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제주 초고속 쾌속선 '한일 블루나래호' 타보니
짧은 시간, 편리한 시설 그만...장애인 불편 등은 흠

깔끔한 내부, 흔들림이 적은 선체, 여유로운 좌석. 뱃길 여행의 새로운 역사를 쓸 여객선이 등장했다. 

지난 19일부터 제주와 완도를 하루에 왕복 2회 운항하는 한일 블루나래호에 28일 올라 승객의 모습을 살폈다.

블루나래호는 푸르다는 의미의 ‘블루’와 날개를 뜻하는 우리말 ‘나래’가 합쳐진 이름이다. 총 톤수 3241톤, 승선 인원 572명, 차량 84대 규모로 34노트(시속 약 63Km)의 속도를 자랑한다.

▲ 완도에서 출발해 제주에 도착한 배에는 단체 관광객이 주를 이뤘다. ⓒ제주의소리 오연주 기자

오전 9시 완도를 출발해 제주에 도착한 블루나래호에는 주말을 맞아 제주로 여행을 떠나온 단체 관광객이 대부분이었다. 배낭에는 저마다 동호회의 이름이 적혀있는 깃발이 꽂혀 있었다.

제주행 승객들이 내리고 이번에는 완도행 승객들이 블루나래호에 몸을 실었다.

배 안에는 주말을 맞아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려는 가족 단위 승객이 많았다.

▲ 가족 여행을 떠나는 김영민군(15,제주시) 가족. 단체 여행객을 위해 일부 좌석의 중앙에 테이블이 놓여 있어 편하다고 했다. ⓒ제주의소리 오연주

김영민군(15.제주시)은 “오랜만에 이모 가족과 여행을 간다”며 “처음 배를 타는 것이라 긴장된다”고 했다.

김군 아버지는 “시내에서 바로 배를 탈 수 있어 완도 여행을 계획하게 됐다”며 “마침 뱃삯 50% 할인 행사를 해 비용 부담없이 떠난다”고 말했다. 또 “이동 시간이 적게 걸려 쉽게 지루함을 느끼는 어린 아이들까지 대동했다”고 말했다.

김군 가족이 꼽은 블루나래호의 장점은 갑판대로 나갈 수 있는 점, 기름 냄새가 없는 점, 깨끗한 화장실이다. 때문에 다음 여행도 배를 이용하겠다고 했다.

다른 이용객들도 “지정 좌석제로 마루바닥에서 모르는 이들과 뒤엉켜 자리 전쟁을 하지 않아서 좋다”, “배에 들어서면 쾌쾌한 냄새 때문에 멀미가 시작되는데 쾌적하다”, “흔들림이 적어서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 정박 중에는 운영을 하지 않지만,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길 지역 특산물을 구매 하지 못했다면 이곳 '특산물'코너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제주의소리 오연주 기자

가족을 만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는 중국인 백매화씨. 가족여행을 제주로 갔다가 서울로 돌아가는 방법으로 뱃길을 선택했다.

“중국에서 블루나래호 정도 타려면 뱃삯이 비싸 탈 엄두가 안 난다”며 “깔끔하고 짧은 이동시간 때문에 주변에 소개 해 줘야겠다”고 말했다.

▲ 백남희씨(경기도 오산)부부가 사진을 찍고 있다. 포토존(Photo Zone)을 마련해 승객들은 이동 시간의 지루함을 달래고 재미를 더했다. ⓒ제주의소리 오연주 기자

경기도 오산에서 섬 여행을 계획하다 블루나래호의 짧은 이동 시간에 끌려 제주를 여행하고 돌아간다는 백남희씨 부부.

“집을 나서면서 이동 하는 것부터 여행이라고 생각한다”며 “편안하게 비행기 타고 가도 좋지만 기차 타고 광주로가 무료 셔틀 타고 완도로 이동 할 수 있어 덕분에 전라도를 여행하게 됐다”고 환승의 번거로움 보다는 여행의 즐거움을 찾았다고 했다.

특히 “오산에서 김포 공항으로 가 비행기를 타고 제주로 이동하는 것이나, 완도에서 배편을 이용하는 것이나 시간적 차이가 별로 없으니 앞으론 뱃길 여행을 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 매점에서 승선 티켓에 광주행 고속버스 이용이 가능하다는 도장을 받을 수 있다. ⓒ제주의소리 오연주 기자

블루나래호 이용객은 승선 티켓에 확인 도장만 받으면 완도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광주행 고속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사전 예약 승객에 한해 광주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완도행 고속버스 이용도 무료로 가능하다.

▲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방 시설. ⓒ제주의소리 오연주 기자

▲ 배 안에서 아이들의 기저귀를 편안히 갈 수 있도록 기저귀대가 마련 됐다. ⓒ제주의소리 오연주 기자

이외에도 놀이방시설과 기저귀를 갈 수 있는 시설이 마련돼 유아를 동반한 승객의 편의를 배려했다.

블루나래호를 이용하는 고객 중 불편한 점으로 꼽은 사항은 부식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실제 판매하고 있는 것은 소시지, 오징어, 맥주, 음료 정도로 식사를 대용할 만한 라면, 김밥 등을 판매하고 있지 않았다.

또 선상 내부에 계단이 곳곳에 있어 휠체어를 이용한 승객은 직원의 도움 없이는 이동하기가 불편했다.

누워 쉴 만한 공간이 없어 어린 아이들을 동반한 부모들은 계속 안고 있어야 했다.

한일고속 제주지점 오인생 소장은 “출항 시기가 짧고 홍보 미흡으로 이용객이 많지 않아 고객의 소리를 들을 기회가 적었다”며 “이용객의 성향과 요구 사항을 반영해 이용객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서비스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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