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막화복원사업 방문기(4)] 나무, 집 그리고 음식

나무

촌 길을 거닐 때 가로수는 포플러였다. 길 양 옆으로 30m 이상씩 심어진 곳도 많았다. 방사림이라고 한다. 또한, 버드나무도 있었다. 가로수 그늘 밑에서 벌을 치는 사람들도 간혹 보였다.

▲ 이 지역 대부분의 수종은 포플러였다. 길림성 임업청 육묘센터에서 자라는 포플러나무.ⓒ김동주
이 지역에는 대부분이 포플러였다. 주민교육을 하러 간 창링 삼단 임업장은 500ha 이상의 조림지에 포플러를 심었다고 한다. 대부분 내수용으로 20년 정도 키우고, 벌채하여 쓴다.

이 지역은 건조지역 이어서 나무가 많이 없다. 오히려 초원의 생태계에 나무는 위험식물이다. 증산작용을 통해, 없는 물마저 말라버리도록 하기 때문이다. 사막화를 방지하기위해 나무를 심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그곳의 기후와 생태계를 면밀히 고려하지 않으면, 더 큰 생태적 재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버스를 타고 달리는 일이 많기 때문에, 현지 주민들을 만나는 것은 어려웠다. 차창 밖으로 가끔씩 보이는 마을을 구경하는 것이 전부였다. 자세히 보니, 두 종류의 집이 있었다. 하나는 흙으로 된 집인데, 지붕은 완만한 경사였다. 또 다른 하나는 시멘트로 되었고, 벽에는 흰 타일에, 지붕은 빨간 기와였다. 창문은 남색이었다. 집을 짓기 위해 빨간 벽돌을 싣고 달리는 트럭을 보았다.

▲ 대부분의 집들은 흙집이었고 토담으로 둘려쌓여 있었다.ⓒ김동주
흙집은 네모인데, 매우 견고해 보였다. 한번 들어가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어떤 재료를 써서, 어떻게 짓는지, 집은 얼마 만에 보수를 하는지 모든 게 궁금했다.

집 울타리는 흙으로 쌓아 올렸다. 토담이었다. 마당에는 텃밭이 있었고, 개는 많이 보이지 않았는데, 그 대신 돼지와 오리들이 제멋대로 돌아다니고 있다. 흑돼지가 동네 개처럼 돌아다녔다. 이러한 것은 모두 농촌의 풍경들이다. 장춘같은 대도시는 전 세계 대도시처럼 똑같다. 획일적인 콘크리트 건축물일 뿐이다.

▲ 흙집도 있지만 시멘트로 지은 빨간 지붕집도 있었다.ⓒ김동주
음식

중국 음식은 기름에 튀긴 것이 특징이라고 들었다. 실제로도 그러했다. 모든 것이 기름에 튀겨 나왔고, 동물성기름기와 그 냄새가 콧구멍으로 밀려들어왔다.

▲ 면발에 소고기를 넣은 우육면(牛肉面). 전날 저녁 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지 도저히 기름기가 많은 우육면을 먹을 수가 없었다.ⓒ김동주
외국에서 온 손님이라고 고기를 주로 내어놓는다. 돼지고기, 소고기에서부터 어느 날은 물고기 전문요리집에 가기도 하였다. 몽고 파오 에서는 삶은 양고기, 튀긴 양고기가 나왔다. 어떤 날에는 오리고기, 개고기, 토끼고기가 나왔다.

▲ 식사때 마다 많은 양의 음식이 나왔다. 그리고 대부분 남겼다. 아깝다. 배가 불렀다기 보다는 느끼해서 못먹은 게 더 많을 것이다.ⓒ김동주
음식의 양도 어마어마 하다. 그릇위에 또 그릇을 얹어놓는다. 대부분은 남긴다. 이곳에서는 남겨야 미덕이란다. 아깝다. 나는 음식을 남기면 배고플 때 남긴 음식이 생각나기 때문에 잘 남기지 않지만, 느끼해서 도저히 많이 먹을 수 가 없었다.

▲ 남겨야 미덕인가? 어마어마한 음식물쓰레기로 변하는 것이 떠오른다.ⓒ김동주
나에게 중국음식은 그러했다. 자장면은 한국음식이므로, 중국에는 없었다. 밥과 국물을 먹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저녁에 먹은 술을 깨려고 아침에 해장국을 찾는다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아침식사는 주로 조와 팥으로 만든 죽이 나왔는데, 느끼한 냄새가 났다. 삶은 달걀도 많이 나왔는데, ‘지단’이라고 불렀다. 뜨거운 차에 삶은 것도 있었다. 대부분의 삶은 달걀은 매우 짰다. 밥이랑 같이 먹었어야 했다.

▲ 제주환경운동연합 활동가 김동주씨.
나의 입맛에 이러한 중국음식은 맞지 않았다. 돌아와서도 기름 냄새가 나면 속이 메스꺼울 정도로 당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에 먹을 수밖에 없었다. 다행인지 입맛에 맞는 음식도 많이 나왔다.

한국으로 돌아온 날, 인천공항 한식당에서 김치돼지찌개를 국물도 남기지 않고 깨끗이 먹었다. 1주일간 너무나 먹고픈 찌개국물이었다.

김동주 님은 대학에서 불어불문학을 전공하고 환경에 관심이 많아 숲과 나무에 대해 배울수 있는 임학(산림자원환경학)을 복수전공으로 했습니다. 
현재 제주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의 관심분야는 '도시농업'과 '한반도 평화'이며,  블로그는  
http://sne.knu.ac.kr/~mzsinbi/blog/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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