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사람들
“한국 사회는 지금 성장 중심서 연대적 방식으로 바뀌는중”

▲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31일 '박원순의 희망열차' 둘째날 제주일정으로 서귀포시 일하는사람들을 찾았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제주 오니까 신수가 훤해졌네”

31일 제주에서 ‘옛 동지’를 만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의 얼굴에는 반가움이 넘쳐났다.

박 이사와 김경환 일하는사람들 대표는 15년 전 참여연대에서 함께 일을 한 인연이 있다. 대구가 고향인 김 대표는 10여년 전 제주에 왔다.

박 이사는 이날 제주 서귀포시 동홍동에 자리 잡은 ‘사단법인 일하는사람들’에서 ‘박원순의 희망열차’ 둘째날 제주 일정을 이어갔다.

일하는사람들은 2009년 출범한 서귀포지역 자활공동체들 연합이다. 건물 개보수, 친환경 방제, 액비 생산 판매, 건물 청소, 천연염색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출범 1년만에 8억여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해엔 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으로 인증 받았다.

김 대표는 “희망열차가 전국을 돌아 마지막으로 제주에 온 것으로 안다. 전국에서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왔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번 방문에 기대를 보였다. 

▲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간담회 모습.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이날 간담회는 준비된 강연 없이 자유로운 질문과 답변으로 이뤄졌다.

첫 화두는 사회적기업이 취약할 수밖에 없는 ‘유통망’이었다. 특히 일하는사람들이 최근 역점을 두고 있는 ‘액비사업’과 관련해서다. 김 대표는 “제주도내 양식장에서 광어가 4500톤이 생산된다. 양식장의 부산물을 자연발효 시켜 액비로 만드는 사업을 하고 있다. 연간 처리량이 10톤이었고, 최근 300톤 처리 시설을 새로 지었다. 고민은 이 물량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처리하느냐”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폐사된 광어도 처리하면서 친환경 유기농업 비료로 만들어 부가가치가 굉장히 높은 사업이다. 잘만 하면 날개를 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대표 역시 액비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후하게 치면서 우선 유통망 확보를 위해선 ‘객관성’을 확보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대학 교수들과 협력해 화학적 실험 보고서 등 액비의 효과를 검증한 객관적 근거가 나온다면 날개 하나를 다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가능한 모든 채널을 뚫을 것도 강조했다. 그는 “최근 ‘도시 농업’이 뜨기 시작했다. 새로운 시장이다. 텃밭을 가꾸려면 액비가 필요하다. 포장이나 디자인을 잘 만들고 도시에서 사용하기 편리한 형태로 만든다면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상품의 폭’을 다양화 하는 것도 전략이다. 전라남도 해남농업협동조합의 ‘2인용 쌀포장’이 예다.

박 이사는 “큰 쌀 부대 판매가 이뤄지던 당시 전남 해남농협이 2인 가구가 1주일간 먹을 수 있는 분량을 포장해 팔았다. 날개 돋힌 듯 팔았다. 당시 2인 가구가 늘고 있던 때였다. 이렇듯 판매 대상을 분명하게 해 상품을 다양화 해야한다”고 소개했다.

자활센터들의 협동조합 결성 움직임도 소개했다. 전국 240여개의 자활이 연대해 서로가 서로의 생산업체, 제조업체, 유통업체, 소비업체가 되는 개념이다.

박 이사는 “자활이 대기업 원료로 제품을 생산한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 농촌지역 자활센터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도시지역 자활센터에서 소비할 수 있다. 이것이 사회적 경제다. 연대적 방식으로 서로 ‘윈-윈(Win-Win)’ 하는 거다. 제주도 안에서 당장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점차 연대적 방식의 경제 시스템이 커질 것이라고 박 이사는 내다봤다. 박 이사는 “근본적으로 우리 사회는 큰 전환기에 있다. 과거의 성장 중심 경제발전 시스템에서 보다 다양한 흐름들이 생겨나고 있다. 대기업, 재벌 중심 체제에서 소기업, 향토기업, 시민 중심의 연대적 방식의 경제 시스템이 커지고 있는 단계다. 이런 변화와 흐름을 간파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일을 하는 것이 복지.사회운동가”라고 말했다.

‘박원순의 희망열차’는 희망제작소가 5주년 기념 희망나눔 프로젝트의 하나다. 전라도-경상도-충청도-강원도를 3개월간 내달려온 ‘박원순 희망열차’는 30일부터 3일까지 제주에서 5일간의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박 이사와 연구원들이 제주지역 사회단체, 비영리기관, 사회적기업 등을 방문해 지역 공동체, 마을만들기,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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