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도 태평양전쟁 희생자 합동위령제 거행

▲ 광복 60주년을 맞은 15일 한라체육관 남쪽 광장에서는 태평양전쟁 당시 희생된 이들을 위로하기 위한 위령제가 열렸다.ⓒ제주의소리
태평양전쟁 발발과 더불어 일본에 주권을 침탈당한 식민지 상태였던 대한민국은 일본의 전쟁수행을 위한 병참기지로 인적·물적 희생을 강요당했다.

징집병으로, 노무자로, 근로정신대로, 종군위안부로, … 갖가지 형태로 원하지 않는 희생을 강요당하며 이역땅에서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역경을 감내했던 이들.

▲ 유족들이 헌화와 분향을 하고 있다.ⓒ제주의소리
어떤 이는 꿈에 그리던 고향으로 돌아오지도 못하고 낯선 땅에서 숨을 거두고 다행히 살아 귀국한 이들도 그 때의 상처 속에서 신음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태평양전쟁이 끝난지 반세기가 지난 지금에도 희생자와 그 유족들이 겪는 고통은 모두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광복 60주년을 맞은 2005년 8월 15일. 나라 없는 민족이 당했던 그 때의 비참한 역사를 후손들에게 알리고 다시는 반복되지 않게 방지하며 태평양전쟁 당시 희생돼 구천을 헤매고 있는 수많은 넋을 위로하기 위한 위령제가 한라체육관 남쪽 광장에서 거행됐다.

▲ 고인형 위령제 봉행위원장이 주제사를 하고 있다.ⓒ제주의소리
태평양전쟁희생자 합동위령제 봉행위원회 고인형 위원장은 주제사를 통해 "나라에 힘이 없어 주권을 빼앗기고 희생을 강요당해야 했던 조상들의 고통을 우리 후손들은 하나하나 기억하겠다"며 "그들의 희생이 결코 역사의 뒤안길에 묻히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위령제에 참석한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추도사에서 "역사는 망각하기 시작하면 또다시 되풀이된다"며 "'용서는 하되 절대 잊지는 말라'라는 말이 있듯이 아픈 역사일수록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아들과 함께 위령제에 참석한 김두길씨(47·북제주군 구좌)는 "아버지는 생전에 태평양전쟁 당시 마샬군도로 끌려가서 돌아오지 못한 할아버지에 대한 늘 말씀하셨다"며 "1943년에 할아버지와 함께 마샬군도로 끌려가셨던 분들 가운데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오시고 현재 생존해 계신 분들도 있어 더욱 안타까워 하셨다"고 말했다.

▲ 김두길씨가 아들과 함께 마샬군도에서 희생된 할아버지의 신위를 찾아보고 있다.ⓒ제주의소리
처음 태평양전쟁희생자 합동위령제가 거행될 때부터 매해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는 김씨는 "현재 바라는 것이 있다면 딱하나 위령탑이 만들어져 유족들이 아무 때나 가서 위령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라고 작은 바람을 말했다.

▲ ⓒ제주의소리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날 위령제에는 많은 유족들과 시민들이 참석해 태평양전쟁 당시 희생된 수많은 넋을 위로했다.

▲ 태평양전쟁의 참혹상을 알리는 사진전이 진행된 가운데 한 아버지가 아들에게 사진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다.ⓒ제주의소리
한편 이날 위령제가 봉행된 광장 한쪽에는 태평양전쟁 당시의 참혹상을 알리는 '태평양전쟁 참상 기록 사진전'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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