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박규헌 의원

버스승차대는 목적지를 향해 또는 목적지에 다다를 때, 오르고 내리는 대중교통의 이정표다. 버스가 이동을 위한 대중교통수단이라면, 버스승차대는 교통서비스를 이용하는 시작과 끝 지점이다. 대중교통활성화를 위한 논의는 버스승차대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안전과 편의가 보장되는데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제주특별자치도 버스승차대의 현실은 안전과 편의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버스승차대의 야간조명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이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상당한 불편을 넘어 안전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심지역인 중앙로변 버스승차대도 야간조명시설이 설치되지 않았다는 것은 문제의 심각성을 대변한다.

실제로 도내 1237개 버스승차대 중 야간조명시설을 갖춘 곳은 제주시 52개, 서귀포시 2개소 등 총 57개로 전체의 4.6%에 불과하다. 향후 야간조명시설계획은 예산상의 이유로 전무한 실정이며, 시급히 야간조명시설이 필요한 버스승차대 실태파악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버스승차대와 관련한 정책은 청소, 파손처리 등 관리·정비에 그치는 수준이다.

버스승차대를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로 인식하는 정책변화가 필요하다. 버스승차대 야간조명시설은 단순히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차원을 넘어 대중교통 서비스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교통행정서비스 만족도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2011년 10월에 작성된 20년 단위의 ‘제주특별자치도 도시교통정비기본계획’에는 버스승차대와 관련한 어떠한 언급도 되어 있지 않다. 대중교통을 단편적으로 바라보는 행정의 시각을 알 수 있다.

▲ 박규헌 제주도의원.ⓒ제주의소리
서울시의 경우 “시내버스 서비스 업그레이드” 정책 하에 버스승차대 조명 및 형광표지판 설치뿐만 아니라, 4개 국어 지원, 교통약자 알리미, 온열의자 등을 지속적으로 설치하고 있다. 버스승차대를 하나의 문화콘텐츠이자 관광인프라로 인식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또한 버스승차대를 사회적 약자를 위하고 동시에 문화·관광 인프라차원에서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야간조명이 필요한 버스승차대의 실태파악을 해야 하며, 지역 자생단체의 도움을 받으면 어렵지 않게 수행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제주의 문화·관광 인프라로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 추진해야 한다.

교통행정에 대한 의식전환과 함께 버스승차대의 야간조명시설 확대를 주문해본다.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박규헌 의원(애월읍, 민주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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