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농구] 하승진.오세근 등 줄부상...승리 때 홈팀 중국과 격돌

▲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 허재 감독. <뉴시스>
【뉴시스】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이후 16년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이 2012년 런던올림픽행 티켓 1장이 걸려있는 제26회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8강에서 상승세에 올라있는 일본과 만난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은 23일 오후 4시30분(한국시간) 일본과 대회 8강전을 치른다.

'만리장성'으로 가는 길목에서 일본을 만나게 된 것. 한국은 8강에서 일본을 꺾으면 중국-레바논의 8강전 승자와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중국이 레바논을 물리칠 가능성이 높다.

결선리그(12강리그)까지는 리그전으로 치러졌지만 8강전부터는 토너먼트로 열린다. 한 번만 지면 탈락이다.

'벼랑 끝 대결'인 만큼 한국에 일본은 방심할 수 없는 상대다. 2년 전인 2009년 중국 톈진에서 열린 제25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레바논에 무릎을 꿇으며 7위라는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한국은 더욱 신중한 모습이다.

일본은 FIBA 랭킹에서 한국(31위)보다 두 단계 낮은 33위다. 2009년 제25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10위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한국보다는 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외국인 감독 토마스 위즈먼이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뒤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지난 6월 중국 난징에서 열린 동아시아선수권대회 4강에서는 주전급 선수들이 빠진 중국을 꺾기도 했다. 당시 김주성, 하승진 등이 없었던 한국은 중국에 54-61로 졌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은 조별예선에서 요르단, 시리아, 인도네시아를 모두 이기고 C조 1위로 결선리그에 올랐다. 결선리그에서는 중국, 필리핀에 졌고, 아랍에미리트(UAE)에만 이겼다.

쌍둥이인 다케우치 고스케, 다케우치 조지(이상 26·206cm)가 지키고 있는 일본 골밑이 상당히 위협적이다. 가와무라 다쿠야(25·193cm), 쇼나카 다케키(27·180cm)가 외곽 공격을 담당하고 있다.

그래도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이 앞선다. 전체 포지션에서 한국이 우위다. 한국은 하승진, 김주성 없이 출전한 동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일본을 89-73으로 완파했다.

잔부상을 안은 선수가 많은 것이 한국의 걱정이다.

한국은 '괴물 센터' 하승진(26·KCC)이 왼 발목 부상으로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골밑 요원 오세근(24·KGC인삼공사)도 왼 발목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김주성(32·동부)도 어깨에 통증이 있고, 막내 김종규(20·경희대)도 오른 무릎 부상을 안고 뛰고 있다.

오른 발목 상태가 좋지 않았던 양희종(27·KGC인삼공사)도 이제서야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 21일 이란과의 결선리그 최종전에서 양동근(30·모비스)이 오른 발목을 다쳐 제 컨디션을 발휘할지 미지수다.

외곽포가 좀처럼 터지지 않는 것도 허 감독의 속을 시커멓게 태우고 있다. 약체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한 결선리그 첫 경기에서 3점포를 19개나 터뜨렸던 한국은 대만전에서 5개, 이란전에서 4개를 넣는데 그쳤다.

'해결사'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받았던 문태종(36·전자랜드)이 주춤하다.

조별예선에서부터 슛 감각이 그다지 좋지 않았던 문태종은 우즈베키스탄전에서 3점슛 5방을 터뜨렸지만 대만전에서는 6차례의 3점슛 시도 가운데 1개만이 림을 통과했다. 이란전에서는 5번 3점슛을 시도했지만 하나도 넣지 못했다.

이란전에서 완패해 분위기가 처진 한국은 일본전에서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한다. 준결승에서 만날 중국이 힘겨운 상대여서 분위기 반전은 더욱 필요하다.

허재 감독은 "일본을 상대로 수비에서는 변칙을 가미해 맞서고 공격에서는 문태종에 치우치지 않고 다른 선수들을 고루 활용하며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며 일본전 필승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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