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월드컵 3차 예선] 안정된 수비로 UAE 역습 '꽁꽁'...공격은 기성용 공백 절감

▲ UAE 전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와 절반의 성공을 거둔 홍정호. <뉴시스>
기대를 모았던 홍정호(22.제주)의 수비형 미드필더 포진은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UAE 두바이 알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4차전 원정경기에서 이근호(감바 오사카)와 박주영(아스날)의 연속골로 UAE에 2-0으로 승리했다.

축구대표팀은 이번 UAE, 레바논과의 중동 2연전을 앞두고 전술의 핵인 기성용(셀틱)이 구토와 장염 증세 등으로 빠지면서 그 자리를 메울 적임자를 찾기 위해 깊은 고민에 빠졌었다.

구자철(볼프스부르크)과 윤빛가람(경남), 이용래(수원) 등을 후보군에 올려놨지만, 조 감독은 오히려 센터백 홍정호를 올리는 고육지책을 뒀다.

빼어난 제공권 장악에 패싱력도 겸비한 홍정호는 지난 1월 카타르 아시안컵 일본과의 준결승 때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와 가능성을 봤었다. 센터백임에도 미드필더 못지 않은 패싱력을 갖춘 홍정호라면 기성용의 공백을 메워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예상대로 이날 UAE 전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안정된 수비와 탁월한 위치선정 등으로 UAE의 역습을 적절하게 봉쇄했다. 이정수(알 사드), 곽태휘(울산) 등 수비라인과 호흡도 괜찮았다.

홍정호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리자 확실히 수비벽은 이전보다 두터워진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제 포지션이 아닌 탓에 공격 전개에서는 다소 미흡했다. 공.수에서 플레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한 기성용과 달리 수비에 역점을 두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로 인해 대표팀의 공격 템포는 확실히 무뎌졌고, 지동원(선더랜드)과 박주영 등이 고립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상대 수비를 한 번에 무너뜨릴 수 있는 킬패스도 홍정호에 찾아보기 어려웠다. 패스의 정확도도 현격히 떨어진 모습을 보이는 등 수비형 미드필더의 포지션인 그에게 맞지 않는 옷처럼 답답했다. 축구대표팀은 홍정호가 수비에서 무실점 수비를 이끌었지만, 공격적인 부분에서는 기성용의 공백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와 같은 조 감독의 '고육지책'은 절반의 성공으로 막을 내렸다 볼 수 있다.

조 감독은 "홍정호가 공격적으로 기성용을 따라간다는 것은 아직 멀었다. 조금 더 훈련을 시키고 포지션에 대한 이해와 깊이가 깊어진다면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며 "강팀을 상대할 때 홍정호를 미드필더로 올리고 기성용을 더 앞으로 세운다면 중원에 경쟁력이 생길 수 있다"고 홍정호에 여전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레바논 원정경기에서도 홍정호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진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이번 UAE 전은 홍정호와 축구대표팀에 새로운 가능성과 숙제를 동시에 안겨줬다고 볼 수 있다. <제주의소리>

<허지훈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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