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련 버자야그룹, '제주프로젝트' 직접투자 1000억 돌파

PF의존 관행 탈피 업계에 신선한 자극...JDC "의지 확인"

예래동 휴양형주거단지 조감도. <제주의 소리 DB>
제주 서귀포시 예래동 휴양형주거단지 개발에 참여한 말레이시아 버자야그룹이 외자 도입에 무서운 속도를 내고 있다.

외국인직접투자(FDI, Foreign Direct Investment)가 벌써 1000억원을 넘어섰다. 제조업이 아닌 관광개발사업 분야에선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큰 액수이다.

외국인직접투자란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른 투자로서 새로운 기업을 신설하거나 기존 기업의 주식.지분을 취득함으로써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 것을 일컫는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버자야그룹이 휴양형 주거단지 개발을 위해 함께 세운 합작법인 버자야제주리조트㈜는 버자야그룹이 2일 279억원의 외자를 추가로 들여왔다고 3일 밝혔다.

지난 3월초에도 346억원이 말레이시아로부터 도착했다.

2008년 8월 처음으로 243억원을 투자한 버자야그룹은 지금까지 10차례에 걸쳐 총 1080억원을 들여왔다.   

추가로 들여온 외자는 7일 등기를 거쳐 전액 버자야제주리조트의 자본금으로 출자된다. 이번 증자에는 JDC도 193억원을 출자한다.

이럴 경우 버자야제주리조트의 자본금은 JDC 지분 19%를 합쳐 총 1317억원으로 늘어난다.

출자금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건축공사에 주로 투입된다.

버자야그룹은 오는 7월까지 추가로 179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버자야그룹의 이같은 행보는 관련 업계에 신선한 자극제가 되고 있다.  

그동안 외국기업들은 최소한의 자본금으로 프로젝트 파이낸생(PF)에 의존해 자금을 끌어쓰다 여의치 않으면 사업을 접거나, 지가상승에 따른 차익 등을 챙겨 철수하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해당 지자체들도 천문학적인 외자를 유치했다고 호들갑을 떨다가 이내 꼬리를 내리곤 했다.

반면 버자야그룹은 토지매입비는 물론 부지조성공사비, 설계.운영비 등 초기 소요비용 전액을 자기자본으로 충당하는 셈이다. 최악의 경우 투자비를 한푼도 건지지 못할 위험을 각오하고 결단을 내렸다는게 업계의 반응이다.

버자야제주리조트 관계자는 "말이 1000억원이지 투자유치를 해본 사람이라면 FDI 1000억원이 얼마나 대단한 액수인지 잘 알 것"이라며 "차후 프로젝트 파이낸생을 통한 안정적 사업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반겼다.

버자야그룹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대표되는 세계적인 금융위기 상황에서 세계 곳곳에서 벌이던 사업들을 정리하면서도 '제주 프로젝트'는 멈추지 않았다. 전체적인 사업 진척이 1년가량 늦어졌지만 부지조성 공사나 설계, 인.허가 작업을 계속했다.

버자야그룹은 총 18억달러의 외자 유치로 업계를 놀라게 한 기업이다. 그룹측은 이 가운데 5억달러 이상은 직접투자로 조달한다는 계획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말레이시아 언론을 통해 제주도와 베트남 프로젝트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증시에 공시한 기업실적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버자야제주리조트 관계자는 "자본금 회수가 100%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1000억원이 넘는 돈을 선뜻 내놓기는 쉽지않다"며 "버자야그룹의 사업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JDC는 휴양형 주거단지 프로젝트 자체의 대외 신인도 역시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휴양형 주거단지는 올 안에 설계, 인.허가 완료와 함께 1단계 건축공사가 시작된다. 5월말 현재 부지조성공사가 61% 진척됐다. <제주의소리>

<김성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