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 사람들 인터뷰 기사 엮은 책 ‘구럼비의...’낸 이주빈 기자

“한때 강정마을에선 ‘감독님’ 부르면 여남은 명이 쳐다보고, ‘기자 양반’ 부르면 한 명이 돌아본다는 이야기가 돌았습니다”

제주해군기지 사업 부지 강정마을의 한 시민운동 활동가가 귀띔한 그 '기자 양반'은 이주빈 오마이뉴스 기자다.

▲ 이주빈 오마이뉴스 기자. ⓒ제주의소리
이 기자는 연고도 없이, 오로지 제주해군기지 문제에 대한 밀착취재를 위해 지난 7월부터 3개월 동안 강정마을에서 살았다. 강정 주민들에겐 ‘강정마을 주재기자’였던 셈이다.

그가 최근 강정마을에서 살며 만난 사람들의 인터뷰 기사를 엮은 책을 냈다. 노순택 사진가의 강정마을 사진이 더해진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오마이북)다.

이 책에는 매향리·대추리·용산에서 주민들과 함께 싸워온 ‘길 위의 신부’ 문정현 신부와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 위에서 턱시도 대신 강정마을 응원을 선택했던 여균동 영화감독, 강정마을 앞바다에 반한 나머지 ‘강정 김씨’로 본을 바꿔버린 김민수 씨 등이 등장한다.
 
또 프랑스에서 온 마음치료사 뱅자맹 모네와 대만에서 온 평화운동가 왕에밀리 등 외국인들이 제주해군기지를 바라보는 시각도 만날 수 있다.

‘외지인’이라 불리는 강정마을의 평화활동가들을 이 기자는 ‘평화 유배자’라고 말한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단발성 기사를 쓰는 데서 한계를 느껴온 이 기자는 이를 극복할 방법을 찾고 있었다고 했다. 오마이뉴스에서 10년 넘게 일해 온 그에게 찾아온 안식월도 강정마을에서 취재 방법을 고민하는 데 썼다.

   
당시 제주해군기지 사업 부지인 구럼비 바위에 앉아 있던 그는 외지서 온 평화활동가와 강정마을 주민들이 순진한 얼굴로 어린아이처럼 장난치는 모습을 봤다고 했다.

이 기자의 눈에 그들은 “‘자발적 유배’를 떠난 것처럼 보였다.

7월부터 강정마을에서 상주 취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됐다.

이 기자는 “제주해군기지 문제가 한국 사회에서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는 점에서 상주 취재를 시작했던 7월과 비교해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본다”면서도 “그 과정에서 마을 주민들이 너무나 많은 탄압과 벌금 폭탄을 받았다”고 지난 시간을 소회했다.

그럼에도 그는 “탄압 받아온 만큼 강정마을의 투쟁은 많은 연대와 지지가 이어질 것”이라고 희망을 예견했다.

이어서 “기자는 사람과 사람들, 상황 속에서 자기를 온전히 투영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내일도 제주해군기지 취재 현장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책 1만4천원.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