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대학생아카데미] (11) 김영환 창조경영아카데미 대표

‘위대한 리더’ 스티브 잡스(Steve Jobs·1955~2011)가 떠나고, 사람들은 그의 업적을 분석하고 되돌아보기 시작했다.

일찍이 스티브 잡스의 창조 경영을 주목해 왔던 김영환 창조경영아카데미㈜ 대표는 지금이야말로 성공이 아닌 그의 ‘실패’에 주목해야 할 때라고 환기시켰다.

22일 오후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에서 열린 ‘JDC대학생 아카데미’ 강단에 선 김 대표는 ‘스티브 잡스처럼 생각하라’를 주제로 이야기를 펼쳤다.

김 대표는 책 ‘스티브 잡스의 창조 카리스마(2006)’, ‘스티브 잡스처럼 생각하라(2009)’의 저자다.

▲ 김영환 창조경영아카데미 대표.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그는 이날 일명 ‘잡스 룩(Jobs Look)’으로 불리는 검정 터틀넥과 청바지를 갖춰 입고 위트를 과시했다.

‘짭스(Jobs)’라는 특유의 발음으로 스티브 잡스를 거론한 김 대표는 “모두가 잡스의 성공만을 기억하지만 사실상 잡스는 ‘실패의 달인’이었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사생아로 태어나 입양아로 길러진 스티브 잡스의 출생 이야기는 유명하다. 공부에 취미가 없던 그는 대학에 입학하고 1학기 만에 중퇴를 한 사회적 실패자이기도 하다.

그러다 첫 번째 기회로, 친구 스티브 위즈니악이 찾아온다. 그는 1976년 애플사 최초의 컴퓨터 ‘애플1’을 설계한 장본인이다. 이 컴퓨터의 상품성을 자신한 스티브 잡스는 그의 마케팅 능력을 발휘한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아끼던 폭스바겐 차를 팔아 종자돈을 마련하고, 비어버린 차고를 사무실로 삼아 ‘애플사’를 창립한다.

▲ 검정 터틀넥 셔츠와 청바지 차림의 일명 '잡스룩'을 선보인 김영환 대표.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경쟁자가 없던 컴퓨터 시장에서 ‘애플1’과 ‘애플2’는 단연 성공을 이루지만 스티브 잡스는 “스스로 개발한 제품이 없다는 것을 늘 콤플렉스로 갖고 있었다”. 그래서 그가 개발한 것이 ‘애플3’.

하지만 결과는 처참한 패배였다. 강력한 경쟁자 IBM이 등장한 것이다.

도전 정신이 투철한 스티브 잡스는 굴하지 않고 딸의 이름을 붙여 만든 야심작 ‘리사(Lisa)’를 개발한다. 하지만 디자인만 고집한 높은 가격에 연이은 쓴 맛을 보고 만다.

연이어 불후의 역작으로 불리는 ‘매킨토시’를 개발하지만 이 역시 디자인에 집중한 나머지 놓쳐버린 여러 문제 때문에 흥행엔 실패하고 만다.

결국 “자기가 만든 회사에서 자신이 고용한 사장에게 쫓겨나는 수모를 당한다”.

이후 일본 기업 등에서 거액의 투자를 받은 회사 ‘넥스트(NEXT)’를 설립해 애플사에 복수하기 위해 슈퍼 컴퓨터를 제작하지만 투자 받은 돈까지 날려버리며 크게 망하고 만다.

‘감성과 기술을 결합하는 능력이 뛰어난’, ‘결코 굴하지 않았던 집념의 사나이’ 스티브 잡스는 대체 왜 계속해서 실패 했을까.

김 대표는 “자신의 독단적인 아이디어 만 있었을 뿐 고객의 입맛에 맞는 응용 소프트웨어인 애플리케이션을 갖고 있지 못 했다. 당시만 해도 그는 단지 뛰어난 하드웨어 기술과 오퍼레이팅 시스템 등만 개발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같은 온갖 실패는 스티브 잡스에게서 ‘리더십의 변화’를 이끌어 낸다. ‘유아독존’식 리더십을 버리고 ‘집단 지성’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됐던 것.

김 대표는 “스티브 잡스가 첫 성공 후 애플사에 복귀할 때 자신을 CEO(Chief executive officer)가 아닌 CLO(Chief listening officer) 즉, ‘최고의 경청자’로 불러달라고 했던 일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김영환 대표.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그는 “‘독단의 리더십’으로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지 못한다”며 “애플사의 히트 상품들은 스티브 잡스 혼자 개발한 것이 아니라 최적의 사람들을 불러 모아 기회를 준 데서 탄생한 것들”이라고 말했다.

스티브 잡스 사후 ‘포스트 잡스 체제’를 이끌어갈 이들 역시 이 같이 모였다. 스티브 잡스 후임 CEO인 팀 쿡(Thimothy D. Cook)은 ‘아이팟(iPod)’의 초고속 출시를 이뤄냈었다. 아이팟은 8개월 사이에 제품 기획부터 시장 출시가 완료됐다.

수석 부사장(CDO)인 조나선 아이브(Jonathan Ive)는 사람들이 사랑하는 애플 제품의 디자인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영국서 자동차 디자인을 전공한 조나선 아이브가 처음 애플사에 올 때만 해도 무명의 디자이너였다.

김 대표는 “스티브 잡스는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때 창의와 도전, 열정으로 애플을 만들어 냈다”며 “그가 생전에 꿈꾸던 ‘우주에 위대한 흔적을 남기는 일’을 이뤄내고 떠났다”고 말했다.

스티브 잡스의 즐겨 입었던 터틀넥과 청바지 차림도 “오로지 자신의 회사에서 엔지니어들과 위대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영혼을 바쳤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우리나라에도 세계적인 제품은 많지만 우리만의 독창적인 제품이 없다는 것은 우리가 앞으로 풀어야할 숙제”라며 “젊은이 여러분이 열정과 창의로 헤쳐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JDC대학생 아카데미’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대학교와 <제주의소리>가 공동주관 한다.

이 강연은 <제주의소리> ‘채널제주’를 통해 VOD로 서비스 된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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