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원 할아버지가 2일 발생한 경찰과 주민간 몸싸움 과정에서 부인인 정모 할머니가 경찰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해군기지 공사 먼지에 항의한게 폭행으로 이어지다니..."

하얀 머리에 모자를 눌러쓴 80대 노인이 차가운 마이크를 손에 들고 해군과 경찰을 향해 외쳤다. "날강도 같은 놈들"

3일 오후 2시 강정동 해군기지 건설현장에서 강성원(81) 할아버지가 상기된 얼굴로 기자회견장 앞에 나섰다.

강 할아버지는 2일 오후 해군제주기지사업단 앞에서 공사장 비산먼지로 항의하던 부인 정모(65) 할머니가 경찰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비닐하우스에서 한라봉을 재배하는 정 할머니가 비산먼지로 인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현장에 있던 여경으로 인해 부상을 당했다는 것이 강 할아버지의 설명이다.

실제 2일 해군기지사업단 앞에서는 성직자들의 미사 도중 해군측이 공사차량을 진입을 허용하면서 이를 막아서는 신부들간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급기야 경찰이 공사장 앞을 막아선 성직자들을 이동시키고 그 자리를 다시 고권일 강정해군기지반대책위원장 등 마을주민이 채우면서 재차 몸싸움이 일었다.

이 과정에서 현장에 있던 정모 할머니가 여경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것이 강정마을회와 강 할아버지의 입장이다.

   
강 할아버지는 "여경이 유도 3~4단은 되는 것 같다. 머리가 긴 여경이 할머니의 가슴을 때렸다"며 "그 충격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이 뼈를 부러뜨리지 않고 계획적으로 가슴 등에 멍을 낸 것 같다"며 "지금이라도 사과를 하면 용서하고 그렇지 않으면 고발까지 검토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할아버지는 또 "해군기지 건설업체인 대림과 삼성이 농사를 망치고 있다. 피해보상에 나서라"며 "우리더러 다 죽으라는 것이냐. 날강도 같은 놈들"이라고 쓴 소리를 건넸다.

강동균 강정마을회장도 거들었다. 강 회장은 "주민들이 폭도냐. 경찰이 온갖 폭행을 저질러도 우리는 단 한번도 고소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지금 마을주민 4명 당 1명꼴로 범법자가 된 상태다. 얼마를 더 싸워야 하는 것이냐"며 "강정주민들도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경찰측은 이와 관련 "주민들이 공사차량이 움직이지 못하면서 어쩔 수 없이 옆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양쪽 팔과 다리를 잡았다"며 "누가 그랬는지 여부는 확인치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30여명의 사람들이 둘러싸다보니 주민들이 저항하면서 접촉이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 상황에서 경찰이 발로 차거나 주먹으로 때리는 상황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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