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출사실 인정 '식물 식재용'...감사위 사전 확인? "그런적 없다"

환경부는 지난 2007년 확정된 장항국가산업단지가 전면 백지화 되자, 충남 지역 민심을 고려해 정부대안사업으로 국립생태원 조성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진출처 = 서천군> ⓒ제주의소리
속보=제주 보존자원인 송이 81톤을 대량 반출한 환경부가 국립생태원 조성사업에 들어서는 아열대 식물의 생육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해명에 나섰지만 궁색하다는 지적이다.

환경부는 22일 ‘제주 환산송이 대량 반출 논란’ 관련 언론보도에 대해 해명자료를 내고 송이 반출 이유와 과정을 공개했다.

<제주의소리>는 지난 18일 ‘사상최대 제주송이 반출 주범(?), 알고보니 정부’ 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환경부가 지역 보존자원인 송이를 대량 반출한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송이는 화산이 폭발할 때 생성된 화산성토다. 미용제품과 조경에 대한 수요로 민반출이 성행하자 도는 지난 2006년 시행규칙을 제정해 도외 반출을 제한하고 있다.

연간 수십 kg의 송이가 연구용으로 반출되는 상황에서 환경부가 공원 조성을 이유로 81톤에 이르는 막대한 양을 한번에 반출해 간 것이다.

환경부의 해명자료를 보면 지난 10월10일자로 서귀포시에 협조공문을 보내 화산송이 80.84㎥(약 81톤)의 반출을 요청했다.

환경부가 22일 제주 화산송이 대량반출 언론보도와 관련해 내놓은 해명자료 ⓒ제주의소리
충남 서천군에 조성 중인 국립생태원 생태체험관 내 열대관과 사막관 등에 식물식재 토양으로 사용하려 했다며 구체적 사용범위도 명시했다.

수많은 토양 중에서 굳이 제주의 보존자원인 송이를 사용한 이유에 대해서는 “식물의 생육을 위해 송이를 채택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당초 화강암 가루를 배식토양으로 고려했으나, 시간이 경과하면서 배수성과 통기성 등에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며 “이에 입자가 굵은 송이를 선택했다”고 해명했다.

지역 공공자원 반출 논란에는 “국립생태원 조성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국가적인 사업”이라며 “생태학적 연구를 수행하는 공공사업인 만큼 반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출과정에서 반출허가기준 및 허가절차 등을 사전에 협의했다”며 “제주도는 감사위원회로부터 반출허가절차 및 행정행위에 대한 적정성여부를 확인 후 승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주의소리> 취재결과, 감사위원회가 이번 송이반출건에 대해 사전 확인작업을 거쳤다는 환경부의 해명은 어디서도 확인할 수 없었다.

환경부가 3370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들여 충청남도 서천군에 건설 중인 국립 생태원. 환경부는 이곳 전시관에 사용하겠다며 제주 자연상 송이 81톤을 반출해갔다. / <사진출처 = 서천군>  ⓒ제주의소리
도 관계자는 “보존자원 반출의 건은 승인 권한이 행정시로 넘어가면서 서귀포시에서 처리할 사안”이라며 “도에서 감사위에 의뢰할 내용은 아니”라고 밝혔다.

서귀포시 관계자 역시 “송이 반출 허가는 서귀포시장의 권한이다. 감사위에 질의할 내용은 없다”며 “다만 송이가 반출된 이후에 민원이 제기되면서 감사위의 조사를 받은 적은 있다”고 말했다. 감사위 관계자들도 하나같이 "처음듣는 얘기"라고 했다. 

김태석 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은 이와 관련, “관련 조례 시행규칙에는 ‘도민의 이익에 부합’돼야 반출을 허가한다”며 “국립생태원이 도민 이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국립생태원의 공공성만을 내세워서는 반출허가 요건이 되지 않는다”며 “앞으로 반출허가량을 제한하는 등의 시행규칙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환경부가 추진 중인 국립 생태원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사업비 3370억원을 투입해 충남 서천군 99만8500㎡에 대규모 생태원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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