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거물오름용암동굴계·성산일충봉 후보지 확정

세계자연유산 등록 후보지로 한라산과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성산일출봉이 확정됐다.

문화재청은 24일 문화재위원회의실에서 중앙문화재위원과 전문가, 학술자문위원 등이 참가한 가운데 '세계문화유산 등록추진 학술자문위원회'를 열고 한라산 천연보호구역과 거문오름 동굴계, 성산일출봉을 신청키로 했다고 밝혔다.

학술자문위원회는 한라산천연보호구역이 규모와 지질학적 가치, 경관 등에 있어 차별성이 다소 미흡하나 제주도의 정신적 모태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생태계의 보전, 특산식물의 다양성과 경관적 측면을 집중보완해 추진키로 했다.

거문오름, 벵뒤굴, 만장굴, 김녕사굴, 용천굴, 당처물동굴 등은 세계 유수의 용암 동굴지대로 지질학적으로 가장 뛰어나고 유일성에 있어 비교우위가 확실하다는 점이 공통적으로 인식됐다.

또 성산일출봉은 세계적으로 화산지형이 해안가에서는 흔하게 확인할 수 있는 지역이나 자연 그대로 보전상황이 다른 곳에 비해 뛰어나 학술적 가치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돼 후보지역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산굼부리는 다른 지역에서도 흔히 있는 화산지형으로 세계자연유산 등록의 큰 요건인 유일성에 있어 미흡하고, 주상절리대는 규모면이나 다른 곳과 차별성, 비교우위에 있지 않아 등록추진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학술자문위원회가 이날 3곳을 자연유산등록 후보지로 확정했으나 도내 또는 국내 명분에만 사로잡혀 객관적인 판단을 잘못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세계자연유산 학술조사' 연구를 벌여온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한라산인 경우 규모나 지질학정 특성, 경관성에서 세계 타 화산체와 비교해 독특한 세계유산적 가치를 도출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 놓은 상태이다.

특히 한라산에서 이뤄지는 여러 종류의 인위적인 생물상 교란행위와 그 결과들은 한라산의 세계유산적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제주도의 정신적 모태'를 부각시킨다고 해서 자연유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극히 불투명하다.

이 보다는 국내외적으로 타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로 집중하는 게 바람직한게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제주도와 문화재청은 한라산천연보호구역에 대한 가치를 보완해 11월 유네스코에 등록신청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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