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홍이 만난사람] 제주시 갑 이경수 통합진보당 예비후보

  통합진보당 이경수(43) 예비후보는 정치신예다. 옛 민주노동당과 갈라져 나온 진보신당 제주도당위원장을 맡았고, 이번 통합진보당 창당과정에서 진보신당 몫으로 공동제주도당위원장을 맡았다. 대외적으로 언론에 모습을 보인 것도 이번 총선을 통해서다.  
 
  도수가 너무 높아 두꺼운 안경알 너머 보이는 그의 눈은 현실 정치를 보는 진보 정치인의 고민이 드러난다. 그러나 좌파라면 으레 생각하게 되는 과격함(?), 이런 선입견은 그에게 없다. 오히려 정반대다.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떻게 아직도 이렇게 여리고 순수한 마음을 가진 이가 있나 할 정도다. 정치판에서 마음 상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그러나 순수함은 거꾸로 그가 정치를 할 수 있는 강한 무기다. 비리와 혼탁으로 얼룩지지 기득권에 집착하는 지금의 정치에서 오히려 그의 순수함은 빛난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단호하면서도 민주통합당에 대해선 여유와 원칙을 강조하는 뚜렷함도 있다.

  지난 12일 4.11총선 제주시 갑 선거구에 나서는 이경수 통합진보당 예비후보를 만났다. 그는 “우리 사회 양극화 문제가 심각한데 이를 해결해야 할 정치인들은 관심이 없고, 국민들에게 줘야 할 돈 봉투를 자신들끼리 나눠가지는 게 지금의 국회”라는 말로 자신이 나서게 된 이유를 말했다.

  이경수 예비후보는 “기성 정치는 국민의 원하는 것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자기들만의 언어로 이야기 하려 하기 때문에 정치불신이 쌓이고 쌓여 안철수 현상이 나온 것”이라며 “통합진보당 후보로 정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야권후보 단일화에 대해 “청년실업이나 해군기지 등 긴급한 현안에 정책적 합의가 없다면 단일화노력은 무의미 하다”며 선정책합의 후단일화라는 자신의 뜻을 밝히고는 제주해군기지와 국제자유도시, 그리고 복지문제가 후보단일화 여부를 가름지을 수 있는 정책적 가이드라인임을 강조했다. 

“한나라-민주당 양당 체제로 고착화된 정치판을 바꿔야 한다”
 
- 이경수 하면 유권자들이 낯설다. 본인 소개 먼저 해달라. 
  “제주도에서 태어나서 자랐고 현재 통합진보당 제주도당 공동위원장으로 깨어있는 정치, 함께하는 정치를 하려 한다. 처음 보신 분도 있겠지만 진보정당에서 줄곧 활동해왔다.”

▲ 4.11총선 제주시갑선거구에 통합진보당 후보로 나서는 이경수 예비후보. 이경수 예비후보는 국민들에게 돌려줘야 할 돈봉투를 자기들끼리 나눠갖는 정치판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 평범한 직장이었는데 정치를 해야겠다. 정치인이 되고자 하는 계기는.

  “두 가지다. 개인적으론 제주에서 나고 자랐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서울에서 대학과 대학원을 마쳤다. LG건설에서 17년 정도 직장생활 했다. 항상 마음에는 저를 낳아 준 제주도에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제주도를 위해, 제주 발전을 위해서 헌신하겠다는 맘을 늘 갖고 있었다.  또 하나는 대한민국 사회의 양극화 문제다. 문제를 해결 해야 할 정치인은 막상 관심이 없다. 국민한테 줘야 할 돈 봉투를 자신들끼리 나눠가지고 있다. 현실 정치에 관심이 없었지만, 제가 완충 역할을 하고, 해결하겠다는 생각으로 뛰어들었다.”
 
- 국회의원이 되면 가장 먼저 바꾸고 싶은 것은.

  “민주당, 한나라당 양당 체제로 고착화되고 있는 정치판을 먼저 바꾸고 싶다. 국민들의 삶을 바꾸는 생활정치가 정치문화에 안착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갖고 있다. 이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민들도 바뀌어야 한다. 국민의 정서를 먼저 읽는 것에서부터 국회도 바뀔 것이다.”
 
- 시민들은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에 별반 차이를 못 느낀다. 뭐가 다른다.

  “민주당은 민주화를 위해 정말로 헌신했던 당으로 존경하고, 성과도 인정한다. 하지만 시대는 달라졌다. 다시 말하면 민주화보단 새로운 삶을 위해 노력하고 변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민주당은 특정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노동자, 서민, 농민과 늘 함께 해왔다. 항상 현장에서 국민과 소통하려고 노력했다. 통합진보당이야 말로 진정성을 갖고 고단한 서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정당이다.”

- 유권자들은 한나라당을 이기고 싶으면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두 당이 합치면 되지 않느냐고 한다. 

  “논리가 있고 근거가 있는 주장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국민들이 너무 살기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바꿔보자’ 하는 것인데, 이게 바로 ‘반 이명박, 반 한나라당’이다. 돌이켜보면 노무현 정부 때부터 싫다는 얘기가 많아 이명박으로 바꾼 건데, 이명박 대통령이 선출되고 나선 오히려 민주주의가 크게 후퇴했다. MB정부·한나라당을 바꾸는 것도 좋지만, 반 이명박을 뛰어넘는 사회를 이끄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4.11총선 제주시갑선거구에 통합진보당 후보로 나서는 이경수 예비후보. 강창일 후보가 해군기지, 복지분야 등에 정책척합의가 있어야 후보단일화 논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제주의소리
- 그러면 통합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말인가.

  “그렇다. 각자의 길에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본다.”

- 선거국면에선 이겨야 하지 않나. 후보단일화는 어떻게 보나.

  “진보 정당 역할이 민주당과 다른 측면이 있다. 관행을 뛰어넘는 소통과 대안을 갖고 있고, 제 개인적으로도 강창일 후보에 대해서는 평가를 박하게 한다. 그렇다 치더라도 단일화에 대한 요구가 있을 텐데, 최소한 긴급함이 요구되는 청년실업, 해군기지 문제 등에서 정책적 합의가 없다면 무의미하다. 주요 이슈에 대한 정치적 견해를 하나로 했을 때 누가 잘 할 수 있는가를 판단해서 하나가 될 수는 있다고 본다.”

“해군기지, 청년실업, 복지분야에 정책적 합의가 있어야 후보단일화 논의 가능”
 
- 이 후보가 제시하는 정책적 합의의 가이드라인은 뭔가.

  “제주현안과 맞물려서 먼저 해군기지 문제다. 저는 그 누구보다 강정주민과 활동가들의 마음을 잘 이해한다. 강창일 후보는 해당 선거구가 아니어서인지 딱 한번 방문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국회의원이라면 진정성을 보이고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평화와 강정주민 입장에서 대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번째는 제주도가 국제자유도시라고해서 신자유주의 1번지가 되어 버렸다.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세워야 한다. 특히 복지문제에 대한 합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 강창일 의원 평가가 박하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개인적인 경험도 포함 돼 있는데, 영리병원 문제로 도당위원장 때 제주지역  시민단체들과 국회를 방문했었는데, 그 때 말씀하시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도민의 대표자로써 대표성이 너무 부족했다고 느꼈다. 한마디로 실망스러웠다. 어떻게 저런 분이 국회의원을 하나 생각이 들 정도였다. 도민의 대표가 저렇게 하고 있구나 하는 아쉬움이 무척 컸습니다. 두번째는 강창일 의원의 의정보고서를 봤는데, 내세우는 것이 주로 도로예산, 마을예산이었다. 지금 이 시대가 필요한 것은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다. 제주로 올 수 있는 프로그램,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강창일 의원은 현 시대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 강창일 의원과 차별화 할 수 있는 경쟁력은 무엇인가.

  “국회의원은 예산을 감시하고 검토하고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는 토목과 건설에 들어가는 예산이 90조~100조원이 됩니다. 일부라도 교육, 보육, 어르신들의 노후, 청년 일자리 문제에 투자해야 한다. 그런 정책의지를 갖고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이 저라고 생각한다.” 
 

▲ 4.11총선 제주시갑선거구에 통합진보당 후보로 나서는 이경수 예비후보. 제주해군기지는 주민투표를 통해 백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 시급한 제주 현안 3가지를 꼽고, 해법을 제시한다면.

  “해군기지 문제, FTA 피해, 청년일자리 문제가 시급하다. 해군기지와 관련해 강정주민을 만나보며 답은 매우 명쾌하다. 그들은 마을을 지키고 싶어하고, 평화를 지키고 싶어 한다.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래서 저는 아무리 국책사업이라도 필요하다면 절차적 민주주의는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절차적 하자가 있는 제주해군기지는 백지화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제주의 미래, 동북아 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국방 예산은 중국의 40% 수준에 달할 정도로, 지나치게 많이 쓰여지고 있다.”

- 해군기지 문제를 없던 것으로 하자는 건가.

  “그렇다. 대신 부산에 있는 해군기지를 확장하고, 제주해군기지는 미래를 위해서 백지화하되, 이미 보유된 국토는 평화공원을 조성해 평화의 상징으로 하면 된다.”

- 백지화를 위한 절차는 무엇인가.

  “제주 해군기지에 대해서는 반대가 30%, 찬성이 30% 정도이고, 나머지는 무관심이다. 해군기지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주민투표, 가중치를 둔 투표를 하든 해서 도민의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 충분한 논의에 의해서 해결해야 한다.”

- 한.미 FTA에 이어 한.중FTA도 준비 중이다. 
 
  “한국은행 발표에 의하면 농축산농가가 15년 동안 1조4000억원의 피해가 예상되는데, 그 중 80%가 감귤농가 피해액이다. 물론 FTA가 한국 사회의 구조, 산업구조와 연관된 문제지만 제주의 경우 농가 피해가 너무 심각하다. 제주도정은 안일한 태도를 버리고 비준안 무효화를 요구해야 한다.”

- 청년일자리도 심각한데,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

  “너무 심각합니다. 문제는 청년들이 가능성이 없는데도 희망을 걸고 있다는 거다. 안정되고 돈도 많이 버는 직장을 원하는데 많아야 10% 밖에 안 된다. 더구나 제주에서는 그런 직장이 더 드물다. 그렇다 보니 대학에서 스펙 쌓기에 몰두한다. 이게 아니라고 현실정치권에서 답을 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제가 국회의원이 되면 사회적 일자리를 늘리고, 교육·의료 분야에서 충분히 보람되고 안정된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전력을 다하겠다. 보람 있는 일을 하면서 보수도 받아가는 사회를 만들겠다. 제주도에서 1000억 정도면 가능할 것이다.”

 

▲ 이경수 예비후보(제주시 갑). ⓒ제주의소리
“해군기지 주민투표 절차 거쳐 백지화 해야”

- ‘안철수 현상’이 주는 메시기를 제주에선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회사 다닐 때 안철수 원장이 쓴 책을 읽어봤는데, ‘아,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분은 기준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사회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저에게 줬다.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됐을 때, 스스로에게 정치 왜 하는가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질투심과 허탈함이 밀려들어왔다. 저 개인적으로는 정당 활동을 열심히 해왔는데, 안 원장은 (정당 생활도 하지 않고도)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리곤, 남 탓 할 것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기성정치는 국민이 원하는 것을 모르쇠로 일관하고, 소통하지 못하고 자기만의 언어로 얘기하려 한다. 그러면서 불신이 쌓이고 쌓여서 그런(안철수) 현상이 나온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통합진보당 후보로 사회의, 정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 예비후보 등록하고 유권자들을 많이 만났을 텐데, 반응은 어떤가.

  “넌 누구냐? 이런 분위기가 많다. 하지만 제가 갖고 있는 정치에 대한 신념을 설명하고 나면 ‘젊은 사람이 해야지, 바꾸긴 바꿔야 돼’라는 말을 많이 하신다. 기대가 느껴지니 정말 열심히 해서 기대에 부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유권자들 사이에는 ‘바꿔야 한다’는 정서가 무척 강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선거운동을 하면서 힘들었던 점이나, 제도는 없었나요.

  “예비후보로 등록한 후 할 수 있는 것이 명함 돌리는 것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상시에 모르던 사람이 선을 넘으려고 하니 벽이 부딪히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제도적으로 예비후보 기간에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을 알릴 수 있게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누구보다 시민들의 삶을 바꾸는 정치를 잘 펼칠 수 있다”

-  이경수 후보는 도전하는 입장인데, 이경수로 바뀌면 무엇이 달라지나.

  “다 달라진다. 도민들은 변화를 원한다. 누군가 주도하는 변화보다는 자기들 얘기를 들어달라는 변화다. 그런 소망을 다 정리를 하고 그 꿈에 도움의 손길, 숟가락 하나 얹어서 그 꿈을 꿔가는 것, 그게 보편적 복지라고 생각한다. 예산문제와 결부돼선 대통령 선거와 연결되지만 현역 강창일 후보 보다는 서민들의 삶을 바꾸는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 SNS를 통한 선거운동 제한이 풀렸다. 어느 정도 SNS를 활용하나.
 
  “트위터, 페이스북을 한 지 꽤 오래 됐다. 예를 들어 서문시장의 경우 손님은 많이 늘었지만 반찬, 옷, 이불 가게는 잘 안된다. 상인들 사이에서도 명암이 엇갈린다. 그런 얘기를 듣고 트위터·페북으로 공유한다. 선거운동과 관련해 제가 다녀온 흔적을 남기는 것으로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 ‘2030세대’ 젊은 유권자에게 당부의 말은 한다면.

“당부의 말보다는 그전부터 제가 해야 했는데 못한 점에 대해서 사과의 말을 전해야 할 것 같다. 다만 청년들이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풀지 않으면 해결이 안 된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리고는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소위 ‘짱돌’을 들고 나서야 된다. 큰 소리를 내야 한다. 도서관에서 틀어박혀 있지만 말고, 일어서서 자기 뜻을 크게 소리치라고 말하고 싶다.”
 
-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제 큰딸이 초등학교 입학 했을 때 학부모가 돼 아이를 데리고 학교에 간 적이 있다. 학교 가는 길을 알려주려고 했다. 딸은 학교생활에 대한 부담감, 새로운 친구, 선생님에 대한 기대 등 많은 생각도 들고 다짐도 많이 했을 것이다. 제 심정이 그와 비슷할 것 같다. 첫 출마라 걱정도 되지만 기대도 많이 된다. 저는 하고 싶은 정치가 있다. 서민과 함께하는 진보정치, 저만 맞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정치, 다른 정당과 함께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정치를 하고 싶다. 최선을 다하겠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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