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성. <뉴시스>
【뉴시스】"목표는 하나입니다. 배우로 살아가는 것…. 배우에서 은퇴할 일은 없으니까요."

SBS TV 드라마 '보스를 지켜라'의 미워할 수 없는 보스 '차지헌'을 연기한 지성(34)은 어느덧 데뷔 10년을 넘겼다. 1999년 '카이스트'의 신입생 공학도로 추자현(32)과 호흡을 맞추던 풋풋한 지성이 작품 전체를 이끄는 책임감과 내공을 갖추기에 이르렀다.

'보스를 지켜라'로 국내 드라마에 첫 출연한 그룹 'JYJ'의 김재중(25)을 리드하는 것 역시 지성의 몫이었다.
"재중이는 의형제를 맺고 싶을 만큼 좋은 동생이다. 일본에서 왕성히 활동하고 있는 인기가수라 연기세계에 거만하게 다가올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스태프, 선후배 연기자들에게 아주 잘하고 잘 적응했다. 처음 연기하는 친구가 잘 못하면 밸런스가 깨져 버렸을 텐데 매우 잘해줘 예쁘게 끝낼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김재중을 보며 자신의 데뷔시절을 떠올리기도 했다. "내가 크게 도움이 된 건 없다. 하지만 대화를 많이 나누려고 노력했다. 내가 처음 연기했을 때는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 관심 가져주지도 않아 슬펐을 정도다. 연극영화과 출신도 아니기 때문에 어깨 너머로 알아서 배워야만 했다. 중구난방으로 두서없이 연기했었다."

지성은 "그때마다 조언해주고 이끌어주며 도와준 친구가 '카이스트'에 함께 출연한 이민우다. 평생 고맙고 감사하다. 그 누구보다도 진솔할 수 있는 친구이자 나의 선생님 같은 존재다. 그 친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번 재중이와 많은 대화를 나눈 것도 이 친구 덕분이다. 동생을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었다"는 속내를 털어놓았다.

다시 연기하고 싶은 배역들도 있다. '카이스트'를 마치고 주연으로 발탁된 '화려한 시절'(2001)과 '올인'(2003)이다. 기회가 또 주어진다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욕심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드라마들이다.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게 생각하면 다시 연기해보고 싶을 정도로 아쉬움이 있다. '화려한 시절'은 지금 촬영하면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때는 작가의 의도를 모르고 연기했다. 부모의 사랑, 그 시대 젊은이들의 사랑, 친한 형제가 한 여자를 두고 겪은 사랑과 아픔을 그린 드라마다. 다시 그 작품을 찍으면 많은 사람을 울릴 수 있을 것 같다."

또 "1970년대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시대다. 고등학교 때는 빵집에서 연애하기도 힘들었다. 자전거를 타며 데이트하는 풋풋함, 또 삐삐나 핸드폰이 없어 편지를 주고받는 시대다. 집 앞에 가야만 볼 수 있었던 그 시절을 다시 한 번 연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올인'도 마찬가지다. "'올인'같은 경우 악역 같은 악역을 못한 것 같은 아쉬움이 남는다. 내가 더 이병헌을 괴롭히고 송혜교를 감추며 악랄하게 했어야 했다. 그래야 작품도 더 잘살고 나도 살아났을 듯싶다. 물론 시청률로는 큰 성공을 거뒀지만 그러한 악역을 다시 한 번 소화하고 싶다"고 복기했다.

"다음에는 영화를 꼭 해보고 싶어요"라며 또 다른 곳으로 눈길을 둔 지성은 이제 '보스를 지켜라'의 '차지헌'은 잊는다.

"(차기 출연작을) 한 작품씩 받아보면서 제 생활을 한 두 달 정도 할 생각이에요.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다녀오려고요. 아버지가 저와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셔서, 실제 부자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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