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방송 40년 역사 접고 디지털 시대 '활짝'도내 방송4사 ‘히든카드’ 준비...“좋은 방송으로 보답”

제주지역 방송국들이 분주하다. ‘29일 오후 2시’. 지역 방송사에서 아날로그를 덮고 디지털의 새 페이지를 열려하고 있다.

준비는 사실상 완료됐다. 모든 방송국들이 아날로그 장비를 창고 안으로 밀어 넣었다. 대신 첨단 디지털 장비가 방송국 조종실과 스튜디오를 채웠다. 도내 방송국들은 장비를 교체하는 데만 300억원 이상 든 것으로 조사됐다.

KBS제주방송총국(총국장 김동주)도 60억원을 들여 주조종실과 중계차, 송신시설 등 방송의 전 단계를 디지털 시설로 바꿨다.

이미 지난 5일부터 디지털 시범 방송이 시작됐다. 디지털TV 시청자들은 아날로그 보다 5배 선명한 화질과 5.1채널 서라운드 입체 음향의 생생함을 경험하고 있다.

KBS제주 관계자는 “출연자의 분장 시간이 배로 늘었다”고 이야기할 정도다. 아날로그 방송에선 감춰졌을 작은 흠도 디지털 방송에선 ‘사고’가 될 수 있다. 좋아진 화질은 방송국 측에 완벽한 준비를 요구하고 있다.

강민부 제작팀장은 “디지털 방송은 방송국이 시청자의 욕구에 밀착해 거기에 발맞춰 가도록 요구하고 있다”면서 “시청자에게 더 가까이 가는 방송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KBS제주는 디지털 방송과 때를 맞춰 29일 오전 11시 제주시 도남동 시민복지타운 지구에 지어질 예정인 신청사를 착공한다. 2013년 준공 목표인 신청사엔 전시관 등이 들어서며 지역 문화센터로써 도민들에게 다가가겠다고 포부를 다지고 있다.

▲ 디지털 방송 전환에 맞춰 29일 제주시 도남동 시민복지타운 지구에서 착공하는 KBS제주 신청사. ⓒ제주의소리

제주MBC(대표이사 사장 정 준)도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송해나 기술국장은 “현재 디지털 방송과 함께 송출하고 있는 아날로그 방송 신호를 자르기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방송은 아날로그 방송과 함께 송출되고 있었다. 29일 디지털 방송 전환은 사실상 ‘아날로그 방송의 종료’를 의미한다.

제주MBC는 2005년 이미 송신시설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모두 전환 완료했다. 제작시설 역시 2005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디지털로 전환됐다.

지난 20일부터는 ‘HD 뉴스센터’의 시설을 마치고 운영을 개시했다. 디지털 TV를 시청하는 가구에선 이날 이미 제주MBC ‘9시 뉴스’를 디지털 신호로 받아보고 있는 것이다.

제주MBC는 영상 촬영부터 편집, 제작, 송출 단계까지 방송의 전 과정을 디지털 장비로 바꾸기 위해 100억원 이상의 막대한 비용을 투입했다.

송 국장은 “전 보다 고화질, 고음질의 선명한 화면을 시청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어서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 20일 운영을 개시한 제주MBC '디지털 뉴스센터'. ⓒ제주의소리

JIBS(대표이사 사장 김양수)는 2002년 개국 때부터 디지털 제작 장비로 방송을 해왔다. 준비된 디지털 방송국인 셈.

이후 2005년 디지털 시범 방송을 시작하면서 디지털 송신기 등을 보강한 이후 올해까지 아날로그 장비를 모두 갈았다.

관계자는 “디지털 방송은 이미 시작됐고, 아날로그 송신기를 오프(Off)하는 일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개별 가정들은 디지털TV를 구입하거나 기존 아날로그TV에 셋톱 박스를 설치하면 디지털 방송을 수신할 수 있다.

기술국의 김창원 씨는 “제주가 광역자치단체로는 전국서 최초로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하게 된다는 데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9년 이상 해왔던 아날로그 방송이 없어지는 것이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 KCTV제주방송은 채널7번으로 변경하고 다음달 7일부터 24시간 Full HD로 방송한다.  ⓒ제주의소리

KCTV제주방송(대표이사 오창수)은 디지털 방송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 최초 양방향 서비스 채널인 ‘KCTV N’(채널 4)이 대표적이다.

KCTV N에선 제주국제공항 항공기 출도착 정보와 실시간 날씨, 결혼, 부고 등 실생활 정보들을 시청자가 직접 검색해 볼 수 있다. 제주지역 동네예보까지 24시간 제공되고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

KCTV는 디지털을 넘어 Full HD로 간다는 전략이다. 디지털 방송을 위한 장비 준비에만 80억원 가까이 들었다. 카메라부터 스튜디오 제작, 송출 장비 등 전 방송시스템을 Full HD 장비로 바꿨다.

국내에서 최초로 양방향 채널 서비스를 해왔던 KCTV제주방송은 다시 한 번 국내 최초로 다음달 7일부터 24시간 Full HD로 고화질 방송을 시작한다.

윤용석 편성국장은 “지역 방송 채널 5번을 7번으로 바꿔서 아날로그 방송을 풀 HD로 송출하게 된다. 양방향 서비스 되던 채널 4번도 고화질로 방송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제주의 시범 전환을 시작으로 2013년 전국에서 디지털 방송 전환이 전면적으로 시행된다.

제주지역의 디지털 전환사업 대상자인 아날로그 방송 시청 세대는 1만9500여(9%) 세대로 파악되고 있다. 도내 1만3000여 세대에 이르는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수급자에 대해서는 디지털 컨버터와 안테나 등을 정부가 전액 지원한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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