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좌승희 경기개발연구원 이사장 ‘제주포럼’서 쓴소리
“총리도 자유도시 언급없고”…‘제주자유도시연구원’ 설립필요

▲ 제주출신인 좌승희 경기개발원 이사장은 제주국제자유도시의 비전과 전략이 실종됐다면 중앙정부와 제주도정에 대해 더 책임있는 정책추진을 당부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제주출신 좌승희 경기개발연구원 이사장이 실종된 ‘제주국제자유도시’(濟州國濟自由都市, Jeju Free International City)의 현주소에 대해 중앙정부와 제주도정에 거침없는 쓴 소리를 쏟아냈다.

중앙정부에 대해선 “더 이상 제주국제자유도시를 서자 취급 말라”고 했고, 제주도정에 대해선 “실종된 제주국제자유도시의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좌 이사장은 29일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제6회 제주포럼에서 <제주의소리>와 만나 ‘제주국제자유도시’ 사업추진 성과에 대해 매몰찬 평가를 내렸다.

정부와 제주특별자치도가 추진 중인 제주국제자유도시는 동북아의 중심에 위치한 제주특별자치도의 지경학적 위치를 적극 활용, 머지않은 미래에 가시화 될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중심 역할을 맡고자 하는 것으로, 홍콩과 싱가포르를 합친 소위 ‘홍가포르’를 모델로 하는 사람.상품.자본.정보의 이동이 자유로운 지속발전 가능한 도시를 청사진으로 하고 있다.

좌 이사장은 “이같은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청사진은 실종된 지 오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1999년부터 개념이 도입되기 시작한 제주국제자유도시는 2002년 ‘제주국제자유도시 특별법’이 제정 시행됐고, 2006년 제주국제자유도시를 완성하기 위한 법 제도적 실천 전략으로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했다. 2005년엔 정부가 제주도를 세계 평화의 섬으로 지정 선포하기도 했다.

좌 이사장은 이 과정에서 “제주국제자유도시의 개념이 어느 순간 실종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 우리 정부도 그렇고 제주도정도 그렇고 정치적 이슈나 아젠다만 우위에 있고, 우리 사회도 집단간 이익다툼이나 정치투쟁이 판을 칠 뿐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은 실종된 느낌”이라며 “지난 십 수 년 동안 국제자유도시를 하겠다고 말만 했을 뿐, 그 추진을 위한 전략과 비전 제시는 턱없이 부족했다”고 꼬집었다.

 

▲ 좌승희 경기개발원 이사장은 제주출신으로 이날 (가칭)'제주자유도시연구원' 설립을 제안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특히 좌 이사장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가 말만 무성한 실속 없는 ‘말잔치’일 뿐, 중앙정부도 제주국제자유도시를 ‘서자’ 취급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그 근거로 좌 이사장은 “정부가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고 관계부처 장관을 위원으로 하는 국제자유도시추진위원회를 대통령 훈령으로 발족, 국제자유도시 추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지만 어제 제주포럼 개회식에 참석한 김황식 국무총리 기조연설에서도 제주국제자유도시를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며 “정부에서도 제주국제자유도시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중앙 정부과 제주특별자치도를 다른 지자체와 비교하면서 지나치게 형평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러나 중앙정부가 제주도를 ‘특별’하기 때문에 특별자치도로 만든 것인데 지나치게 형평성 논리와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물음에 좌 이사장은 (가칭)‘제주자유도시연구원’ 설립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좌 이사장은 “현재 제주도에는 제주발전연구원이나 제주평화연구원 등이 있지만 경제개방을 통한 경제발전 문제를, 국가차원이나 제주도 차원에서 연구하는 연구원이 없다”면서 “현재의 기구들이 이런 문제를 연구하고 다루기 쉽지 않기 때문에 제주국제자유도시와 경제개방이라는 패러다임을 연구할 수 있는, 특히 제주도를 베이스로 하는 제주자유도시연구원을 설립할 필요성이 있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제주자유도시연구원 설립을 제안한 좌 이사장은 “이제부터는 먹고사는 문제, 삶을 윤택하게 할 수 있는 실속 있는 문제들에 대해 정부도 제주도정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연구원 설립에 따른 인력이 문제라면 제주출신들 중 훌륭한 인력들이 많다. 저라도 기회가 된다면 무료봉사할 용의도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좌 이사장은 “형식과 내용면에서 제주특별자치도는 형식이고 제주국제자유도시는 내용이다”면서 “특별자치도라는 형식의 문제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가 너무 특별자치도라는 행정적 문제에 지나치게 매몰되면서 국제자유도시라는 내용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아쉬움을 표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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