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칼럼] 공익성이 낮은 사업은 민영화로 가는게 대세 

 제주맥주사업에 참여할 제주도내 민간사업자를 구하지 못해 제주맥주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한편으로는 제주항공은 2011년 매출이 2,560억원에 영업이익 130억원을 기록하였고, 제주도개발공사 2011년 경영실적을 가결산한 결과 매출 1624억원, 순이익 280억원으로 목표를 초과 달성하였다는 소식도 들린다. 흑자전환이 된 제주항공에 대한 증자에 참여하지 못한 아쉬움도 이야기 하곤 한다. 그러나 제2, 제3의 지방항공사가 탄생하여 종전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뭍 나들이가 쉬워진 긍정적 경제외부효과를 고려하면 제주항공 출자의 최소한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민선 5기 우근민 도정이 들어서면서 에너지, 물류(해운), 맥주, 가축자원분뇨 관련 각종 공사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아직 사업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트램사업도 도입이 확정이 되면 결국은 공기업의 형태가 될 것이다. 그야말로 제주는 기존의 제주도개발공사와 제주관광공사와 함께 공기업의 전성시대가 오는 것이다. 그러나 공기업이 만병통치약은 아니기 때문에 우려하는 바도 크다.

시장경제가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경우, 민간기업의 경제활동을 보완하고 국민경제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공기업이 많이 운영되고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공기업은 철도, 가스, 전기 등 자연독점의 가능성이 큰 사업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운영된다. 공기업들에게는 한편으로는 민간기업이 맡을 수 없는 ‘공공성’이 요구되며, 또 다른 한편으로는 ‘합리적 경영’과 ‘기업성’이 요구 된다. 그러나 지방공기업을 운영하는데 있어서는 공익성과 기업성(경제성)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것이 쉽지가 않다.

제주도가 구상하고 있는 사업 아이템 전부를 공기업 형식으로 운영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공기업으로서 적절한 사업 아이템과 적절치 못한 사업 아이템을 구별이 필요한 시점이다. 풍력자원은 제주지역의 독점적 공공자원으로서 공익성이 강하고 환경 영향이 크기 때문에 개발이익에 대한 지역 환원장치가 필요하다는 측면에서는 공기업 형태의 운영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맥주사업은 좀 신중할 필요가 있다. 맥주시장 진입은 삼다수의 생수시장 진입 때와는 다르다. 삼다수는 생수시장이 성립이 시작되는 초기단계에 독점력 있는 자원 때문에 오늘날의 삼다수 성공이 있게 하였다. 그러나 제주도가 계획하고 있는 제주맥주사업 시장은 이미 성숙단계에 있는 시장이고 후발주자로서의 막대한 마케팅 비용이 필요로 한다. 1903년에 국영기업으로 탄생한 중국의 칭다오 맥주가 처음 국유기업 한계(생산성 저하)때문에 시장 점유율 하락하다가 1992년에 중국기업 최초로 홍콩증시에 상장하면서 급속한 발전을 하였다. 매우 경쟁적인 맥주시장에서 기업의 생산성 및 조직의 효율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제주도개발공사도 세계적 기업으로 발돋음 하기 위해서는 멀지 않은 미래에 기업을 공개하고 민영화가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제주맥주사업은 제주의 좋은 물과 품질 좋은 녹차의 결합에 불구하고 실패를 한 제주도개발공사의 제2의 녹차음료사업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있다. 차라리 제주도의 25% 지분의 민간주도 제3섹터 개발방식으로 효율성 높은 운영을 유도하고 부족한 공익성에 대해서는 취수량 증산 허가권과 준조세 성격의 취수량에 대한 환경부담금 형식으로 보완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즉 수자원을 간접적인 현물투자로 인식하자는 것이다.

▲ 김동욱 제주대 교수
물류해운공사도 장기적으로는 제주물류 아웃바운드의 1/3을 차지하고 있는 제주도개발공사와 연계하여 조직화할 필요가 있다. 연초에 인천시는 재정위기의 주범의 하나인 방만한 공기업들을 구조 조정하여 인천도시개발공사와 인천관광공사를 하나로 합친 ‘인천도시공사’와 인천메트로와 인천교통공사를 통합한 ‘인천교통공사’로 재출범 한다는 뉴스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기업을 설립하는 것은 쉬울 수 있다. 하지만 효율성을 무시한 공기업 경영은 재정낭비를 자초하고 결국 부실경영에 따른 구조 조정은 더 큰 사회적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공기업은 수익성보다는 공익성을 중시하므로 경영 효율성이 민간기업에 비해 낮다. 공익성을 아주 주장할 필요가 없는 한 공기업의 경영권을 민간에 이양하는 민영화가 이루어지는 것이 요즘 대세이기도 하다. / 김동욱 제주대(회계학과 교수)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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