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박규헌 의원

지난 5월,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기록물과 조선후기 임금이 조정에서 행한 갖가지 사실 등을 일기 형식으로 적은 일성록(日省錄)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5.18 민주화운동 관련 기록물은 우리나라 민주화뿐만 아니라 주변 국가들의 민주화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기록유산 가운데 현대사 관련 기록물이 처음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는 것에도 중요한 의의를 두고 있다.

국보 제153호인 일성록은 날마다 반성한다는 의미로 1760년(영조 36년)부터 1910년(융희 4년)까지 국정 운영 등을 정리한 것으로 총 2329책이 현존 하고 있다. 일성록은 실록과 달리 자세한 상황이 기록되어 있고 당시 국내외 정치적, 문화적 교류의 실상을 담고 있는 기록물이라는 점에서 세계사적 중요한 자료로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다.

이로써 우리나라가 보유한 세계기록유산은 모두 9건이 되었다. 가히 우리민족은 기록물과 관련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유전인자를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이러한 찬란한 기록문화의 전통이 제주에는 얼마나 남아 있을까?

필자가 2002년 애월읍장으로 공직에 몸담고 있을 때였다. 관내 어느 마을의 낡은 가옥을 철거하게 되었는데, 오늘날의 신분증과 같은 준호구, 토지매매문서, 임명장 등의 고문서가 대량으로 발견되었다. 누가 봐도 중요한 문서임에 틀림없었다. 급히 마을이장과 상의해 개발위원회를 소집하고 그 문서를 정리한 후 ‘애월도서관’에 보존·열람할 수 있게 했다. 만약 그때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무심코 지나쳐 버렸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애월의 역사 한 페이지가 사라졌을 것이다.

▲ 박규헌 제주도의원(애월, 민주당).
이러한 시기에 제주특별자치도가 추진하고 있는 전국 최초 『제주특별자치도 민간기록물 수집 및 관리에 관한 조례』제정은 매우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본다.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라고 한다. 역사는 미래의 거울이라고 얘기하듯이 기록물과 관련된 제도적 기반을 발판으로 제주 관련 폭넓은 자료를 수집하여 도민들이 어디에서라도 열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곧 제주특별자치도 모든 주민의 행복한 삶의 보장이며 소중한 지식정보 자원이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박규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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