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월드컵 3차예선] 2승1무로 조 선두 유지...수비 불안 여전

▲ UAE전에서 선제골을 넣고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는 축구대표팀 '캡틴' 박주영. <뉴시스>
조광래호가 중동의 복병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진땀승을 거뒀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3차전 홈경기에서 UAE에 2-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승점 7점(2승1무)을 기록한 한국은 조 선두를 굳게 지키며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11월 11일 UAE, 15일 레바논 원정경기를 맞이하게 됐다. '캡틴' 박주영(아스날)은 3경기 연속골의 물 오른 결정력을 뽐내며 이름값을 했다.

지동원(선더랜드)을 최전방 원톱으로 내세운 한국은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을 처진 스트라이커, 박주영과 서정진(전북)을 양쪽 날개로 각각 포진했다. 기성용(셀틱)과 이용래(수원)가 변함없이 '더블 볼란테'로 호흡을 맞췄다.

김영권(오미야 아르디자)-이정수(알 사드)-홍정호(제주)-최효진(서울)이 차례로 포백 수비라인을 구축했고, 붙박이 수문장 정성룡(수원)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당초 한국이 우세한 경기를 펼칠 것으로 점쳐졌지만, 막상 뚜껑을 여니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갔다.

UAE는 전반 1분 아크 오른쪽에서 피사르의 왼발 슈팅이 골문을 살짝 비껴가며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했다. 세밀한 패스로 UAE의 수비를 흔들던 한국은 전반 5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기성용이 상대 수비를 제치고 때린 왼발 슈팅이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이어 전반 13분 아크 정면에서 박주영의 오른발 프리킥도 상대 수비에 가로막히는 아쉬움을 남겼다. UAE는 미드필더 라인의 강한 압박과 빠른 역습으로 득점 기회를 엿봤다. 전반 19분 후방에서 날아온 롱패스를 받은 함마디가 단독 드리블에 이은 아크 왼쪽에서 오른발 슈팅이 크로스바를 넘겼다.

UAE의 빠른 역습에 수비 간격이 흔들리기 시작한 한국은 전반 23분 오른쪽 측면에서 서정진의 크로스가 수비 맞고 굴절되자 이를 지동원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넘기면서 벤치의 깊은 탄식을 자아냈다.

한국은 서정진과 박주영, 지동원 등이 위치를 수시로 바꿔가며 상대 수비를 헤집고 다녔지만, UAE의 그물망 수비에 전혀 해법을 못 푸는 모습이 엿보였다. 전반 35분 오른쪽 측면에서 최효진의 크로스를 박주영이 멋진 헤딩슛으로 연결한 것도 크로스바를 살짝 넘기면서 또 한 번의 찬스를 놓쳤다.

전반 44분 페널티지역 안에서 구자철이 드리블을 하다 넘어졌으나 헐리우드 액션이 선언되면서 땅을 쳐야만 했다.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골 결정력 부재로 전반을 득점없이 마무리한 한국은 해결사 박주영의 한 방으로 기어이 '0'의 균형을 깼다. 후반 5분 서정진의 절묘한 스루패스를 받은 박주영이 골키퍼와 단독 찬스에서 침착하게 오른발로 차 넣으며 선제골을 뽑아냈다.

박주영과 서정진의 '콤비 플레이'로 선제골을 엮어낸 한국은 후반 7분 왼쪽 측면에서 김영권이 날카롭게 차 올린 크로스를 지동원이 머리에 갖다댔으나 아쉽게 불발로 그쳤다. UAE는 후반 14분 알 쉬히를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으나 한국의 패스 게임과 압박에 포지션 간격이 흔들리면서 경기 흐름을 뺏겼다.

한국은 후반 18분 기성용이 올려준 코너킥을 상대 알 카말리가 걷어낸다는 것이 그대로 골문에 빨려들어가 행운의 자책골을 엮어냈다. 후반 19분 구자철 대신 남태희(발랑시엔)를 투입해 공격의 수위를 더욱 높였다. 수비 실수로 또 한 번 실점을 내준 UAE는 최전방 압바스와 하데르가 고립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었다.

후반 27분과 34분 지동원과 박주영을 빼고 손흥민(함부르크SV), 이동국(전북)을 각각 투입한 한국은 서정진과 박주영 등을 중심으로 추가골 사냥에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후반 38분 아크 정면에서 기성용의 오른발로 감아찬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넘기는 등 플레이의 세밀함이 2% 모자랐다.

후반 중반 이후 거친 플레이로 일관한 UAE는 수비 뒤 이어지는 빠른 역습으로 만회골 사냥에 강한 의욕을 불태웠다. 결국 후반 46분 알 주나이비의 패스를 받은 마타르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네트를 가르면서 만회골을 터뜨렸다.

UAE의 역습에 수비 조직력이 한 번에 무너진 한국은 뒤늦게 이어진 UAE의 공세에 흔들리는 모습이 엿보였으나 안정된 경기운영을 앞세워 승리를 따냈다. <제주의소리>

<허지훈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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