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환경단체, 해군기지 사업부지에서 멸종위기 ‘맹꽁이’서식 확인
“환경영향평가서 자체가 부실”…해군에 전면적 ‘환경성 재조사’ 촉구

▲ 강정 해군기지 사업부지 내 습지에서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맹꽁이의 서식이 확인됐다. 사진은 맹꽁이가 짝짓기 하는 모습이며, 주변에는 맹꽁이 알이 떠있다. ⓒ제주의소리/환경운동연합 제공
제주해군기지 사업부지 내에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동물 II급인 맹꽁이의 서식이 확인됐다. 해군이 작성한 환경영향평가 보고서에는 이러한 사실 자체가 누락, ‘부실’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멸종위기종인 ‘붉은발 말똥게’에 이어 맹꽁이의 서식 확인으로 제주해군기지 건설사업치 초기단계에서 이뤄진 환경영향평가서 자체가 부실 논란에 휩싸이면서 공사 추진 여부가 최대 분수령을 맞게 됐다.

13일 곶자왈사람들·제주참여환경연대·제주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제주해군기지 사업부지 내에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동물 II급인 맹꽁이의 서식이 확인됐다.

맹꽁이는 내년 제주에서 열리는 WCC(세계자연보전총회) 주최단체인 IUCN(세계자연보전연맹)이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 보고서’인 레드리스트에 관심보호종으로 등록한 동물이다.

제주지역에서도 그간 종종 발견되기는 했지만, 최근에는 과거에 비해 서식지와 개체수가 현저히 줄어든 상황이다.

이번에 확인된 맹꽁이들은 작은 수로를 따라 흐르던 물이 주변 웅덩이에 고이면서 그곳에 산란까지 한 것으로 환경단체들은 추정하고 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해군기지 사업부지는 환경적으로 안정이 되어 있어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라며 “붉은발말똥게, 맹꽁이 등의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강정마을 연안 주변 환경의 보전가치는 뛰어나다”고 말했다.

문제는 해군이 환경영향평가 당시 사업부지에 대한 양서·파충류 조사를 3회에 걸쳐 진행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붉은발 말똥게 서식은 물론 맹꽁이 서식실태도 누락,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게 진행됐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서도 환경단체 관계자는 “당시 조사 때 서식을 확인할 수 없었을지 모르지만, 이는 결국 생태계조사가 부실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라며 “맹꽁이 서식이 확인된 습지 바로 인근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토사유입과 소음 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환경단체들은 “해군은 도민사회뿐만 아니라 국회차원의 공사 중단 요구도 거부하면서도 사업부지 내 생태계 보전노력은 전혀 보이지 않고 오히려 환경훼손 논란만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사업부지에 대한 전면적인 환경성 재조사 실시를 촉구했다.

한편 우근민 지사는 지난 7일 해외 장기출장 전 출입기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지율스님의 ‘도롱뇽 살리기’ 일화를 소개하며 ‘도롱뇽이 국책사업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냐’는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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