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두리. <뉴시스>
【뉴시스】부상에서 회복한 '차미네이터' 차두리(31·셀틱FC)가 손흥민(19·함부르크SV) 부친의 '대표팀 차출 자제' 발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차두리는 13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터넷을 클릭하니 흥민이가 화제가 되고 있다. 대표팀에서 주전이 되기전까지 뽑지 말아달라는 아버님의 인터뷰는 약간 쇼킹했다"고 했다.

전날 손흥민의 부친 손웅정씨는 대표팀 경기를 마치고 소속팀으로 복귀하는 아들을 위해 인천공항을 찾았다가 "소속 팀에 전념하도록 당분간 흥민이를 대표팀에서 차출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차두리는 "흥민이 같은 경우는 개인적으로 대표팀에 들어오는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 감독님이 모든 선수의 사정을 배려하면서 선수 선발을 하면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팀은 최상의 전력으로 경기에 나갈수 없을 것이다"며 "그것은 우리 모두가 바라지 않을 것이다"고 대표팀 차출을 지지했다.

이어 "손흥민은 한국 최고의 유망주다. '슈퍼 탤런트'로 불릴만큼 어린 나이에 참 많은 것을 가진 선수다"며 "선수가 대표팀에서 얻을수 있는 경험적인 것들은 어마어마하다. 그것을 흥민이는 어린 나이에 경험할 수 있는 특권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고 차출에 대한 긍정적인 부분을 강조했다.

차두리는 최근 잉글랜드올림픽대표팀에라도 차출되기를 희망하는 데이비드 베컴을 예로 들며 "베컴은 벤치에 앉아도 좋으니 대표팀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며 "축구 선수에게 대표팀에 뽑히는 것은 선수 생활에서 가장 영광스러운 일 중 하나다"고 말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의 총애를 받으며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 4강이라는 한국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썼던 차두리는 월드컵 이후 슬럼프 등, 힘든 시기를 보냈던 경험들을 밝혔다.

그는 "2002년 한국축구의 가장 큰 역사를 함께 하고 나서 대표팀에 뽑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대표팀을 멀리서만 바라봐야 했다"며 "실력도 안됐고 여러가지 깊은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이어 "3년만에 다시 대표팀에 합류했을 때 어쩜 나에게 찾아온 마지막 기회일 것이라는 생각에 절박함을 처음으로 느꼈다"며 "그때 나는 진심으로 대표팀에 남고 싶다는 절박한 마음이 생겼다"고 당시의 심정을 전했다.

"흥민이는 대표팀에 큰 힘을 보태줄 수 있는 많은 능력을 가진 좋은 선수다"고 밝힌 차두리는 "어린 선수를 혹사해서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가진 재능을 썩힐 필요도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당장 흥민이가 주전으로 경기에 나가길 바라는 것은 욕심일 수 있다. 지금 쌓는 경험들이 어쩌면 내년 최종예선에서부터 빛을 볼지 모른다"며 "그건 본인이나 한국축구를 위해 너무나 좋은일 일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대표팀에 차출됐다가 확고히 자리를 잡지 못하고 다시 돌아가는 선수들에 대해 차두리는 "본인들에게 얼마나 큰 기회가 찾아왔는지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훈련장에서 그들의 모습이 가장 아쉽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러나 그는 "후배들을 볼때마다 너무나 예쁘고 한편으로는 신기하다. 어린 나이에 너무 실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런 후배들이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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