라고 불렸던 ‘금성천’이 있다. 금성천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면 한림읍 귀덕리에 이른다. 귀덕리는 귀덕1리와 2리, 3리로 나누어지는 큰 마을이다. 귀덕리라는 마을명은 서기 1300년 고려 충렬왕 16년에 제주도에 14현(縣)을 설치할 때 이 지역이 무인(武人)과 학자들을 많이 배출했다 하여 중국(中國)
▲ 멀리서 바라본 애월연대의 모습과 애월연대 위의 모습.ⓒ홍영철 애월포구에서 애월읍내로 나와서 일주도로를 따라서 간다. 애월읍내의 서쪽 끝 지점, 주유소를 지나면 은혜전복이라고 쓰인 표지판을 따라 시멘트길을 가다 보면 애월연대가 나온다. 애월연대는 제주의 방어유적 중 하나로 해안지역의 비교적 높은 구릉에 네모난 형태의 돌담으로 만들어졌다. 연대에 오르니,
▲ 고내포구의 모습, 고내포구의 주변은 옛모습을 찾을 수 없다.ⓒ홍영철 한 때는 중산간 마을인 납읍리의 포구였다고 전해지는 남또리 포구를 지나 서쪽으로 향한다. 애월읍 고내리로 접어 들었다. 제주에서는 유일하게 이 마을에 있는 고내봉에 막혀 한라산이 보이지 않는 곳이다. ‘고내’라는 지명은 한자로는 ‘高內’인데 높은 곳의 안에 있다는 뜻이다. 고내봉의 안에
▲ 구엄소금빌레와 소금빌레 동쪽의 철무짓개 도대불.ⓒ홍영철 구엄소금빌레에서 다시 길을 잇는다. 소금을 만들었던 구엄소금빌레 옆의 작은 포구가 한자로는 ‘엄장포(嚴莊浦)’라 하고, 우리말로는 ‘철무짓개’라 한다. ‘엄장포’라 함은 구엄과 중엄, 신엄을 통틀어서 ‘엄쟁이’라고 불렀던 이름의 음을 빌어서 한자로 적은 이름이다. 구엄과 신엄, 신엄사이의 단 하나의
애월해안도로를 따라가다가 극동방송 앞에서 다시 바다로 다가선다. 대략 이 곳부터가 구엄리일 것이다. 지나는 마을사람에게 물어서 하귀2리와 구엄과의 경계를 묻고자 했으나, 지나는 사람이 없다. 가끔식 렌터카만이 무심히 지나고 있다. 그들에게 비친 제주바다는 어떤 모습일까? 깎아지른 해안의 절벽에서 내려다보는 바다, 그 위를 유유히 차를 타고 지나는 이들이 바
▲ 가문동 해안풍경이다. 갯돈지포구라는 가문동포구와 전통의 어업방식인 원의 모습도 볼 수 있다.ⓒ홍영철 가문동 마을회관 옆으로 접어들어 다시 바다와 만난다. 다시 만나는 거북등 모양의 너른 바위가 반기는 듯하다. 여기에 마지막으로 온 때를 헤아려보니 계절 하나를 훌쩍 넘기고 말았다. 여름의 막바지에 왔었는데, 이제 겨울이 문턱에 이른 듯하니 친구의 무심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