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0으로 팽팽히 맞선 6회 투런 홈런을 친 후 동료 선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는 전준우. <뉴시스>
【뉴시스】거인군단의 상위타선이 심상치 않다. '최강'으로 불리는 중심타선보다 더 무섭다.

롯데 자이언츠는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상위 타선의 활약에 힘입어 4-1로 승리했다.

1차전에서 6-7로 석패했던 롯데가 2차전을 승리로 장식하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었던 것은 선발 송승준의 호투도 있었지만 상위타선을 이루고 있는 손아섭(23)과 전준우(25)의 활약도 큰 몫을 했다.

전준우는 0-0으로 팽팽히 맞선 6회 1사 1루에서 결정적인 투런포를 쏘아올렸고, 손아섭은 4타수 2안타 1득점으로 타선에 힘을 더했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중심타선의 파괴력이 롯데의 최대 강점으로 꼽혔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상위타선에 배치된 타자들의 활약이 더 빼어났다.

전날 롯데는 상위타선 덕분에 패배 속에서도 희망을 봤다.

1차전에서 톱타자 김주찬이 1회말 선두타자 홈런을 날린 것을 포함해 5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2번타자로 나선 손아섭은 9회 1사 만루의 찬스에서 결정적인 병살타를 쳐 순식간에 '역적'으로 몰렸으나 5타수 3안타 1타점으로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다. 3번 타자 전준우도 6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톱타자 김주찬은 1차전 같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손아섭, 전준우가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전준우는 SK 선발 브라이언 고든의 구위에 막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롯데 타선에서 '해결사'로 나섰다.

시즌 중 주로 톱타자로 나섰던 전준우는 장타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포스트시즌에서는 3번타자로 낙점을 받았다. 전준우는 결승 투런포로 3번 타자다운 모습을 보였다.

'0'의 균형이 계속되던 6회말 1사 1루 상황때 타석에 들어선 전준우는 고든의 2구째 시속 145km짜리 가운데로 몰린 높은 직구를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 아치를 그려냈다.

SK 좌익수 박재상이 관중이 전준우의 타구를 잡았다고 심판에게 항의했고, 이만수 감독대행의 요청으로 비디오 판독을 거쳤다. 비디오 판독 끝에 심판진은 관중 방해가 없었다고 판단, 전준우는 그대로 홈런을 기록하게 됐다.

롯데가 4-1로 승리하면서 비디오 판독 끝에 인정받은 전준우의 투런포는 결승 홈런이 됐다.

손아섭은 1차전에서 3안타를 때리고도 9회 1사 만루의 찬스에서 결정적인 병살타를 쳤다. 바뀐 투수 정우람의 체인지업에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지만 결과는 2루수 앞 땅볼이었다. 결정적 찬스를 놓친 롯데는 연장 10회초 크리스 부첵이 정상호에게 결승 솔로포를 허용, 6-7로 패배했다.

이 때문에 손아섭의 마음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손아섭은 "그 때 상황이 꿈에 세 번이나 나왔다"고 말했다.

손아섭은 이날 멀티히트를 날리면서 전날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중전 안타를 때려냈던 손아섭은 6회 내야안타를 때려내 밥상을 차렸다. 뒤이어 타석에 들어선 전준우가 홈런을 치면서 손아섭은 득점을 올렸다.

손아섭과 전준우가 함께 만들어낸 2점은 롯데에는 흐름을 가져다준 천금같은 것이었다.

전준우는 "어제부터 SK 배터리가 나에게 몸쪽 승부를 많이 했다. 변화구보다 직구 승부를 많이 했다"며 "노림수를 변화구에 가지고 있었는데 고든이 직구로 승부했다. 또 몸쪽이 오면 자신있게 스윙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그대로 했는데 타구가 멀리갔다"고 홈런을 친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도 타율 0.476(21타수 10안타) 2홈런 2타점으로 활약했던 전준우는 "집중력이 보통 때보다 좋아져 가을에 강한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것 같다"며 "시즌 때보다 준비도 많이 한다. 이번에는 플레이오프에 직행해 준비를 더 많이 할 수 있었다"고 비결을 전했다.

3번타자로 나서는 것이 한결 여유있다고 말한 전준우는 "3번타자로 나설 때에는 1번타자로 나설 때와는 달리 공을 멀리 보낸다는 생각, 공을 띄운다는 생각으로 친다"며 "그렇게 생각하다보니 괜찮다"고 말했다.

전준우는 "타점 부담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뒤에 (이)대호 형이 있고, 앞의 두 타자도 잘 살아나간다. 연결고리만 되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되지 못하더라도 대호 형이 뒤에 있어 든든하다. 내가 할 것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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