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마라톤대회' 이어진 기부 행렬...아름다운 얼굴들

▲ '2011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 3200명 참가자들이 모아준 기부금 2634만9천원은 교육 사각지대에 있는 청소년들을 위한 '(가칭)아름다운 청소년센터'를 짓는 데 쓰일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서 제주 여성 최초 마라톤 풀코스 50회 도전에 성공한 여신숙(맨오른쪽) 씨가 아름다운가게 제주 측에 참가자 대표로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처음부터 끝까지 ‘기부’가 대회 정신이었다. 소중한 기부금을 모아준 아름다운 달림이들의 뜻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다.

2일 제주시 구좌읍 구좌생활체육공원 일대에서 진행된 ‘2011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는 기부로 시작해서 기부로 끝났다.

대회는 참가자들의 기부로 첫 테이프를 끊는다. 참가비의 절반을 참가자들의 이름으로 어려운 이웃들에 전달해온 지 올해로 4년째다.

이번 대회 3200명 ‘기부천사’들이 모아준 2634만9천원은 교육 사각지대에 있는 청소년을 위한 ‘(가칭)아름다운 청소년센터’를 짓는 데 쓰일 예정이다.

작년 대회 때 나눠준 ‘기부 저금통’을 잊지 않고 ‘사랑의 동전’으로 가득 채워온 참가자들도 있었다. 문두경(46), 문필현(49), 신용필(46), 정순임, 조명순 씨 등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좋은 곳에 써주길 바란다”고 뜻을 전했다.

작년 대회의 어린이 참가자들도 동전을 한가득 모아와 화제였다. 이예원(도남초 4), 이혁민(6.요술배어린이집), 이혁재(도남초 1), 이혁준(아라초 1) 어린이가 총 3만620원을 대회 현장에서 전달했다.

농협제주지역본부(본부장 김상오)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기부 저금통’ 3천여 개를 지원해 다음 대회의 감동을 기약했다.

▲ 작년 대회 기념품으로 나눠준 '기부 저금통'에 사랑을 가득 채워 온 아름다운 달림이들의 밝은 미소는 기부가 주는 뿌듯함을 엿보게 한다. 이외에도 많은 분들이 저금통을 들고 사무국을 직접 방문해 줬다. (사진에 모두 담지 못했던 점 양해바랍니다.) ⓒ제주의소리

애플마라톤교실 회원들도 십시일반 모은 27만8300원을 현장에서 전달했다.

취지에 공감한 많은 이들이 현장에서 '즉석 기부'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고호성 제주대 교수, 양영오 제주발전연구원 원장, 백종환 씨 등이 금일봉을 전달하며 어려운 이웃들에 나눠달라고 뜻을 전했다. 현장에 모인 저금통과 금일봉 모두 기부금에 보태진다.

경품에 당첨된 행운아들도 기부에 동참하며 기쁨을 두배로 키웠다. 총 4만1500원이 이 자리에서 모였다.

돈 뿐 아니다. ‘물품 기부’와 ‘재능 기부’도 이어졌다.

3년 연속 자전거를 기증해 오고 있는 제주하이킹의 현승도 사장, 기부 달림이들에 따뜻한 컵라면을 제공한 신세계 이마트 제주점, 대회 재미를 ‘2배’로 만들어준 이색 경품 진돗개를 기부한 안민찬 제주도수의사협회 회장 등이다. 전라남도에서 불편한 몸을 이끌고 온 지체장애인 시설 '성산원'은 옷 200벌을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의 기부기관인 아름다운가게 제주에 전달해 대회를 빛냈다.

첫 회부터 아름다운 마라톤대회와 함께 해온 시사만화가 김경수 화백은 기부 행렬에 동참한 이들을 위해 특별한 캐리커처 그리기 재능을 기부했다.

▲ '2011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를 찾은 지체장애인 시설 '성산원'에선 옷 200벌을 현장에서 아름다운가게 제주에 전달했다. ⓒ제주의소리

행사장 곳곳에서 성공적인 진행을 위해 함께 달린 5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 역시 아름다운 봉사정신을 발휘한 숨은 주역들이다.

기부 받은 물품을 꼭 필요한 이웃들에 전달하는 것으로 참가자들의 기부 정신을 이어갔다. 쓰고 남은 컵라면과 생수병, 주스 등을 대회가 끝난 뒤 제주도사회복지협의회 ‘사랑나눔 푸드마켓’에 전달했다. 푸드마켓 쪽은 기부 받은 식품을 제주지역 저소득층 노인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김원삼 제주도사회복지협의회 과장은 “아름다운 마라톤대회에서 기부 받은 것을 다시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다시 건네는 배려가 고맙다”며 “취지에 맞도록 물품들을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를 주최.주관하는 <제주의소리> 이재홍 이사는 “참가자들이 보여주는 ‘기부와 나눔’ 행렬은 아름다운 마라톤대회의 정신”이라며 “그 뜻을 이어받아 더 뜻 깊은 대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음 대회를 기약했다.

5회 대회는 2012년 10월 21일 개최될 예정이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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