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카트리나'에 이어 '리타'로 고개 숙인 부시

미국 서부시각으로 오후 6시 20분경 로스 엔젤스 국제공항(LAX)에 제트불루 항공사 소속 292편이 불시착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항공기는 로스 엔젤스 근교 롱 비치에서 오후 3시 17분에 출발하여 밤 11시경 뉴욕 케네디 국제공항(JFK)에 도착할 예정이었는데 출발직후 앞바퀴 기어가 제자리로 오무러 들지 않고 90도정도 트위스트 된 상태로 안전 착륙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발견되었다.

원래 출발한 공항은 활주로가 짧아서 활주로가 비교적 길고 넓은 LAX에 불시착하기로 결정하고 공중에서 3시간 동안 잔여 연료들을 거의 소모한 후에 불시착을 시도하였다. 천만다행이도 안전착륙에 성공했다.

사고 항공기에는 승객 139명과 승무원 6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하마트면 '인재'가 귀중한 생명들을 한꺼번에 잃을 뻔하였다.

8월 말에서 9월초에 멕시코 만에 불어닥친 카트리나 '천재'로 인해서 엄청난 인명과 재산피해를 본 미국으로써는 지금 국제적으로 체면이 구겨질데로 구겨져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라크 침공 전쟁은 끝날 줄 모르고 베트남 전쟁처럼 장기전으로 꼬여 들어가고 있다. 카트리나가 걸프(멕시코만)를 칠 때 이락 바그다드 근교에서는 수건의 자폭 사건이 발생하여 160여명 이상 목숨을 잃었다.

지금 카트리나가 훑고 지나간 자국을 허리케인 '리타'가 강타하고 있다. 걸프 만을 지나 텍사스 연안에 주말께 상륙할 예정인데 풍속이 대단하다. 허리케인 역사상 3번째 강풍을 동반하고 있다고 한다. 시속 165마일(265KM)과 주변에는 토네이도를 동반하고 있다.

걸프 만에는 유전들이 즐비하며 텍사스 연안에는 미국 최대의 정유 시설들이 들어서 있다. 현재 모두 가동이 중단된 상태이고 주민들은 모두 의무적(강제로)으로 피난 길에 올랐다.

지난 번 카트리나의 침공으로 최대 피해를 입은 뉴 올린즈는 바로 인근으로 폭우의 피해가 재연하지 않을가 노심초사하고 있다.

부시는 며칠 전 백악관에서 이라크 대통령을 환영하는 자리에서 고개를 숙여 이번 재해는 '꿈튼 행정적 대처'로 더 큰 재앙을 불러왔다고 사과했다. 행정 각부처간의 '관료주의'(bureaucratic)와 지방행정부 그리고 주정부 및 연방정부간의 긴밀한 협조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아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는 것이다.

지금 미국인들은 제트불루 항공기가 안전하에 불시착한 것처럼 허리케인 '리타'가 연착륙하길 학수고대하고 있으며 이라크 전쟁이 조속한 시일내에 종료되길 또한 절망적으로 기다리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미국의 수도 워싱턴 디씨에서 최대의 반전시위가 벌어질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어 정국은 문자 그대로 '먹구름'이다.

자연을 거스르고 내 멋대로 살아가는 인간세상에서 '인재'가 가장 큰 재앙을 불러온다. 특히 전쟁은 인재 중 가장 큰 인재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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