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근로자센터, 외국인가족과 함께하는 한가위 한마당

▲ 모양도 가지가지, 크기도 가지가지인 송편.ⓒ제주의소리
처음 만들어보는 송편은 속을 너무 많이 넣어 터지기도 하고 모양이 원하는대로 만들어지지 않는 등 보기에 간단하면서도 어려웠다.

다같이 던져보는 윷가락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에 떠오르는 것은 오직 하나, 이 자리에 함께 한다는 기쁨만이 가득했다.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인 추석 연휴의 마지막날인 19일 제주대학교 체육관에서는 도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위한 한가위 한마당이 펼쳐졌다.

▲ 봉산탈춤 공연.ⓒ제주의소리
제주외국인근로자센터는 정든 고국을 떠나 제주에서 생활하고 있는 외국인가족들이 온가족이 함께 모이는 추석에 느낄 향수를 달래고 서로간의 친교와 우의를 다지는 한마당 잔치를 마련했다.

한가위 한마당 잔치에는 20여개국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와 그들의 가족, 자원활동가 등 400여명이 함께 했는데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하나가 돼 즐거움을 만끽했다.

추석의 대표음식인 송편 만들기 도전!

멥쌀가루로 만든 반죽을 얼마만큼 떼어내어야 하는 지, 속은 얼마나 넣어야 하는 지, 속을 넣은 송편은 어떻게 빚어 모양을 만들어야 하는 지 모든 것이 서툴지만 모두들 열심이다.

보기에 간단할 것 같은 송편 만들기이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이 또한 송편 만들기이다.

비록 모양과 크기는 천차만별이지만 그 속에 담겨진 것은 그들의 정성과 제주에 대한 사랑일 것임에 어떤 송편보다도 잘 만든 송편임에 틀림없다.

▲ 윷놀이는 즐거워!ⓒ제주의소리
'도, 개, 걸, 윷, 모'가 무엇인지 이해하는 이는 맞지 않았다. 그래도 윷놀이는 문제없이 진행됐고 참가자들이 윷가락을 던지는 순간은 모두의 시선이 윷으로 모아졌다.

윷이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희비가 교차하고 말이 윷판을 한칸한칸 앞으로 나갈 때마다 환호성이 터지는 것은 우리 고유의 모습만은 아닌 듯 하다.

상대팀을 앞지르기 위해 "세개(걸), 세개!!"를 외치며 응원하기도 하고 상대팀이 함정에 빠지기를 바라며 "하나(도), 하나!!"를 소리 높여 외치는 모습에서 하나씩 한국의 문화와 생활을 익혀가는 것을 느낀다.

▲ 온가족이 송편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제주의소리
바진·율리야씨 부부(러시아)는 한국에서 처음 맞는 추석이어서 그 의미를 다 알지는 못해도 오늘 한가위 한마당에 참가하길 잘 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과 함께 송편을 빚고 윷을 던지고 기마전, 전통축구, 단체 줄다리기 등 한국의 전통문화를 조금씩이지만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바진씨는 "가족이 모두 제주에 온 지는 반년 정도 됐는데 한국에 오기 전에도 한글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며 "오늘 마련된 자리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한국에 대해 더 알게 되는 것 같아 흥미롭고 재미있다"고 즐거워했다.

▲ 한복 입고 예쁘게 김치~!.ⓒ제주의소리
이날 행사는 송편 만들기, 인간 윷놀이 외에도 기마전, 전통축구, 단체 줄다리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처음 입어보는 한복이 조금 어색하기도 하지만 이 모습을 오래 간직하고 싶어 카메라 앞에서 멋지게 포즈를 취해보기도 한다.

이날 아이들을 위해서는 페이스페인팅과 야외에서 함께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저녁 만찬 시간에는 앞서 만든 송편과 함께 음식 나눔의 자리를 가졌다.

 

 

▲ 어린이 프로그램.ⓒ제주의소리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