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결산] 제주, 78개 메달로 목표 달성 실패...우수선수 연계육성 여전한 숙제

▲ 11년 연속 전국체전 3관왕의 대위업을 작성한 역도 김수경. ⓒ제주의소리DB
1주일간 경기도 일원을 뜨겁게 달궜던 제92회 전국체전이 지난 12일 폐회식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제주특별자치도선수단은 이번 체전에서 금메달 22개, 은메달 25개, 동메달 31개 등 총 78개 메달을 수확했다. 그러나 당초 목표로 했던 80개 메달에는 2개가 모자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력 점검=제주의 영원한 메달밭인 육상과 수영, 역도가 메달밭의 자존심을 지켰다. 육상은 제주대와 제주시청, 서귀포시청 직장경기부 선수들을 앞세워 9개 메달을 수확했다. 특히 여자일반부 400m 허들 이현주(서귀포시청)는 58초81로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걸며 향후 대활약을 알렸다.

이어 수영도 다이빙과 경영에서 9개 메달을 목에 걸며 메달 레이스에 힘을 실어줬다. 다이빙 강민경-강해영(이상 제주특별자치도청) 조는 2006년 경북 체전 이후 대회 6연패를 달성하며 전국 최강의 실력을 뽐냈다.

역도는 국가대표 김수경과 양은혜(이상 제주특별자치도청)가 나란히 3관왕에 오르는 괴력을 자랑했다. 지난해 광저우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인 김수경은 제주중앙여고 1학년이던 2001년 충남 체전 이후 11년 연속 3관왕이라는 대위업을 작성했다.

제주 연고팀 한국마사회 선수들을 앞세운 유도도 남자일반부 -66kg급 최민호(한국마사회)가 대회 2연패를 달성하는 등 10개 메달로 참가종목 중 가장 많은 메달을 거둬들였다. 지난해 경남 체전에서 4관왕에 올랐던 체조 허선미(남녕고 2학년)는 올해 체전에서도 3관왕에 오르며 2012런던올림픽 출전을 향한 발걸음을 이어갔다.

무엇보다 입상종목이 16개 종목으로 확대된 것이 눈에 띈다. 제주특별자치도선수단은 이번 체전에서 당구와 우슈, 보디빌딩 등에서 예상치 못한 메달을 수확하며 향상된 경기력을 보여줬다. 종합점수도 8631점으로 지난해 경남 체전(8435점) 때 보다 196점이 오르는 등 비약적인 발전을 보였다.

그러나 격투종목인 복싱, 태권도, 레슬링 등의 부진은 아쉬움으로 지적된다. 특히 지난해 광저우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인 태권도 남대부 -68kg급 장세욱(용인대 2학년)은 초반 탈락하며 체면을 구겼다. 올해 첫 단일팀으로 출전한 축구를 비롯해 야구, 농구, 배구 등 일부 구기종목은 전국 강호들과 실력차를 여실히 절감했다.

구기종목의 경우 탁구 남자일반부 농심삼다수와 여자일반부 대한항공 등 제주 연고팀의 분전이 없었으면 최악의 결과를 남길 공산이 컸다.

향후 과제=2014년 제주에서 열리는 제95회 전국체전이 3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열악한 체육 인프라에 대한 문제점이 여전히 드러났다. 테니스와 농구, 야구, 배구 등은 도내 연습 상대가 없어 연습경기를 치르는 것 조차 버거운 상황이다. 여기에 제주체육의 젖줄이나 다름없는 고등부의 부진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지난해 허선미와 정한솔 등을 앞세워 30개 메달을 수확했지만, 올해는 그보다 12개나 줄어든 18개 메달에 그쳤다. 특히 남녕고 체육학부 선수들이 거둬들인 메달이 10개 불과하다. 이 마저도 체조 허선미가 절반에 이르는 5개 메달을 따낸 것이다.

특정 선수에게 지나치게 편중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우수선수 연계 육성이 또 한 번 과제로 떠올랐다. 이밖에 제주도청, 제주시청, 서귀포시청 등 직장운동경기부의 성적도 해를 거듭할수록 하향세를 그리는 등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제주의소리>

<허지훈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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