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문화' 알고 봐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축제”
“'제주 문화' 알고 봐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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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회 반세기 맞은 탐라문화제 강창화 대회장
“정체성·관객 참여도 과제...참여·탐라문화 재연으로 돌파”

전화 벨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머리가 둘만 모여도 즉석 회의가 진행됐다. 막 출력된 따끈따끈한 리플릿을 펼쳤다. 닷새간의 행사 일정이 5단짜리 리플릿을 빼곡히 채우고 있었다.

올해로 제50회를 맞는 ‘탐라문화제’를 준비하고 있는 (사)제주예총 사무실의 행사 이틀 전 풍경이다. 5일 이곳에서 만난 강창화 탐라문화제 대회장(제주예총 권한대행)은 “10여년 이상 탐라문화제를 치러온 베테랑들이어서 차질 없이 준비되고 있다”고 자신했다. 강 대회장 역시 ‘잔심부름’부터 시작해 탐라문화제와 함께 해 온 지 10여년이라고 했다.

▲ 강창화 '제50회 탐라문화제' 대회장. ⓒ제주의소리
강 대회장은 “내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부터 탐라문화제 사생 대회에 출전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나처럼 많은 학생들이 탐라문화제에서 그림을 그렸고, 성인이 돼서도 전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강 대회장은 한국미협 서예분과 부위원장 등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중견 서예 작가다.

1962년 제주예총의 창립과 때를 맞춰 순수예술제인 ‘제주예술제’로 시작한 탐라문화제는 올해 역사적인 반세기를 맞고 있다.

강 대회장은 “제주 문화를 복원하고 전승하며 계승하는 것이 탐라문화제의 가장 큰 목적”이라며 “탐라문화제에서 시연의 장을 마련해 온 칠머리당굿이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 역시 이 축제가 축적해 온 힘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50년 역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탐라문화제를 통해 발굴된 ‘방앗돌 굴리는 노래’와 ‘귀리 겉보리 농사일 소리’는 제주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했다.

강 대회장은 “2002년부터 4년간 문화관광부의 우수 지역민속축제로 선정되기도 했고, 백제문화제 등과 함께 우리나라 대표 전통문화축제로 선정되는 쾌거를 안기도 했다”고 지난 50년의 성과를 소개했다.

하지만 전통 문화에 대한 대중들의 낮은 관심, 축제의 다양화 추세 등으로 참여율이 낮은 것은 탐라문화제가 안고 있는 숙제다.

강 대회장은 “축제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많은 관객이 찾는 것”이라며 “그런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개발해 나가야 하지만 여기엔 예산의 문제가 따른다”고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공연 위주의 축제에서 체험 중심으로 변화한 것이 50회를 맞은 올해 축제의 전략이라면 전략이다.

축제 외부의 비판도 이어진다. 줄기차게 제기돼 온 ‘축제의 정체성’ 문제를 들 수 있다. 제1회 제주예술제가 순수예술제에서 출발해 한라문화제에서 탐라문화제로 명칭이 바뀌는 동안 축제 규모가 방대해 지는 대신 ‘상징적인 축제’는 잃어버려 정체성이 없다는 것이다.

‘탐라문화제’에 ‘탐라문화’가 없다는 지적은 특히 뼈아프다. 이를 의식한 듯 이번 축제엔 탐라국 전설과 신화를 재연한 축제가 눈에 띈다.

7일 개막식 날 오전부터 탐라 개국신화를 재현하는 축제 ‘삼(三)을나, 제주의 미래를 밝히다’가 온평리 혼인지와 제주시 삼성혈, 한짓골, 칠성로 산지천 등 신화적 배경이 되는 지역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최근 도가 주축이 돼 탐라문화제를 세계적인 축제로 만든다며 충남의 ‘대백제전’을 벤치마킹한 ‘(가칭)대탐라전’으로 개편하는 논의에 대해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강 대회장은 “축제를 관이 주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대백제전’을 벤치마킹 한다고 하지만 그런 식으로 제주만의 특별한 민속 축제가 될 수 있을지 우려된다. 50년 동안 민간에서 해온 노하우를 무시해선 안 된다. 만일 도가 공식적으로 ‘대탐라전’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온다면 회원 단체들이 모여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단호한 뜻을 밝혔다.

올해 축제의 주목할 만한 장면으로는 50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29일부터 2일까지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진행한 ‘해외로 찾아가는 탐라문화제’를 들었다.

강 대회장은 “고향 제주를 떠나 지난 50여 년간 일본에 정착해 온 재일동포들은 제주 민속공연단의 위로 공연에 눈물로 감격을 표시했다”며 “정치인 백 명이 오는 것보다 공연단 하나가 오는 게 백배 낫다”고 말할 정도였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때의 감동 덕인지 올해엔 무려 180여명의 재일 교민들이 이번 축제를 찾을 예정이다. 어느 때보다도 많은 수라고 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탐라문화제. 축제를 즐기기 위해선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강 대회장은 ‘제주 문화에 대한 관심’을 들었다.

그는 “제주의 신화나 전설, 굿 문화 등에 대한 관심을 갖고 축제장을 찾기 전에 정보를 찾아본다면 수십 배 크기로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축제를 준비하는 이들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한 번쯤 나와서 일상의 피로도 풀기 바란다”고 밝혔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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