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사를 기획한 (사)청년제주 강창수 이사장(가운데, 제주도의회의원)이 한 어린이의 성금 기부를 돕고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현장] 식당 개업식서 새로운 기부문화 탄생...무료식사 후 자발적 성금

밀면으로 명성이 자자한 지역의 한 식당이 제주시내권에 분점을 내면서 새로운 개념의 기부문화를 선보였다. 개업식 현장에서 벌어진 사랑의 기부현장을 <제주의소리>가 다녀왔다.

4일 오후 제주시내 한 주택 밀집지역에 밀면을 주메뉴로 하는 '산방식당' 분점의 개업식이 열렸다. 비가 쏟아지는 날씨 속에 수십여명의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분점의 경영을 맡은 김형섭 대표는 이날 개업식을 맞아 1000인분의 밀면과 수육을 무료로 제공하는 파격적인 행사를 열었다. 대신 출입구에 모금함을 마련해 자발적인 성금이 이뤄지도록 했다.

밀면을 맛본 손님을 상대로 1인당 2000원씩 자발적인 성금을 유도한 것이다. 모아진 성금은 사랑의 공동모금회를 통해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곳에 사용되도록 했다.

덕택에 식사를 마친 손님들 모두 기부자가 되는 행복까지 맛봤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예정된 행사에는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몰리면서 1200인분의 재료가 모두 동이 났다.

▲ 제주시내에 분점을 낸 산방식당 개업식 첫날 1000여명의 손님이 몰려 성황을 이루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다량의 밀면을 만들기 위해 본점의 직원까지 총출동하면서 아버지가 운영하는 43년 전통의 본점은 임시휴업까지 단행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어른, 아이, 가족단위 손님이 몰려들면서 식당측은 부랴부랴 번호표를 나눠주며 손님맞이에 열을 올렸다. 식사가 끝난 손님들은 저마다 자발적으로 모금함을 사랑으로 채웠다.

김형섭 대표는 "대정읍 본점에서 아버지를 도와 배달부터 일을 시작했다"며 "당시 초가집에 살며 아버지와 일을 하던 기억을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열심히 일하면서 돈을 벌었지만 지난 경험을 통해 약자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돈을 번만큼 나누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또 "대정(본점)에서도 가정의 달을 맞아 경로잔치를 하고 식당을 주민들에게 무료로 빌려주는 행사를 하고 있다"며 "분점 역시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연례행사로 무료시식의 날을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

▲ 산방식당 제주점의 김형섭 대표.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행사를 기획한 강창수 (사)청년제주 이사장(제주도의원)는 "산방식당 본점과 분점 모두 청년제주와 공동모금회가 함께하는 착한가게"라며 "나눔과 봉사를 주제로 개업식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 이사장은 이어 "기존 개업식에서 벗어나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고 자발적인 기부를 유도하는 행사를 열었다"며 "이 같은 새로운 기부문화가 지역에 확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산방식당은 이날 밀면과 수육 1200인분(1500만원 상당)을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418만원의 자발적인 성금을 이끌어 냈다. 성금은 곧바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됐다.<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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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소방서 인근에 자리잡은 산방식당 제주점 전경.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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