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자왈공유화재단, 25일 제4회 제주환경리더 곶자왈 포럼
“개념·범주 정리해야 보전범위 명확…WCC의제 추진과 병행해야”

내년 제주에서 열릴 ‘환경올림픽’ 세계자연보전총회에서 제주 곶자왈을 의제로 다루기 위해서는 명확한 개념 정리부터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세계의 환경리더들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곶자왈을 국제보호지역으로의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곶자왈공유화재단(이사장 오경애)은 25일 오후 4시 제주도청 제2청사 2층 세미나실에서 ‘국제보호구역으로서 곶자왈의 가치와 WCC 의제 설정 방향’을 주제로 한 제4회 제주환경리더 곶자왈 포럼을 개최했다.

IUCN(세계자연보전연맹) 한국위원회 위원장인 서영배 교수(서울대)는 주제발표를 통해 먼저 곶자왈 보전 조례 제정이 아직도 이뤄지지 않은 현실을 지적한 뒤 “WCC 의제로 다루기 위해서는 개념 정리부터 시급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곶자왈에 대해서는 ‘나무와 덩굴 따위가 마구 엉클어져 수풀같이 어수선하게 된 곳’(제주어사전)이라거나, ‘암괴상 아아 용암류의 특징을 잘 보여주며 투수성이 높은 특유의 지질 구조를 가진 지역’(송시태 박사) 등으로 정의되고 있다.

서 교수는 또 “곶자왈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국내 또는 국제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서 방안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관계 당국에 주문했다.

서 교수는 곶자왈에 대한 개발 수요가 증가하면서 보전 필요성 역시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곶자왈 보전 노력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신탁운동 추진 △곶자왈 보전을 위한 조례 제정 추진 △대상지의 법적인 지위 확보 및 지속적인 보전의 구체적인 방안 마련 등을 구체적으로 주문했다.

특히 그는 “자치단체 주도의 공유화 운동은 지속적인 보전의 법제화 측면에서 한계성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며 자연환경국민신탁 5대 프로그램과 연계한 국민신탁 운동을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서 교수는 “내년 제주에서 열리는 세계자연보전총회(WCC)는 제주 곶자왈의 국제적 지위를 확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WCC 발의안 채택으로 국제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국제 보호지역으로 지정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회에도 곶자왈 개념 정리에 대한 필요성·시급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김문홍 제주대 교수(생물학과)는 “‘곶자왈’이란 숲을 의미하는 ‘곶’과 돌을 의미하는 ‘자왈’이 합성된 용어”라며 “목장이나 초지까지 곶자왈 범주에 넣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까지는 곶자왈에 대한 지리적 정리 외에는 잘 나와 있지 않다”며 “곶자왈 개념에는 생물학적인 부분과 역사적 의미까지 포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보호하고 보전하기 위해서는 범위가 명확해야 한다”며 보전과 개발 가능 구역을 명확하게 할 수 있는 ‘곶자왈 등급제’ 도입을 제안했다.

김효철 ㈔곶자왈사람들 공동대표는 “곶자왈 개념이 불분명하다고 하면서도 행정에서는 면적을 산출하고, 분포도를 작성하고 있다. 도 전체적으로 12% 정도 된다고 하는데, 과연 맞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특히 김 대표는 “내년 WCC에서 곶자왈을 의제로 다루기 위해서는 먼저 곶자왈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이를 보존·보호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총회에 참석하는 1만명의 환경 리더들은 제주 곳곳을 찾아다닐 것이다. 곶자왈 훼손 현장을 볼 수도 있다. 우리의 곶자왈 보전 의지를 보여주지 않으면 오히려 망신을 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윤 제주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WCC 의제로 다루기 위한 노력과 함께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준비를 병행해야 할 것”이라며 관리방향과 비전, 관리 매뉴얼 등 관리와 보전을 위한 시스템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위원은 또 “곶자왈 지역이 제주에만 있는가”에 대한 원초적 물음을 던진 지 “다른 지역 화산 분출지역과 연계해 국제 보호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양보 제주도 WCC총괄기획단 팀장은 “지난 10년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등재, 세계지질공원 네트워크 가입 등을 통해 제주의 환경자산을 세계에 알린 시기였다며 내년 WCC는 제주의 브랜드를 한 단계 더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제주 WCC 개최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김 팀장은 총회장을 도 전역으로 확대하는 한편 총회 기간 전·후로 각종 프로그램을 배치해 참가자들이 제주를 ‘제2의 고향’이란 느낌을 갖고 돌아갈 수 있도록 시·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종합토론에서 서 교수는 “WCC는 유네스코 3관왕이라는 제주의 브랜드를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에 분명하다”며 “세계적 환경 리더들과 제주 곶자왈의 가치를 공유하면서 국제보호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보다 구체적인 프로그램들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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