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축구리그] 중반 부진 딛고 5위로 왕중왕전 진출...또다른 시험무대

▲ 우여곡절 끝에 왕중왕전 출전권을 거머쥔 제주중앙고. ⓒ제주의소리DB
제주중앙고의 2011년 시즌은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제주중앙고가 힘겹게 왕중왕전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제주중앙고는 지난 24일 창원축구센터 사계절A구장에서 열린 2011 대교눈높이 전국고등축구 경남-제주 리그 최종전에서 남해해성고를 4-2로 대파했다.

리그 첫 경기에서 오현고를 5-0으로 대파하며 산뜻한 출발을 연 제주중앙고는 시즌 초반 창원기계공고와 선두를 놓고 다툴 때만 해도 왕중왕전 진출은 따놓은 당상처럼 여겨졌다. 실제로 주장 오원석(3학년)을 중심으로 공.수에 걸쳐 견고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많은 축구 관계자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거칠 것 없었던 제주중앙고의 상승세에 발목을 잡은 요소는 역시 주전 선수들의 부상과 경고누적이었다. 5월 중순 이후 경기력이 급격히 저하된 제주중앙고는 주전 선수들의 부상과 경고누적이 끊이지 않으면서 베스트 전력 구축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골 결정력과 막판 집중력 부재로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잇따라 놓치며 중위권 팀들에 맹추격을 허용했다.

전반기를 4위로 마무리한 제주중앙고는 후반기 들어 마산공고, 거제고에 내리 덜미를 잡히며 왕중왕전 진출 조차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내몰렸다. 그 사이 제주제일고와 오현고, 거제고 등은 무서운 기세로 치고오르며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위기 뒤에는 항상 찬스가 존재하는 법.

제주중앙고는 20차전에서 창원기계공고에 4-3 승리를 거두며 침체됐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창원기계공고가 시즌 초반부터 탄탄한 공.수 밸런스를 바탕으로 선두를 유지해온 팀이라 승리의 값어치는 상당했다. 창원기계공고 전 승리는 선수들의 자신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제주중앙고는 김해생명과학고 전에서는 오원석과 골키퍼 고명원(2학년)이 경고누적으로 빠지는 악재 속에서도 2-1 승리를 거뒀고, 마지막 남해해성고 전 역시 기분좋게 승리로 장식하며 유종의 미를 장식했다.

왕중왕전 진출의 가장 큰 수훈갑은 역시 '캡틴' 오원석. 1학년때부터 줄곧 주전으로 투입된 오원석은 빼어난 공.수 조율과 왕성한 활동량 등을 바탕으로 팀 플레이의 '엔돌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동료들을 적절히 활용하는 이타적인 플레이는 단연 돋보였다. 또, 팀내 주장 답게 후배 선수들의 리드도 충실히 해내는 등 존재감을 과시했다.

부상으로 시즌 초반 주춤했던 해결사 정재원(3학년)은 부상 복귀 후 7골을 쓸어담는 탁월한 결정력을 뽐내며 제 몫을 충실히 했다는 평가다. 이어 '조커' 김우진과 양재훈(이상 2학년) 등도 영양가 만점의 활약으로  팀 전력에 큰 힘을 실어줬다. 승점 37점(11승4무7패)을 확보한 제주중앙고는 5위로 리그를 마무리하며 6위까지 주어지는 왕중왕전에 합류했다.

무엇보다 왕중왕전 진출이라는 목표 아래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것이 달콤한 열매를 맺은 원동력이다.

주장 오원석은 "부상 없이 시즌을 마무리해 나름대로 의미 있게 생각한다. 또 동료들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며 "리그 중반 저조했을 때 자체 미팅을 통해 열심히 해보자고 서로 독려한 것이 좋은 결과를 얻었다. 남은 기간 체력과 컨디션을 끌어올려 왕중왕전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팀내 '조커'로 대단한 존재감을 뽐낸 김우진은 "경기력에 기복이 심했고 자신감이 부족한 모습을 보여준 것은 아쉽다. 그러나 리그 마지막 경기를 이기고 왕중왕전에 진출해 기분이 더할나위 없이 좋다"면서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왕중왕전 역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대진운만 받쳐주면 어느 팀도 무섭지 않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제주 백록기를 비롯한 전국대회에서는 유독 저조한 성과를 거뒀던 제주중앙고는 이제 또 다른 시험무대에 섰다. 힘겹게 왕중왕전에 올라온 만큼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제주의소리>

<허지훈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