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지방재정계획에 버젓이....심의위원회 회의 없이 '졸속 처리'

15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회의실에서 제288회 제주도의회 2차 정레회 회기 중 행정자치위원회 제1차 회의가 열리고 있다.
제주도 중기지방재정계획이 형식적으로 운용되면서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도의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5일 오전 10시 제288회 제2차 정례회 회기 중 첫 회의를 열고 중기지방재정계획(2012-2015)을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중기지방재정계획은 향후 4년간 세입전망과 투자수요를 예측해 재원조달, 배분방향을 정하는 계획이다. 

대규모 사업 등 장기간 소요되는 예산이 증가하면서 예산운용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고 재정안정성을 담보하자는 취지다.

정부의 수립계획 마련시 도는 지방재정계획 심의위원회를 열어 확정해야 한다. 그러나 도는 심의위원회조차 열지 않고 내부적으로 계획안을 확정해 심의 하루 전 의회에 보고했다.

제대로 된 절차를 거치지 않다보니,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임기내 추진하지 않겠다던 세계자연사박물관 건립 예산이 2012년도 계획에 포함되는 등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우 지사는 지난 7월 제1차 정례회에서 “세계적 수준의 자연사박물관 추진계획을 2013년까지 마련하되 임기내 공사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작 중기계획안에는 세계자연사박물관 건립사업에 2012년 3억2300만원, 2013년 10억원 등 13억2300만원을 계상됐다.

강경식 제주도의회 의원(민주노동당. 이도2동)이 행정자치위원회 회의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 012년도 예산서에 반영되지 않은 사업이 중기재정계획에 포함되면서 도정의 중기계획이 부실하다는 점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강경식 의원(민주노동당. 이도2동)은 “꼭 반영해야 할 것은 중기계획에 없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은 편성돼 있다. 내용이 왔다갔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세계자연사박물관은 임기내 추진 않겠다고 한 만큼 예산을 반영해서는 안된다”며 “ 끝까지 도민들이 반대하더라도 계속 하겠다는 것이냐”고 따졌다.

박규헌 의원(민주당. 애월읍)은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대해 심의위원회 회의를 열기는 했냐”며 “이는 국가정책과 연계되는 사안이다. 사전에 의회와 협의하는 것이 맞다”고 다그쳤다.

차우진 기획관리실장은 “예산작업이 촉박하다 보니 아직 공식적으로 심의위 회의를 열지 못했다”며 “앞으로 이를 면밀히 검토해 보완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탐라문화광장 등을 제외하고는 공약 사안이 없다. 기존에 진행 중인 사업 등을 포함하고 있다”며 “신규 사업은 새해 예산안과 연동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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