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농구] 16년만에 올림픽 티켓 도전...문태종 가세로 외곽 '업그레이드'

▲ 16년만에 올림픽 출전에 나서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 <뉴시스>
【뉴시스】아시아 남자 농구의 최강자를 가리는 제26회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가 15일 시작된다.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는 15~25일 중국 허베이성 우한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에는 2012년 런던올림픽 출전권 1장이 걸려있다. 우승을 해야만 런던행 직행 열차에 오를 수 있다.

이번 대회에는 16개국이 참가하며 4개조로 나뉘어 조별예선을 치른다. 각 조 상위 3개국, 총 12개국이 2개조로 나뉘어 결선리그(12강리그)를 벌인다. 조별예선과 결선리그 성적을 합해 결선리그 각 조 상위 4팀이 8강 토너먼트를 치러 우승팀을 가린다.

허재(46·KCC)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은 조별예선에서 A조에 속했다. 한국은 일단 조별예선에서 말레이시아(15일)와 레바논(16일), 인도(17일)를 차례로 만난다.

최근 몇 년 동안 지지부진했던 한국은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2003년 중국 하얼빈대회까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줄곧 1~3위를 유지하며 정상급 실력을 자랑했던 한국은 이후 중동세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2005년 카타르 도하대회에서 '숙적' 중국과 레바논, 카타르에 밀려 4위에 머무른 한국은 2007년 일본 도쿠시마대회에서는 이란, 레바논에 1, 2위를 내주고 3위에 그쳤다.

허재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2009년 중국 톈진대회에서는 7위라는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국 남자 농구가 올림픽 본선에 오른 것은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이 마지막이다.

2009년 벌어진 '톈진 참사' 이후 KBL과 대한농구협회가 손을 잡고 국가대표운영협의회를 설치하는 등 한국 남자 농구는 부활을 위해 애써왔다.

이번에는 런던행 직행 티켓을 따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2년 전 아픔을 맛봤던 허 감독은 "이번에는 런던행 티켓이 걸려있는 만큼 우승한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한국은 그동안 갈망했던 '해결사'를 얻었다. 귀화혼혈선수인 슈터 문태종(36·인천 전자랜드)이 한국 국적을 취득하며 대표팀에 합류했다.

여기에 골밑을 지킬 하승진(26·전주 KCC)이 큰 부상없이 건재하다. 함께 골밑을 책임질 김주성(32·원주 동부), 오세근(24·KGC인삼공사)도 든든하다.

허 감독은 "선수들이 집중력, 근성을 발휘해준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들이다. 하승진이 상태가 좋고 문태종도 있어 상대팀들이 우리를 쉽게 보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넘어야할 산들이 만만치 않다.

한국은 결선리그를 조 1위로 통과해야만 그나마 무난한 대진표를 받아들 수 있다. 그런데 결선리그 조 1위부터가 쉽지 않다.

조별예선 성적까지 합산돼 결선리그 조 순위가 정해지기 때문에 결선리그 조 1위에 오르려면 조별예선 성적도 중요하다. 같은 A조에 속한 국가 중 인도, 말레이시아는 한 수 아래이지만 '난적' 레바논을 어떻게 넘느냐가 문제다.

레바논은 2년 전 대회에서 한국에 충격을 안긴 팀이다. 한국은 8강에서 레바논에 져 준결승 진출에도 실패했다. 2007년에도 한국은 준결승에서 레바논에 무릎을 꿇었다.

결선리그에서의 여정도 만만치 않다. A조인 한국은 결선리그에서 B조에서 올라오는 3개국과 한 차례씩 맞대결을 펼치는데 이란이 높은 산이다.

이란은 2007년, 2009년 이 대회 2연속 우승을 차지한 팀이다. 이란에는 미국프로농구(NBA)에서 뛰는 하메드 하다디,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농구 디비전 1의 라이스대에서 뛰는 아살란 카제미가 버티고 있다.

조별예선 B조에서 결선리그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카타르와 대만도 쉽지만은 않은 상대다.

결선리그에서 조 1위에 오르지 못하면 8강 토너먼트에서 첫 판부터 반대편 조의 강팀인 중국이나 요르단, 필리핀을 상대해야 한다.

특히 8강부터 중국을 만나면 여정이 더욱 힘겨워진다. 왕즈즈, 이젠롄이 버티고 있는 중국은 평균 신장이 200m가 넘는 장대숲이다. 중국과 맞붙으면 안방 텃세까지 겪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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