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마라톤] 전남 성산원 장애인 27명, 옷 200벌 기부 ‘아름다운 동행’
스페셜올림픽 동메달리스트 민상아씨도 참가…“나도 할 수 있다” 자신감 충전

▲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를 찾은 전라남도 나주시에 있는 정신지체 장애인 재활시설 '성산원' 원생들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아름다운가게 제주에 옷 200벌을 기증해 기부 마라톤대회의 취지를 빛냈다. ⓒ제주의소리

제4회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를 빛낸 진정한 기부천사들이 있어 화제다.

몸은 다소 불편한 장애인들이지만 나눔과 베풂의 삶을 실천하는 있어서만큼은 일반인들을 뛰어넘은 이들이다. 전라남도 나주시에 소재한 정신지체 장애인의 재활시설인 ‘성산원’ 원생들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이날 아름다운 동행에는 원생과 지도교사 등 27명이 함께 했다.

이들은 재활치료를 위해 마라톤을 시작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뛰지만은 않는다. 무언가를 위해 뛴다. 그 무언가는 바로 ‘살아가기 위함’이다. 2일 참가한 아름다운 마라톤에서는 ‘기부와 나눔’을 하나 더 얹었다.

행사장을 찾은 이들이 먼저 찾은 곳은 아름다운 가게. 옷 200벌을 전달하고 나서야 몸을 풀기 시작했다.

유니폼 등의 ‘I'm running for…’(내가 달리는 목적은)에는 “나는 할 수 있다! 파이팅”이란 짧은 문구를 적어 넣기도 했다. 장애를 갖고 있는 이들이 마라톤을 하는 진짜 이유이기도 하다.

이들 중에도 유독 잘 달리는 이가 한 명 눈에 띄었다.

지난 6월25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2011 하계 스페셜올림픽’ 1500m에서 동메달을 딴 민상아씨(20)였다.

특공무술 사범이 꿈이라는 그는 “달리기를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이번 스페셜올림픽에서 상아씨가 메달을 따자 시설의 다른 장애인 가족들에게도 자극제가 됐다.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했다. 상아씨처럼 스페셜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참가하기 위해 달리기에 더욱 열심이다.

이들을 인솔하고 온 물리치료사 김수옥씨(48)는 “마라톤의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자신감이 생긴 게 가장 큰 효과”라고 했다.

김 씨는 “또 이렇게 대회에 참가하면서 사회와 어우러지는 것을 배운다. 오늘은 자신들이 누군가를 위해 돕는다는 생각에 다들 들떠 있다”고 전했다.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나는 할 수 있다! 파이팅”을 외치며 운동화 끈을 동여매는 아이들. 엄마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뛰고 또 뛰는 ‘맨발의 기봉이’처럼 기부와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아름다운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기부천사다.

☞스페셜올림픽이란? 지적발달장애인들의 신체 능력을 향상시키고,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유대감을 키우자는 취지에서 1968년 미국 시카고에서 처음으로 개최됐다. 금·은·동 메달을 위해 경쟁하는 엘리트 올림픽과 달리 1등에서 3등까지는 메달이, 4등에서 8등까지는 리본이 수여된다. 2013년에는 평창에서 동계스페셜올림픽이 열린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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