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 제4대 감독으로 공식 취임..."팬들에게 감동 줄 것"

▲ SK 제4대 감독으로 첫 발을 내딛은 이만수 감독. <뉴시스>
【뉴시스】SK 와이번스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이만수(53) 감독이 취임식을 갖고 공식 취임했다.

이만수 감독은 3일 서울 중구 을지로 2가 SKT 타워에서 취임식을 갖고 SK의 제 4대 감독으로 공식 취임했다.

올 시즌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올라 준우승을 차지한 SK는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하루 뒤인 1일 이만수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구단주 대행으로 취임식에 참석한 정만원 SK 부회장이 이 감독에게 직접 유니폼을 입혀 주고 모자를 씌워줬다. 이어 신영철 대표이사, 민경삼 단장이 이 감독에게 꽃다발을 증정했고, 신 사장과 이 감독이 계약서에 사인했다.

이 감독은 "SK라는 명문 구단의 감독이 됐다. 올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 우리 팀이 한국시리즈도 올라갔다. 선수들이 잘 해줘 내가 이 자리에 서게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SK를 한국의 최고 명문 구단으로 꼽힐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면서 "SK가 메이저리그 명문 팀 뉴욕 양키스,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 같은 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우리 팀은 스포테인먼트"라고 강조한 이 감독은 "우리 팀이 스포테인먼트를 통해 팬들에게 감동을 주는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곧 팬을 위한 퍼포먼스"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감독대행 때 했던 행동을 그대로 하겠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하고 이끌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가볍다는 지적은 개의치 않는다"며 "선수들이 감독의 눈치를 보는 것이 가장 싫었다. 절대 그런 일이 없도록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마무리 훈련에 참가하는 선수단 40여명을 이끌고 8일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로 떠난다. 이미 김용희 2군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 26명이 베로비치에서 마무리 훈련을 진행 중이다.

이만수 감독과의 일문일답

-SK는 김성근 전 감독의 색깔이 강한데 어떤 팀을 만들고 싶나.

"5년 동안 전임 김성근 감독님이 SK를 최정상에 올려놓은 것은 사실이다. 감독님의 좋은 점을 옆에서 지켜보고 보좌했기 때문에 감독님의 좋은 점은 그대로 유지하겠다. 부족한 부분은 새롭게 선수들과 마무리 훈련부터 채워나가려고 한다. 팬들에게 가까이 갈 수 있고,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미국에서 코치 생활을 하면서 생긴 야구관이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이것이 어떻게 바뀌었나? 그리고 감독을 하면서 이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지도하면서 꿈꾸던 것이 있다. 미국의 자율 야구와 한국의 조직력을 접목시키는 것이 나의 목표다. 어떻게 하면 현대식 미국 야구를 한국에 도입해서 조직력과 결합시킬지 고민을 많이 했다. 미국 야구와 한국 야구를 잘 조화해서 색다른 야구를 추구하고 싶다. 완전히 미국식도 아니고, 한국처럼 권위를 앞세우는 것도 아닌 야구를 하고 싶다. 선수들로 하여금 '야구가 정말 재미있다. 정말 천직이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나의 목표다. 그런 인식을 심어주려면 감독, 코치가 강압적으로 하면 안된다. 친근하게 다가가야 한다. 그래야 즐겁게 경기를 할 수 있다."

-마무리 훈련에서 SK가 보강해야 할 부분을 꼽는다면.

"감독대행을 두 달 13일 동안 정말 악조건 속에서 해왔다. 부상 선수들이 너무 많다. 이번 마무리 훈련에서 여러 것을 보완해야겠지만 우선 선수들의 건강을 추슬러야 한다. 기본기도 보강해야 한다. 기본이 안돼 지는 경기가 많았다. 기본기를 충실하게 하는 것이 목표다. 선발 투수도 부족하지만 아무래도 중심타자가 가장 부족하다. 내야수, 외야수도 부족하다. 감독을 하니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인다. 마무리 훈련부터 시작해서 내년 캠프 때까지 이런 부분을 보완할 수 있도록 하겠다."

-중시하는 부분은.

"나는 선수들에게 여러가지 이야기를 많이 한다.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현장, 프런트 간의 소통이 없으면 발전이 없다. 지도자를 하면서 배운 것이 서로간의 소통이다. 현장은 현장대로, 프런트는 프런트대로 가면 장기적으로 명문 팀이 될 수 없다. SK를 가장 잘 아는 것이 프런트다. 사장님, 단장님이 부족한 부분을 잘 알고 있다. 아직 감독한지 이틀 밖에 안됐다. 사장님, 단장님과 논의해서 부족한 포지션의 선수를 영입할 수 있도록 많이 연구하고 있다."

-노장 선수 활용 계획은.

"젊다고 기회를 주고 나이 먹었다고 안쓰지 않을 것이다. 마무리 훈련, 내년 스프링캠프, 시범경기까지 성적을 보고 담당 코치들에게 선수들의 평가를 받겠다. 감독 혼자 독단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어서 코치들에게 평가서를 받겠다. 그런 뒤 내가 종합적으로 검토를 하고, 그 선수들을 주축으로 해서 경기에 내보내겠다. 담당 코치들이 신중하게 선수를 파악해야 한다."

-2007년 팬티 세레모니도 했는데 이 자리에서 팬들에게 약속하고 싶은 세레모니가 있나.

"팬티 퍼포먼스를 하고 여러 제의를 많이 받았다. 이제 선수가 해야 한다. 관중들이 야구 구경을 오는 것은 선수를 보기 위한 것이다. 감독, 코치를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는 것이 아니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고 허슬플레이를 하는 것이 퍼포먼스다. 선수들에게 팬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야구를 할 수 있도록 하자고 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 그것이 곧 퍼포먼스다."

-감독대행을 하면서 보여준 모습들이 이전의 감독들에게서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행동들이다. 너무 가벼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2006년 10월말 SK 수석코치로 왔다. 그 때 이런 식으로 기자회견을 했는데 그 때 한 말이 '초심을 잃지 말자'는 것이었다. 이전에 해왔던 것을 그대로 하겠다. 가볍다는 지적은 개의치 않는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하고 이끌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선수들이 감독 눈치를 보는 것이 가장 싫었다. 그러지 않도록 하겠다. 선수들이 자기 기량을 100% 발휘할 수 있다면 더 과격한 행동도 할 수 있다. 앞으로 끝날 때까지 올해 감독대행을 하면서 보여준 행동을 그대로 할 것이다. 남의 말의 개의치 않는다. 나는 그냥 나다.

-롯데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의 야구와 이만수 야구의 차이점은.

"우리나라는 정서가 있다. 나는 한국 사람이다. 미국 야구만 100% 하면 우리나라에서 무조건 실패한다. 미국 야구와 한국 야구를 잘 접목시키는 것이 나의 야구관이다. 한국 선수들이 자라온 과정이 있고 교육이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자유를 만끽하지 못한다. 어제 선수들을 모아놓고 세 가지를 부탁했다. 첫째가 기본이다. 야구의 기본과 프로 선수 생활의 기본을 강조했다. 두 번째는 집중이다. 경기에서 집중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세 번째는 팀이다. 프로에 개인은 없다. 개인이 있으면 팀이 망한다. 팀이 졌는데 안타 2개를 쳤다고 기뻐하면 안된다. 그런 것은 못 본다. 자율은 주되 자율에 대한 책임을 철저하게 물을 것이다. 테두리에서 벗어나서 팀에 손상을 입히는 선수에게는 거기에 대한 철저한 책임을 묻겠다."

-그동안 겪은 감독 중에 롤모델로 삼는 인물이 있는가.

"제리 매뉴얼 감독과 오지 기옌 감독이다. 이들은 극과 극이다. 매뉴얼 감독은 동양인 스타일이고, 기옌 감독은 남미 스타일로 정열적이다. 두 가지를 접목하겠다. 좋은 점만을 취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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