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김준범.정재원, 강릉시청.전북에 각각 지명

▲ 올해도 드래프트에서 2명의 선수를 프로에 진출시킨 제주중앙고 축구부. ⓒ제주의소리DB
제주중앙고 축구부가 올해도 드래프트 시장에서 일을 저질렀다.

9일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2 K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제주중앙고 출신 김준범(강릉시청.05년 졸업), 정재원(12년 졸업예정) 등 2명이 프로팀의 선택을 받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드래프트 시장에서 제주중앙고의 최근 성과물은 놀랍다. 2009년 홍정호(제주.08년 졸업)가 전체 1순위로 고향팀 제주의 픽을 받은 것을 비롯, 김동우(서울.06년 졸업), 이훈(강원.10년 졸업) 등 3명이 프로로 진출하며 제주축구의 위상을 끌어올렸다.

지난해에는 단국대의 2009년 U리그 왕중왕전 우승을 이끈 고은성(광주.07년 졸업)이 신생팀 광주에 당당히 선택을 받았고, 강민성(제주.07년 졸업)이 번외지명으로 프로에 발을 내디뎠다. 올해도 양상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서귀포초와 제주중앙중-제주중앙고-호남대를 거친 김준범은 고교시절 김동찬(전북), 조재철(성남), 심영성(제주)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재능을 인정받은 선수였다. 대학 졸업 이후 프로 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해 내셔널리그 강릉시청으로 둥지를 튼 김준범은 남다른 열정과 성실함을 앞세워 프로 무대를 노크했다.

강릉시청에서 주축으로 순도높은 활약을 보이며 프로팀 스카우터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김준범은 피나는 노력과 인내 끝에 강원에 4순위로 지명받는 결실을 맺었다. 체격 조건이 왜소한 것이 흠이지만, 워낙 축구에 대한 열정이 많은 선수라 기대를 걸만하다.

또래보다 한참 늦은 고교 1학년때 축구에 입문한 정재원은 K-리그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전북에 5순위로 지명됐다. 사실 정재원의 이력은 독특하다. 운동 시작도 동기들 보다 한참 늦은데다 체육특기생이 아닌 일반 학생전형으로 입학한 뒤 축구를 시작한 매우 이례적인 사례다.

그러나 뼈를 깎는 노력을 바탕으로 축구 입문 2년만에 베스트 경기에 투입되는 등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올 시즌 권역 리그에서 팀내 최다인 7골을 기록한 것이 이를 말해준다. 전북의 스쿼드가 워낙 두터워 당장 큰 활약을 보여주긴 어렵지만, 가능성 만큼은 어느 누구에 뒤지지 않는다.

최근 몇 년간 졸업생들이 높은 취업률을 보이면서 제주중앙고 축구부의 위상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홍정호가 올림픽대표와 A대표팀을 오가며 발군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데다 나머지 선수들도 대학무대에서 자신의 입지를 착실히 다지면서 도내 축구 유망주들에 좋은 본보기를 제시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전문계 고교라는 치명적인 핸디캡을 극복하고 이와 같은 성과물을 올린다는 점이 제주축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촉매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한 학교에서 매년 2~3명 이상의 선수가 프로 무대에 진출하는 경우도 많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제주중앙고의 높은 취업률은 단연 두드러진다.

20년이 넘게 제주중앙고 축구부를 지도하고 있는 김준오 감독은 "전문계 고교라는 핸디캡을 딛고 매년 졸업생들이 프로에 진출해 감회가 새롭다. 이로 인해 재학생들이 나도 '할 수 있다'는 목표의식을 갖게 됐다"며 "선수들이 열심히 해주는 부분에서 고마움을 느낀다. 앞으로 부상없이 선수생활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두각을 나타냈으면 한다"고 바램을 덧붙인 김 감독은 "프로는 치열한 경쟁 의식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들다. 그만큼 독한 마음을 갖고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정신력과 함께 개인 기량을 극대화해야 된다. 그렇지 못하면 모든 것들이 파묻혀 버린다"고 애정 어린 충고도 잊지 않았다. <제주의소리>

<허지훈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