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끝난 지 이틀만에 후보자 전격 소환
제주시농협, '당혹감' 속 경찰수사 '촉각'

제11대 제주시농협 조합장 선거가 끝나지 불과 이틀도 안돼 후보자들이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제2의 교육감 선거'가 되지 않느냐는 우려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22일 제주시농협 조합장선거에서 후보자들이 '금품'과 '향응제공' 등의 혐의를 포착, 내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제주시선관위도 '전화홍보' 등 불법선거 운동 혐의를 제보받아 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사상 처음으로 선관위가 위탁받아 치른 이번 제주시농협 조합장 선거는 TV토론회 개최 등 비교적 깨끗하고 공정하게 치러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였다.

하지만 경찰과 선관위가 불법 혐의를 포착해 수사에 착수함에 따라 후보자는 물론 제주시농협까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소문과 루머만으로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며 조합장 선거에서 일부 후보자들의 불법선거 혐의를 상당히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은 이날 A후보를 전격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A후보는 선관위로부터도 불법 선거운동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경찰은 유력한 후보였던 B 후보와 C 후보도 조만간 소환 조사를 벌일 예정이어서 조합장선거에 나섰던 후보자들을 줄줄이 소환 조사를 벌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제주시농협 조합장선거가 지난해 2월 실시된 '교육감 선거'가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주시농협 조합장선거와 교육감 선거는 상당히 유사점이 많다. 똑같이 11대 선거이고, 후보자도 각각 4명이었다.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자 4명은 금품을 살포해 전원 사법처리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고, 결국 재선거를 치러 현 양성언 교육감이 당선됐었다.

조합장선거에 대한 경찰수사가 진행되는 것이 알려지자 제주시농협은 '당혹감'과 함께 수사에 '촉각'을 모으고 있다.

제주시농협 관계자는 "오늘 오전 경찰에서 선거인 명부 등을 요구해 왔었다"며 "선관위에서 선거가 관리돼 깨끗하고 공정하게 선거가 치뤄진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선거가 끝나자 마자 이런 일이 발생해 우리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며 "새로운 조합장 취임까지 보름 이상 남았기 때문에 경찰수사를 더 지켜봐야 겠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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