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투수 4관왕에 생애 첫 MVP 수상..."美 진출은 먼 꿈"

▲ 윤석민. <뉴시스>
【뉴시스】한국 프로야구계를 평정한 윤석민(25·KIA)의 시선은 야구 종주국인 미국 메이저리그(MLB)를 향해 있었다. 오래 전부터 간직해 온 꿈을 실현하기 위해 에이전트 선임 작업도 마친 상태다.

윤석민은 무척 조심스러웠다. 선수들에게도 미안해 했다. 그는 "KIA 타이거즈를 버리면서까지 미국 진출을 추진할 생각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윤석민은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하모니볼룸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MVP 기자단 투표에서 전체 91표 중 62표를 얻어 수상자로 결정됐다. 2위 오승환(19표·삼성)을 43표차로 따돌릴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윤석민은 "자만이 아니라 내가 투표권을 갖고 있었어도 나에게 줬을 것이다. 그런데 언론에서 계속 박빙이라는 이야기가 나와 조금은 불안했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수상소감을 밝힐 당시 눈물을 보였던 것에 대해서는 "지난해 성적이 너무 안 좋았다. 야구는 나와 인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게 지냈는데 이름이 호명되니 나도 모르게 감정이 복받쳤다"고 말했다.

함께 경쟁을 펼쳐준 동료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윤석민은 "끝까지 좋은 경쟁을 해줘서 고맙다. (사퇴 발언으로)승환이형이 맘고생을 했을 것이다. 모두가 다 MVP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화두는 메이저리그 진출로 옮겨갔다. 마음 속 깊이 담아왔던 꿈을 끄집어낸 탓인지 눈빛이 더욱 빛났다. 국내에서 7시즌을 채운 윤석민은 포스팅 시스템(공개 입찰 방식)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할 수 있다.

윤석민은 "올 시즌 시작 전부터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시즌 성적이 잘 나와 수 많은 에이전트들이 접근해왔다. 그 중에서도 가장 능력이 있다는 스콧 보라스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이저리그 진출은 먼 꿈이었다. 입단 후 첫 목표는 1군에서 뛸 수 있을지였다. 그런데 WBC를 통해 가능성을 발견했다"며 "일본은 우리와 비슷하다. 야구는 미국이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해외진출을 추진하겠다고 공개 선언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국내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지만 미국에서는 무명에 가깝다. 무엇보다도 소속팀 KIA의 승락이 필요하다. 선동열 감독을 새롭게 영입한 KIA는 윤석민의 잔류를 희망하고 있다.

윤석민은 "미국 진출의 권한은 팀에 있다. 무작정 떠나 가는 것은 원치 않는다"며 "KIA에 대한 애정이 강하다. 좋게 이야기하면서 가는 것을 원하지 팀을 버리면서 가는 것은 결코 바라지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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