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영호 제주지방청 수사2계장.
2012년도 제주지방청 정기 승진심사의 관심사는 단연 경정 승진이었다. 그 중에서도 윤영호(57) 수사2계장의 승진은 경찰청 내부에서도 후일담이 많다.

윤영호 계장은 공직사회에서 '공무원 저승사자'로 불리는 인물이다.2004년 제주도교육감 불법선거를 파헤치며 전국적인 이슈를 이끌어 낸 이가 바로 그다.

제주도교육감 불법선거는 무려 360여명의 관계자를 소환해 교육감 후보 등 36명을 구속하고 91명을 불구속 입건한 대규모 비리사건이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지방청의 수사를 빗대 "추상(가을의 찬 서리)하는 것 같다"는 말했을 정도다. 그해 최기문 경찰청장이 직접 제주로 내려와 윤 계장에 1계급 특진을 부여했다.

2003년 경찰청이 선거사범 검거에 특진 카드를 내건 이후 '경감 특진 1호'였다.

1979년 경찰에 입문한 그는 17년을 정보분야서 일한 정보통이다. 2002년 수사분야로 자리를 옮긴 후 혁혁한 성과를 쏟아냈다.

이듬해 그는 제주도관광협회에서 보조금 75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제주도 고위공무원 등 7명을 업무상횡령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했다.

2006년에는 제주도교육청 교육특별채용시험 부정행위자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교원임용 시험서 면접문제 4건을 미리 알아낸 일당을 검거한 것이다.

공무원 비리수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08년 관급공사 비리 혐의로 제주도 사무관 3명 등 11명의 기술직 공무원을 무더기 입건시켰다.

지자체서 시행되는 각종 건설공사와 관련해 도급업체에 지급되는 시설비 설계내역서를 통해 차량과 유류비 등을 제공 받은 사실을 밝혀냈다.

그해 관급공사 비리수사를 위해 무려 87명의 기술직 공무원을 소환해 조사했다. 연말에는 재난관리기금을 편취한 공무원 2명에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도 했다.

수많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그는 수사경과라는 약점으로 번번히 승진에 이르지 못했다. 승진대상자는 4배수로 심사하는 규정상 승진심사의 기회조차 부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일반경과와 수사경과를 통합해 심사하면서 경정승진을 이끌어 냈다.<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