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호. <뉴시스>
【뉴시스】"내가 힘을 빼고 친다고들 하는데 다들 속고 있는 겁니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절대 짧게 안 쳐요."

롯데 자이언츠 4번 타자 이대호(29)는 자신의 최근 상승세에 대해 가벼운 농담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대호의 9월 활약상은 경이로울 정도다. 16경기 55타수 동안 무려 30안타나 때려냈다. 타율 0.545, 홈런 3개, 타점 19개로 뭐 하나 빠지지 않는다. 순위 싸움이 한창인 때라 상대 투수들의 견제가 극심해졌지만 이대호의 방망이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상승세의 원동력은 '힘을 빼고 치는 타법' 덕분이다. 이대호가 족히 '20년은 걸린다'는 이 타법에 눈을 뜬 것은 목부상이 계기가 됐다.

이대호는 지난 2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20일 전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목이 아팠다. 목에 힘을 줄 수 없어 자연스레 중심이 뒤로 갖는데 그 때부터 잘 맞게 됐다"고 말했다.

가벼워진 스윙은 홈런의 감소로 이어졌다. 하지만 그 외의 모든 기록은 상승했다. 하나를 버리고 나머지를 쟁취한 셈이다. "홈런왕을 포기했다고 하는데 선수에게 포기가 어디 있느냐"고는 하지만 홈런왕 타이틀에는 관심이 사라진지 오래다.

이대호는 "7~8월에 너무 좋지 않아 타격왕도 (손)아섭이나 (이)용규가 될 줄 알았다"며 "그런데 가볍게 치니 안타, 타율, 장타율, 타점이 높아졌다. 하나를 포기하면서 많은 것을 얻게 됐다"고 전했다.

4번 타자라는 자부심도 고공비행의 원인이 됐다. 이대호는 "다른 팀은 모르겠지만 우리 팀 타자보다 못하면 안된다. 내가 4번을 치는데 3번이나 5번보다 못하면 되겠느냐. 안 좋으면 안 되니까 더욱 열심히 하게 된다"고 웃어 보였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