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강정마을 찾은 김지윤씨 "보수진영서 문제삼는 건 국면반전 노린 술수"

‘제주 해적기지’ 발언으로 주목을 끈 '고대녀' 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 경선후보 김지윤씨가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강정마을을 찾았다.

8일 늦은 밤 강정에 도착한 김 씨는 해군기지 사업단 정문 앞에서 열린 촛불 집회에 참석해 주민들과 평화활동가들을 만났다.

9일에는 내내 이들과 함께하면서 강정마을을 지키기 위한 투쟁에 힘을 보탰다.

공사장 정문에서 경찰 버스가 이동하자 평화활동가들이 정문으로 모여들어 격렬히 항의했다. 이를 막기 위해 여대생들이 도로에 드러누운 채 통곡하는 참담한 광경을 앞에 두고, 그녀가 입을 열었다.

“이렇게 평화로운 마을에 끔찍한 짓을 저지르는 것을 직접 보니 이곳 주민들의 절박함이 느껴진다. 정부에 대한 분노가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지난 4일, 김 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의미에서 ‘해군'을 ‘해적'으로 표현한 인증샷과 함께 "제주 ‘해적기지' 반대 합니다!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 지켜냅시닷!"이라는 글을 올렸다.

김씨의  ‘해적기지' 발언은 강용석 의원,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등 보수 인사들과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 해군과 해군기지 찬성측의 뭇매로 이어졌다.

그러나 김 후보는 오히려 “쫄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받아쳤다.

김씨는 “일단 정부가 제주도에서 평범한 주민들에게 하고 있는 일이 폭력적이고 삶의 터전을 빼앗고, 주민들의 의사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을 비판하고자 인증샷을 올렸던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 씨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강경 진압 이후 주민들과 평화활동가들이 이런 만행을 지켜보면서 해군을 가리켜 해적이나 다름없다고 이야기를 했고, 보수 언론이나 정부에서 이를 문제 삼는 것은 구럼비 폭파 이후 정부와 시공업체를 향해 들끓는 민심을 반전시키려는 시도”라고 덧붙였다.

▲ 이른바 '고대녀'로 잘 알려진 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 경선후보 김지윤씨.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반대로 그녀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특히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 진행자인 김용민씨가 ‘고대녀’ 김지윤씨의 ‘제주 해적기지’ 발언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트위터에서는 그녀의 소신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멘션들이 이어졌다.

김 씨는 “많은 분들이 표현의 자유 아니냐, 쫄지 말고 당당하게 싸우라고 해주고 계신다. 힘내서 오히려 제주에서 벌이고 있는 끔찍한 만행을 알리고 해군기지 건설 반대에 힘을 모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씨는 “해군기지 건설은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는 문제이면서 동아시아 불안정성을 야기하는 문제다. 이 땅의 평화를 위해 끝까지 연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수 정치인들의 대응에 대해서도 당당하게 대응하면서 문제에 대해 알리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라며 전국민적 관심을 호소했다.

김 씨는 대치 상황이 또 이어지자 “이제 가봐야 할 것 같다”며 급히 자리를 떠났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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