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도서관
“‘세상 바꾸는 재미’에 밤잠 없어요...돈 버는 것보다 재미 커”

희망제작소 ‘박원순의 희망열차’가 2일 제주시 이도2동 ‘달리도서관’에 정차했다.

달리도서관은 기증한 책으로 운영되는 신개념 도서관이다. 매달 다른 프로그램의 문화 강연, 세미나 등을 여는 만남의 공간이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사회적기업, 비영리단체, 교육 등 다소 무거운 주제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 왔던 터라 달리도서관에선 보다 편안한 주제들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놨다.

▲ 2일 제주시 이도2동 달리도서관을 찾은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그는 달리도서관의 공간성에 주목했다. “여성 몇 분이 돈 없이 만든 공간이다. 동시에 세미나 장이면서 좋은 자료가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Information Center)면서 그림들이 걸려 있는 갤러리면서 또 찻집이다. 많은 이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고 그 속에서 새로운 문화가 생기는 문화발전소다”

박 이사는 “공간은 늘 위대하다”면서 “사람이 함께 만나 생각을 나눌 수 있고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국 곳곳에 이 같은 공간이 끝임 없이 생겨난다고 소개했다. 전북 전주시 젊은이들이 만든 ‘크리에이티브 24’는 25명의 청년들이 100만원씩 모아서 만들었다. 대신 열쇠는 모두가 나눠 갖는다. 입장료를 내면 차를 마시며 토론하는 공간을 빌려주는 개념이다. “창조적, 사회적 혁신을 꿈꾸는 청년들이었다”고 박 이사는 덧붙였다.

부산대학교 앞 소셜 카페 ‘통’은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인문학 강의가 펼쳐지는 공간이다. 박 이사는 “청년들의 무덤인 이 시대에 희망을 찾기 위해 서로를 격려하는 공간이었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새로운 공간의 등장이야말로 시대 변화의 징후”라는 게 박 이사의 생각이다. 그는 “20세기와 21세기의 가치가 교차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다만 공짜는 아니다. 모두가 노력하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자유로운 질문과 답도 오갔다. ‘하나희망재단’ 관련 명예훼손 혐의로 국가로부터 소송 당했던 박 이사는 “이후 기업 지원이 사라져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후원회원들이 대거 모여들어 자립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이명박 정부에 감사한다. 그만큼 더 건강해졌다”고 말해 웃음을 이끌어냈다.

시민운동과 노동운동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는 ‘여럿이 그리고 함께’를 강조했다. 그는 “함께 할 일이 너무나 많다”면서 “7~8만명 규모의 전교조에서 1만명만 희망제작소의 회원이 돼도 1억원이다. 현재 규모의 희망제작소 운영이 가능한 정도다. 8만명이면 단체 8개를 만들 수 있다. 민주노총 등의 회원들은 엄청난 시민사회 지지 세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하루 2~3시간만 잔다는 ‘일 중독자’ 박 상임이사는 “나의 원동력은 ‘재미’”라고 했다. 구체적으론 “세상을 바꾸는 재미”다.

그는 “돈 버는 재미보다 더 큰 재미가 세상을 바꾸는 재미다. 15년 전 사무처장으로 있었던 참여연대는 사회를 많이 바꿔왔다. 소액주주운동, 낙선운동, 청문회, 배심원제 등이 참여연대의 힘이다. 아름다운재단 이전엔 ‘나눔’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지금은 사회각계에서, 연예인에 이르기까지 나눔 실천이 활발하다. 눈에 보이지 않게 세상은 바뀌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순의 희망열차’는 희망제작소 5주년 기념 희망나눔 프로젝트의 하나다. 전라도-경상도-충청도-강원도를 3개월간 내달려온 ‘박원순 희망열차’는 30일부터 3일까지 제주에서 5일간의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3일 제주시 용담해안도로 닐모리동동에서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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