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의 정을 느끼다
외할머니의 정을 느끼다
  • 장혜련 (-)
  • 승인 2011.07.26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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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성 문화유적100] (81) 명월리 드레할망당

『제주여성 문화유적 100』은 제주여성과 그들의 삶이 젖어있는 문화적 발자취를 엮은 이야기로, 2009년말 ‘제주발전연구원’에서 펴냈습니다. 『제주여성 문화유적 100』은 2008년에 이미 발간된 『제주여성 문화유적』을 통해 미리 전개된 전수조사를 바탕으로 필진들이 수차례 발품을 팔며 마을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노력이 깃들어 있습니다. 오늘 우리 제주가 있도록 한 ‘우리 어머니’의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제주의소리>는 제주발전연구원과 필진들의 협조로 『제주여성 문화유적 100』을 인터넷 연재합니다. 제주발전연구원과 필진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 제주의소리

▲ 요(쌍아래아)드레할망당 ⓒ장혜련

한림고등학교 안에 당이 위치해 있다. 학교 입구로 들어서면 나무가 우거져 있고 조그마한 분지를 이루고 있다. 양옆으로 돌들을 쌓아 경계를 이루지만 돌담을 쌓아 정확히 구획하지 않은 자연스런 모습이다. 자연석으로 제단이 마련되어 있고 당의 신체인 신목은 오른쪽에 있다. 제단 뒤쪽으로는 큰 나무가 있어 이곳이 신성한 장소임을 말해 준다. 이곳이 요(쌍아래아)드레할망당이다.

요드레할망당은 서문하르방당신의 아내인데 산돼지 발자국에 고인 물을 먹은 것으로 서문하르방이 부정하다 하여 따로 좌정하게 되었다. 서문하르방당은 한림고등학교 정문 남쪽 밭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다. 요드레할망당은 금악계 치병신으로 특히 피부병을 잘 다스렸다. 명월 하동 사람들의 생산에 관계되는 일, 그리고 삶과 죽음을 관장했다. 제일은 매 8일이다.

학교 안에 있지만 당의 신성한 분위기는 여전히 살아 있다. 인간에게도 운명이 있듯이 당에도 어떤 숙명이 있는 것은 아닐까? 요드레할망당이 학교 안에 있다는 것은 이 당신으로 하여금 하나의 의무를 부여하는 듯하다. 당은 원래 마을과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으면서도 언제든지 신과 만날 수 있고 독대할 수 있는 고즈넉함과 어느 정도 마을과 거리감이 있는 곳에 위치하게 마련이다. 이 당은 매일매일 등교하며 당 앞을 지나는 학생들을 만날 것이다. 그들의 조잘거림, 불평불만들, 사춘기 청소년들이 쏟아내는 부당은 이루 말할 수 없을 터이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에게 그들이 겪게 되는 사춘기의 혼란스러움이나 성장의 진통을 함께해 주는 외할머니의 역할을 요드레할망당이 해 보면 어떨까 하는데 생각이 미친다.

한림고등학교에 가면 청소년을 이해해 주는 신을 만날 수 있다. 그 신에게는 우리의 비밀을 의논할 수 있다. 시험을 잘 보게 해 달라고 빌거나 수험생들이 기도하면 효험이 있다. 이런 가정을 하면 요드레할망당은 이제 청소년들에게 무섭거나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누구나 먼저 찾아가 신과 만나려고 하지 않을까? 그리하여 ‘청소년전문 당할머니’ 혹은 ‘외할머니와 같은 푸근한 정이 느껴지는 당’이라는 자격을 부여한다. 그렇게 되면 한림고등학교 요드레할망당은 청소년들과 소통의 장소로, 혹은 그들을 지켜주는 수호천사의 인연의 자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당과 신들에게도 다양한 역할과 기능을 부여하는 것은 어떨까? 단지 보존의 방안에만 관심을 둘 것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한 번 더 생각해야 할 것이다. 청소년들에게 우리의 문화와 전통을 홍보하는 데 요드레할망당은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장혜련

*찾아가는 길 - 한림고등학교 정문 왼쪽 → 본관 건물가기 전 소나무 밭 가운데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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