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경 칼럼] 제주지역 대학에 바란다

내년은 대통령 선거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 해입니다.

슬슬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제주지역 대학교의 몇몇 교수님들은 벌써부터 엉덩이가 들썩들썩 하고 있음을 매스컴을 통해서 알고 있습니다.

교수님이 정치에 관심이 있어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은 좋은 일이고, 누구도 반대 할 사람들이 없을 겁니다. 그러나 그 방법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교수님들이 정치에 관심이 있는 것과, 정치인 되겠다는 것은 엄연히 다름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교수님들께서 정치인이 되겠다고 정당에 입후보를 한다면, 그 시점에서 학자의 옷을 벗고 입후보를 하셔야지요. 즉 대학교수를 그만두고 정식 정치인으로 입문하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생각해 오신 좋은 철학들을 이 세상에 적용시켜, 좋은 나라 좋은 사회를 만들어, 우리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시면 얼마나 좋습니까.

사실, 대학교수로서 있으면서 정당 추천을 받을려고 여기 기웃 저기 기웃, 선거때마다 여기 어슬렁 저기 어슬렁, 참 꼴불견 아닙니까? 정치를 하고 싶으시다면 학자의 옷을 벗고 그길로 가시지요. 그것이야 말로 본인을 위한 길이고, 학생들을 위한 길이고, 일반 시민을 위한 길이며, 우리들이 존경하는 선비의 진정한 모습이 아닐까요.

선거를 하는 우리 일반 시민들도 교수도 아니고 정치인도 아닌 엉거주춤한 양다리 걸친 그런 사람들, 정확히 봅니다. 자기에게 어떤 고통과 어려움이 온다해도 굳굳이 자기 철학을 이 세상에 적용시켜 좋은 사회를 만들겠다는 신념이 보이는 사람에게 표를 찍습니다.

학자로 있으면서 선거때마다 여기 기웃 저기 기웃대는 교수들이 있는 지역이 제주도 이외에도 있을까요? 한국에서도 그런 지역이 있을까요?

지금 저가 살고 있는 일본에는 그런 경우는 없습니다. 교수들이 정치에 들어가는 경우는 있습니다. 그러나 교수직를 그만두고 들어갑니다. 그래서 전직 교수라는 경력은 있지만, 현직 교수라는 경우는 없습니다. 일본이 하는 짓이 다 바른 짓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국제표준입니다.

정치인으로서 사회에 공헌하시고, 정치인으로서의 경험을 교단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상당히 좋은 일이지요. 그럴 때는 정치인의 옷을 벗고 학자의 옷으로 갈아 입으신 후 하셔야지요.

하나 더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선거때 어느 정당 선거대책 사무국장, 선거대책 위원장직을 대학 교수들이 하는 것을 보곤 했습니다. 그런 직책은 학자의 옷을 벗고 해야 될 직책이 아닐까요?

선거판에서 밤 늦게 코피 터지는 전투와 같은 일을 하다가, 경우에 따라서는 밤 늦게 술판까지 벌여야 될 일을 하다가, 다음날 아침에 출근해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을까요? 설령 가르킨다고 해도, 그 내용은 충실한 내용 일까요? 그만큼 교육의 질이 떨어지겠지요.

전날 철야로 예습을 하고서도 강의를 마치고 교실을 나설 때 부족함을 느끼곤 합니다. 나는 실력이 없고 머리가 나빠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부디 정치를 하시고 싶으실때는 학자의 옷을 벗고서 나서는 그런 씩씩한 정치인에게 한표를 찍고 싶습니다. 제발 여기 어슬렁 저기 어슬렁 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보여주지 마십시요. 학생들이 보고 있습니다. / 신재경

 

▲ 신재경 교수 ⓒ 제주의소리
 필자 신재경 교수는 1955년 제주시에서 출생했다. 제주북초등학교, 제주제일중학교, 제주제일고등학교, 한양공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했다. 한일방직 인천공장에서 5년간 엔지니어를 한 후 1985년 일본 국비장학생으로 渡日해 龍谷大學대학원에서 석사·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3년 京都經濟短期大學 전임강사를 거쳐 현재 京都創成大學 經營情報學部 교수로 있다. 전공은 경영정보론이며, 오사까 쯔루하시(鶴橋)에 산다. 오사카 제주도연구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기도 한 신 교수는 재일동포, 그 중에서도 재일제주인들의 삶에 대해 조사 연구하고 있으며, 특히 재일동포들의 '밀항'을 밀도 있게 조사하면서 <제주의소리>에 '어떤 밀항이야기'를 연재해 왔다. 또 일본 프로야구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발휘 '신재경의 일본야구'를 써 왔다.    jejudo@nift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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